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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의 고개

K의 고개

이병욱 (지은이)
월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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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의 고개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K의 고개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61383974
· 쪽수 : 259쪽
· 출판일 : 2018-12-31

책 소개

작가 이병욱이 2016년 첫 작품집 <숨죽이는 갈대밭>을 낸 데 이어 두 번째 작품집으로 냈다. 그 사이에 이병욱은 '개인적 삶에 미치는 사회 문제'에 눈 뜨게 되었다. 여기서 '사회'를 '국가'로 봐도 무방하다. 이병욱의 이런 인식이 작품 '먼동', '추운 아이 명준이' 등에 잘 나타나 있다.

목차

작가의 말 004

01_ K의 고개 / 009
02_ 먼동 / 037
03_ 허한철(許漢哲) / 059
04_ 추운 아이 명준이 / 085
05_이발 유정(有情) / 111
06_ 판돈 / 161
07_ 수심 9미터 / 203

추천사 258

저자소개

이병욱 (지은이)    정보 더보기
교직을 2004년 봄에 명퇴한 건 ‘소설을 마음껏 써 보고 싶은 갈망’에서였다. 하지만 정작 소설은 쓰이지 않았다. 방황하기를 몇 년여, 자존심이 끝 모를 데까지 추락한 순간 기적처럼 소설이 쓰이기 시작했다. 약 10년 동안에 쓴 단편소설들 중 12편을 추려서 첫 작품집‘숨죽이는 갈대밭’(2016년)을 냈다. 그 후 2년 동안 중단편소설을 7편 써서 두 번째 작품집‘K의 고개’(2018년)를 냈다. 한 1년 쉬었다가 이번에는 장편소설 쓰기에 도전, 이렇게‘세 남자의 겨울’(2022년)을 내게 되었다. *춘천 출생 *김유정기념사업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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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 고개는 도시 외곽에서 도심으로 넘어가는 경계선 같았다. 별로 가파르지도 않은 밋밋한 고개였는데 말이다. 특이한 것은 고갯마루를 기준으로 도심 쪽보다는 외곽 쪽 고갯길에 K의 어릴 적 기억이 편중돼 있다는 사실이다.

외곽 쪽 고갯길 중턱에 조랑말 한 마리와 마부와 달구지가 있었다. 마부보다 조랑말을 먼저 언급한다는 게 이상하지만 K가 기억하는 한 어릴 적 그 쪽 고갯길의 풍경은 조랑말이 주(主)였다. 헐벗은 야산 옆인데다가 차라도 지나가면 뿌연 흙먼지가 이는 황량한 신작로 고개라 조랑말은 그 현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이 있었다. 다만 왜소하고 털마저 듬성듬성 빠져서 서부영화 속 몸집 크고 갈기도 멋진 말들 모습과 너무 차이가 난다는 점이 아쉬웠다. 평소에는 달구지의 쳇대를 잇는 일 없이 근처 말뚝에 고삐 한 끝이 매인 모습으로 간간이 꼬리로 엉덩이에 붙는 파리들을 쫓으며 서 있었다.
그럴 때 마부는 달구지 위에 앉아 신문지로 만 담배를 피우거나 아니면 꾸벅꾸벅 졸고 있기 일쑤였다. K가 이제야 깨달았지만 6.25동란이 끝난 지 몇 년 안 돼 트럭도 드문 때여서 마부가 비루먹은 조랑말 한 마리로 가뭄에 콩 나듯한‘화물 운반 주문’을 기다리던 모습이었다. 달구지 바퀴들도 좌우 크기가 조금씩 다른 트럭 바퀴들인 게 그런 시대적 배경 탓이었다.
―『K의 고개』 중에서


기막힌 얘기다. 나는 고개를 끄덕여줬지만 머릿속은 복잡했다. 10년 가까이 내가 한 천장 일은‘망자의 시신을 남김없이 해체해 독수리들에게 먹이로 줘 하늘로 고이 보내드리는 일’이었다. 그래야만 망자의 넋이 극락정토로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첸푸 이 녀석이 망자의 시신에서 간을 따로 빼내 자기 병의 약재로 쓸 거란다. 그게 될 말인가? 만일 그런 짓을 저지른다면 시신의 일부를 잃은 망자도 그렇고 그런 짓을 돕는 나도 그렇고, 녀석은 말할 것도 없고, 다 함께 부처님의 노여움을 사 끝없는 악업의 윤회에서 벗어나지들 못할 것이다. 지금 이런 내 생각을 녀석한테 털어놓을 수는 없고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순간 무서운 생각이 벼락처럼 들었다. ‘이 녀석이 나를 죽여 생간을 빼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내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행선지를 바꾸는 녀석이 뭔 짓인들 뭣할까? 생간 적출 대상이 같은 차 안에 있겠다, 뭔 짓을 해도 보는 사람 하나 없는 외진 벌판이겠다, 천장용 칼도 있겠다, 시신을 파묻기 좋은 삽도 있겠다, 이런 좋은 상황이 녀석한테 어디 또 있을까?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먼동』 중에서


노래가 끝나자 박수와‘앙코르!’소리가 열화처럼 터졌다. 하지만 허한철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없이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그 연푸른빛이 도는 안경을 벗고서 손수건으로 눈가의 눈물을 훔쳤다. 예상치 못한 모습에 회식자리가 조용해졌다. 허한철은 옆의 동료한테‘다음은 당신이 노래 부를 차례’라는 걸 고갯짓으로 일러주고는 상 위의 잔을 잡아 맥주를 천천히 마셨다. 그 처연한 슬픔이라니.
‘당신도 울고 있네요’노래와 함께 보여준 장면만으로도 허한철은 요즈음의 아이돌 가수처럼 완전히‘떴다’. 그 자리가 끝난 뒤 희망자에 한해 근처 카페에 가기로 했는데 허한철의 참석을 알고서 여교사들 대부분이 동참했을 정도다. 카페에서 우리는 본격적으로 맥주를 마셨다. ‘한 번 더 그 노래를 불러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았으나 허한철은 응하지 않았다. 대신 가슴 속 사연을 흐느끼듯 천천히 털어놓았다.
―『허한철(許漢哲)』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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