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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 달리 표 상상력 공작소

살바도르 달리 표 상상력 공작소

김홍조 (지은이)
한국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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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 달리 표 상상력 공작소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살바도르 달리 표 상상력 공작소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1043182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2-10-13

책 소개

현대시 기획선 73권. 김홍조의 퍼소나처럼 여겨지는 ‘늙은 아메리카 인디언’은 이 세계를 관록과 지혜의 눈으로 바라본다. 설령 인디언의 시각이 새롭지 않더라도, 그 속에는 섬세한 삶의 기율이 잠재되어 있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가을 소나타 12
구월이 오는 소리 14
신곡강부(新曲江賦) 16
나에게 묻는다 19
뇌경색 20
뇌경색 2 22
백사마을 24
하늘카페의 동백아가씨 26
출가 28
그 냄새 30
또랑또랑 낭랑한 32
어머니의 나라 34
근황 39

제2부

우리 곁의 성자 42
부소산에서 44
개기월식 47
밤의 플랫폼 48
남도 기행 50
수선화를 위하여 52
장마 54
고해성사 56
고해성사 2 57
밤에 쓰는 이력서 58
마지막 꽃잎에게 60
인사(人事) 62
만 원과 많원 사이 64
금풍이 불면 66
물 좀 주소 70

제3부

랜덤으로 살다 74
괜찮아 76
보이스 피싱 79
귀뚜리를 수소문함 82
백조의 노래 84
그 여름 85
개망초 88
정신과 육체 91
마음에 이런 감옥 있다니 94
얼쑤 96
사소한 건망증 98
꽃잎 100

제4부

2021년 7월 9일생 104
산은 산, 물은 물 107
자연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 110
김추자 112
젊은 날의 초상 114
두문포 엘레지 116
살바도르 달리 표 상상력이 도발한 잠재의식 해방을 위한 몇 개의 이미지 120

▨ 김홍조의 시세계 | 이재훈 126

저자소개

김홍조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남 마산 출생. 중앙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 편집부 기자로 일했다. 2009년 ��시에��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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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물 좀 주소

궁창이 터졌나 보다
낮과 밤을 안 가리고 퍼붓는 장대비
단골 침수 지역 여러 곳이 또 당했다
꿈도 수동태로 꾸는 서민들에게
하늘도 참 무심하시지
어쩌면 거룩 거어룩한 신성이
창세기 노아의 홍수 이후
햇빛에 바랜 역사, 달빛에 바랜 신화 따위에
개입할 뜻은 없었던 것 같아

각설하고
물난리 난 동네에 물이 없다는
해괴한 뉴스 자막이 떴길래
무슨 얼토당토않은 소리냐 했는데
알고 보니 마실 물이 부족하다는 얘기
형체도 없는 수소 2개와 산소 1개가
사람을 죽였다 살렸다 하는구나, 야속한
비는 그치지 않고
속만 까맣게 타들어 가는 밤

구슬땀을 흘리며 복구에 나선 주민들을 보며
가슴 속 깊숙이 묻어둔 의문 부호들을 다시 호출한다
묻노니
고통은 왜, 언제나 약자들을 비켜가지 않는가
하늘은 왜
힘없고 빽 없는 사람부터 시험에 들게 하는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무대응하는 거시기에 머시기가 뻘쭘해진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건지
아니면 영원히 봉인이라도 된 건지
알 수 없다
마음은 황량한 광야
고독하고 목마른 자가 먼저
우물을 파고 있다

여기
물 좀 주소!
물 좀 주소!


신곡강부(新曲江賦)

생전의 구상 시인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여의도 관수재(觀水齋)에서 집필을 하면서 손님을 맞았다 어느 날 결혼을 앞둔 내가 방문해 청첩장을 불쑥 건네자 서로 존경하고 사랑하되 사르트르와 보부아르 커플처럼 구속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였다 공손해진 나는 그렇게 살겠노라고 다짐했으나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잊어버렸다 이후 수십 년 긴장과 이완이 갈마드는 타협이 이어지면서 특별히 반전이랄 것도 없는 맹물 같은 다큐멘터리가 엮였다 드물게 대형 사고라도 터지면 예쁘게 올라온 꽃대궁을 뎅강 잘라놓고 나도 예수를 몇 번이나 부인할 수 있노라고 씩씩거렸다

우물쭈물하는 사이 장강의 앞물은 뒷물에 밀리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서 자랄 수 없다고 핏대를 세웠으나
운명의 역린만은 건드리지 않기로
저 산 너머 뭐가 있는지는 궁금해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개울을 건너던 여우의 꼬리가 마지막 순간 물에 젖은 것처럼
완전하지 않고 결론도 없는 삶
더 기다릴 것 없이
광교산 자락 펼쳐진 베란다 창가 한 켠에
관수재(觀樹齋)라는 마음의 현판 하나 걸어두고
훌륭한 덕담 무수히 필사해
새 연을 맺는 사람들에게 팔고 또 팔면서
구 시인의 정신 불 밝히며 사노라고 사기나 칠까
그럴 만한 배짱은 있는 것일까

뒤늦게 발동한 서푼짜리 분별심이 변죽만 울리느라
등 뒤 해지는 줄 몰랐는데

겨울 노을은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내 손을 뿌리치고
기어이 산등성이를 넘는다
쌀쌀맞기가 동짓달 서릿발이다

상심한 오늘 밤은
우주의 어느 이도(異度) 공간에 들어
인생 칠십은 고래로 드문 일이라고 흥얼거리는 이국 옛 시인의 노래 장단 맞추는
봄 꿈이라도 꾸어볼까

꽃 덤불에 숨었던 호랑나비 팔랑팔랑 날갯짓에
선잠 깨어나면
아름다운 그이 모습 보이지 않고
가슴 저미는 절창만 남아
곡강의 눈시울을 굽이굽이 적실지라도


우리 곁의 성자

중림동 옛 합동시장 터
도로변에서 야채 파는 할머니
소나무 껍질 같은 손으로
대파, 실파, 상추, 깐 마늘, 풋고추
곱게 다듬는다 손자 손녀 단장시키듯
굽은 어깨에서 미끄러진 여름 햇살이
안쓰러운지 속삭인다
예쁘게 한숨 주무세요
자리 펼 것도 없이
영정사진 들머리에서 끄덕끄덕 졸다가
정오의 성당 종소리에 화들짝
오메, 내 정신 좀 봐. 그거? 오백 원에 가져가
백 원 깎아줘요. 사백 원!
옜다! 못 이기는 척 거스름돈 건네는
우리들의 넉넉한 빈자 해거름 되자
거둔 좌판 십자가처럼 끌고 좁은 골목 오른다
쪽방 문턱 넘어 몸 눕히면 그대로 광야
내일의 복음이
독거노인의 헛기침을 받아내고 있다

늦은 밤 날 선 바람 부는 서울역
광장으로 향하는 계단에 앉아
직각으로 고개 떨군 노숙자
지상 한 켠에 자신의 망명정부 세웠다
소주 한 병 오뎅 국물 한 컵이면 오케이
과거를 묻지 마세요
수상한 관심도 노 땡큐
다만 도시의 부처란 부처는
모두 죽였다는 건 밝힐 수 있어요
사리가 나오든 말든
나무든 돌이든 가리지 않았지요
기적이 울리네요
소주라도 한 병 사면 더 들려줄 말 있어요
언제든 떠나고 어디서든 돌아오는
기차 편이 있음을 하지만
동쪽으로 동쪽으로 가본들
결국은 제 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을….
도무지 알쏭달쏭한 자유인은 퀭한 눈
그대로 동안거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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