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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건축가

봄의 건축가

송연숙 (지은이)
한국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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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건축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봄의 건축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1043441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3-10-20

책 소개

현대시 기획선 92권. 시인은 앓는 존재이다. 그녀는 그리움을 앓고 있어서 아프다. 송연숙의 시는 상실을 경험한 사람에게 그리움이 왜, 어떻게 고통이 되는가를 보여준다. 소중한 대상을 잃어버린 사람은 세상 모든 것에서 자신이 상실한 대상의 흔적을 발견한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우주나무 10
시간의 귀 12
정인 14
냇강마을 16
생각나무 18
퇴계동의 봄 20
커피국 23
봄의 건축가 24
마음 읽기 26
푸른 옷소매 28
눈 자르기 30
사려니 숲 32
가족 34
봄의 성호 36
집요한 알약들처럼 38

제2부

말그물 통과하기 42
싹 44
빈자리 45
줄을 길이라 읽어요 46
용대리 덕장 48
파도 위에 파도 50
단벌의 형벌 52
발목이 늘어난 생각들 54
안목 56
투구게 58
챗GPT에게 위로받는 날 60
도망치는 반달 62
산까치들의 반란 64
나의 배설물 66
하루에도 몇 번씩 68

제3부

눈길 70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72
자가격리 74
마음 이사 76
변주 78
길의 냄새 80
거미 82
바다 위를 걷는 파도 84
여뀌 86
종단과 횡단 사이 88
안개섬 90
접속사를 고르다 92
창령사 터 오백나한 94
기출문제집 96

제4부

공복의 숲 100
사철나무 102
법 104
트로반트 106
크레바스 109
은둔 110
공지천 112
변신 돌멩이 114
발산초등학교 116
개미와 비둘기 깃털 118
무늬라는 짐승 120
신과 발 122

▨ 송연숙의 시세계 | 고봉준 127

저자소개

송연숙 (지은이)    정보 더보기
강원도 춘천 출생. 강원대학교와 동 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 『시와표현』과 강원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시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측백나무 울타리』와 『사람들은 해변에 와서 발자국을 버리고 간다』가 있다. 2023년 제9회 한국서정시문학상을 수상했다. 강원도 인제에서 서화중학교 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생각나무



곱사등처럼 웅크린 시간을 편다
추곡약수터 가는 길

살금살금 다가가 두 눈을 가리고
누구게, 하고 물으면
화들짝 놀라 향기를 쏟아놓던 노란 스웨터
봄이면 지천으로 피는 생강나무꽃처럼
그리움의 팻말을 건 사람 걸어 나온다
꼬리를 치켜세우며 다가오는 고양이처럼 선명하다

무릎을 접고 앉아 약수를 퍼 올린다
그만큼의 속도와 양으로
줄지도 넘치지도 않고 고이는 사람
무릎처럼 깨진 시간의 빈자리를 호호 불어준다
만병통치 약손으로 아픈 배 슬슬 문질러
온몸 환하게 불 켜 주던 사람
한 사람이 한 사람의 우주이고 집이었다는 걸
늦봄처럼 깨닫는다

생강나무 손을 잡고 약수터에 나들이 온 봄
나뭇잎에 햇살 비벼 널며 파랗게 물오른다
이 소박한 나들이에도
꽃잎 웃음 터트리며 즐거워하던 엄마
서른아홉에서 멈춰 선 그녀는
사진 속 봄꽃처럼 시들지 않는다

물방울이 스며 약수터 바위 색을 붉게 바꿔놓았다
간절히 불러도 소실점처럼 사라지는 이름
알싸하게 쏘는 약수가 빈속을 훑고 내려간다


봄의 건축가



소쩍새가 망치를 두드려
후동리 밤하늘에 구멍을 내고 있어요
소쩍소쩍 두드린 자리마다
노랗게 별이 쏟아지는 걸 보니
아마 그리움을 건축하는 중인가 봐요

노랗게 황달을 앓으며
어머닌 별처럼 익어가셨어요
어느 구름에 비 들었는지 몰라요
아버지가 잘못 밟아 터져버린 먹구름 솔기
등으로 그 빗줄기를 묵묵히 막아내시던 어머니
아가, 세상사를 조심하거라
아 어머니, 당신의 구부린 등 안쪽은
언제나 따듯한 방이었고, 옷이었고, 밥상이었어요
조심조심 구름을 살피며 발걸음 옮기다 보니
어느새 저도 희끗한 정년의 머리카락이 보여요

잘 살았다는 안도의 숨을 돌릴 겨를도 없이
흰 구름 되어 떠나신 어머니
자식을 위해 구부렸던 등을
이제야 하얗게 풀어놓으시네요

소쩍새의 망치질 소리를 따라 세다가
솟아나는 별의 이마를 깨끗하게 닦아주다가
내 머리끝으로도 구름 한 자락
하얗게 내려앉는 들판이 보여요


공복의 숲



겨울 숲은 공복이다
바람이 손가락을 깊숙이 밀어 넣어
마른 잎들을 토해 놓으면 나무들은 비문이 된다
무엇을 먹어도, 먹지 않아도
소화되지 않는 문장들
아름다운 잎과 꽃을 달고도 열매가 되지 못하는
문장들이 나무에게도 있다
왕성했던 식욕을 접고
나무는 몇 달째 속을 비우고 있는 중이다

선 자세로, 밤낮없이
비어 있는 속을 들여다보거나
두 손을 들고 통성의 기도를 올리는 일이
이 계절의 나무가 할 일이다
시집 한 권 세상에 내놓았다가 회수해서
모두 불태워 버렸다는 시인도
이 계절,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다

바늘 끝 같은 소나무 잎들로 채운 등산로
소나무가 버린 말들이
발밑에서 부서진다
누군가 팔짱을 끼고 앉아
바늘 끝처럼 버린 말
나의 숲에 들어와 겨울나무처럼 서 있다
어느 가지를 잘라내야 이 무게를 감당하나
자존심의 무게와 현실의 무게를 놓고 저울질하다 보면
씹히지 않는 날것의 밤이 푸석하게 익어가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
밥숟가락을 쥐여 주던 핼쑥한 얼굴의 햇살
공복에 맨밥을 삼키는 일은
찔린 가시를 밀어내는 일이어서
씨눈 같은 문장을 만드는 일이어서
공복의 숲은
맨밥 같은 눈송이들로 허겁지겁 속을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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