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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실패하는 미래

가끔 실패하는 미래

전명옥 (지은이)
한국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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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실패하는 미래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가끔 실패하는 미래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1043366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3-06-30

책 소개

현대시 기획선 85권. 전명옥 시인이 이번 시집을 묶는 마음의 자세는 38년이라는, 저만치 삼수갑산이 여러 차례 변하고도 남을 긴 세월을 통과하며, 오롯이 교육자로서의 삶과 각고의 시간을 품은 것이어서, 각별하고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일평생을 교육자로 살아온 시인의 역사가 투영되어 있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무채색 타인들

형용사 편애 10
말과 말 사이 12
베란다가 넓다 14
시간 모자이크 15
유전자 16
즐거운 소음 18
밤 열 시의 연출 19
노각나무 20
모간장 21
초콜릿 경전 22
시위대를 따라가며 24
1초 25
기계의 신 26
냉장고 27
탱자꽃 28
무채색 타인들 29
숨을 곳이 없어요 30
우리들의 세탁소 32
인도 염전 34
빨래 소풍 36

제2부 바람의 창작 노트

맹그로브 숲 38
남강유등 40
만우절 42
황혼 이혼 44
수능 시험장 46
주술 48
관형적인 귀 50
터어키 호박 52
종량제 봉투 54
신데렐라의 구두 56
전족 57
바람의 창작 노트 58
검은색과 놀다 60
재스민 61
영도다리 62
십장생 64
산적의 딸 66
무화과나무 67

제3부 실패 연습

발화점 70
아, 피렌체 71
환절기 72
실패 연습 74
지워지다 75
다섯 대의 냉장고 76
집의 운명 78
집이 떠나다 80
무대복을 입다 82
얼음 조각 83
육만 개의 접시로 남은 여자 84

제4부 돌의 귀

아버지의 농담 86
양동마을 87
내 마음의 집 90
관형적인 혀 92
숲속교실 94
상자 속에 갇히다 96
연육교 97
공작새 98
돌의 귀 100
금목서 101
우리 떠나요 102
태화강 104
동냥 울음 106
로봇 108
물 109
우포늪 110

▨ 전명옥의 시세계 | 전해수 112

저자소개

전명옥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주 출생.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38년간 중등 국어 교사로 재직했다. 2019년 <시와시학>을 통해 시단에 나왔으며, 시집으로 <창문 수업>이 있다. 색동문화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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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만우절

선생님 바보,
등 뒤에 붙여 놓은 종이를
나만 모르고 걷고 있다

사람들이 낄낄거리며 지나갔지만
스스로 바보라고 하루 종일
알리고 다녔다

옷차림이 이상한가
아하, 내가 나를 볼 수 없는 곳에
나의 바보가 살고 있구나
어떠랴, 오늘 하루만 바보가 되자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구부정한
등으로 걸어가는 나를
측은해한다

나도 모르게
바로 선 나를 따돌리고
허리가 굽도록 눈앞에 있는 것을
좇아갔다

굽은 등이
내가 보지 못한 바보를 다정하게
업고 있다

나를 등진 채
진짜로 살아가는 내 뒷모습

등 뒤에서
나와 상관없을 것 같은 내가
매일 매일의 만우절을 지나가고 있다


수능 시험장

이 세상의 적막이 다 모여 있다

나는 검정이다
로봇처럼 움직이는 감독관들
검정이 네모 칸을 칠갑하는 동안
어느 칸에서도 밝은 달과
태양이 뜨지 않는다

기어이 살아서 이 관 속을 나가겠다는 듯
온갖 시험 문제를 풀어 세상을 열려고 한다

왜 내가 아는 문제보다
모르는 문제가 더 많을까
아니, 몰라도 되는 문제보다
꼭 알아야 한다는 문제들이 더 많을까

나는 지금 검정,
흰색의 칸칸에 잔영처럼 숨어 있는
정답을 찾아내야 한다
그러나 흰색은 모두 똑같은 흰색
검정을 반기는 흰색은 좀처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나가는 문들은 많고
들어가는 문은 너무 적다

주관식 문제들은 엎드려 자고
객관식 문제들은 길게 줄 서 있는데
창문 밖에서 시작된 폭설이
시험지 위로 푹푹 쌓이고 있다

폭설을 헤치고 시험장 밖으로 나오며
폰으로 가사 도우미 일 하는 엄마한테
아이들 대신 괜히 억울해진 마음을 털어놓는다
더러운, 미친, 제정신 아닌 것들이
문제를 엉망진창으로 냈어


우포늪

파란 하늘에 우포늪이 반으로 접히는 것을 보았네
세상의 연약, 물렁한 일생들이 숨어 있었네

푹푹 발 빠지는 곳들이라 여겼던 곳은
우주가 편애하는 곳이었네

늪을 데칼코마니해서 데리고 오고 싶었네
나무들은 우리들이 포기했던 암호
일렁이는 눈이 문자를 읽어나갔네

늪에 빠진 나무들은 모두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네
물 위의 나무와 나무 그림자들은 모두
뿌리에게 전언하고 있었네

물의 퇴적층을 뚫고
가시연꽃은 점점 넓어지고 있었네

정적이 늪의 신화라면
물무늬는 물의 글자라네

순명으로 사는 나무의 눈은 말하고 있네
오욕칠정을 별의 수만큼 쟁여 놓고

수많은 철새들의 계절별식이 되고 있네
나무들 비스듬하게 누워 있는 것 같지만
물에도 비탈이 있어 견디는 것이라네

물 위 가시연꽃은
어느 고행의 성자를 위해
가시방석 하나를 새로이 준비하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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