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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세계명작
· ISBN : 9788961703536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13-11-30
책 소개
목차
제1장 라 만차의 유명한 신사 돈 키호테
제2장 돈 키호테가 모험을 떠나 첫 번째로 감행한 출격
제3장 돈 키호테가 우스운 방식으로 받은 기사 서임식
제4장 주막집에서 나온 우리의 기사에게 닥친 일에 대하여
제5장 돈 키호테가 어떻게 두 번째 모험을 찾아 결연히 출발했는가에 대한 이야기
제6장 풍차의 모험, 그리고 비스카야 인과 벌인 끔찍한 싸움
제7장 돈 키호테와 염소지기 사이에 오간 일과 양구아스 인 마부와의 불운한 모험
제8장 돈 키호테가 주막에 도착해 어떻게 피에라브라스의 향유를 만들고 자신과 산초를 치료했는지에 대하여
제9장 돈 키호테가 숙박비를 어떻게 지불했는가에 대한 이야기
제10장 두 군대와 겪은 모험
제11장 돈 키호테도 산초도 위험에 빠지지 않은 멋진 모험
제12장 위대한 모험과 맘브리노의 투구를 쟁취한 일에 대하여
제13장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에게 돈 키호테가 찾아 준 자유
제14장 시에라 모레나 산에서 돈 키호테가 겪은 일
제15장 카르데니오의 이야기
제16장 시에라 모레나 산에서 겪은 기이한 모험과 아마디스 기사를 흉내 낸 고행에 대하여
제17장 둘시네아 공주에게 가는 산초의 여행길
제18장 계속되는 카르데니오의 이야기
제19장 돈 페르난도를 사랑한 도로테아 이야기
제20장 돈 키호테가 고행을 그만두도록 설득하기 위한 유쾌한 계획
제21장 주막집으로 가던 길에
제22장 둘시네아 공주를 찾아간 일을 주인에게 들려주는 산초의 이야기
제23장 주막집으로 가던 길목에 벌어진 일
제24장 돈 키호테가 거인과 싸운 기이한 전투
제25장 주막집에서 벌어진 또 다른 별난 모험
제26장 유명한 미코미코나 공주의 역사가 주막집에서 계속 이어지다
제27장 불운한 기사의 괴이한 마법에 대하여
제28장 주막집에서 계속 이어지는 멋진 모험
제29장 마침내 결판이 나다
제30장 우리의 선량한 기사의 주목할 만한 모험을 마치며
엮은이의 말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이 시골 귀족은 나이가 쉰 살쯤 되었는데, 비쩍 마른 얼굴에 기운차고 대쪽 같은 인상이었다. 아침마다 일찍 일어났고 한때는 사냥을 무척 좋아했지만, 지금은 한 해 중 많은 나날을 옛날 기사 소설을 읽는 데 온전히 바쳤다. 책 읽기에 푹 빠지다 보니, 사냥감을 쫓던 기쁨은 깡그리 잊어버리고 집안일도 나 몰라라 했다.
(중략)
시골 귀족은 이런 책들에 너무 심취하여, 밤이나 낮이나 열심히 책을 읽는 데 시간을 몽땅 쏟아부었다. 그러다 마침내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거의 자지 않고 책만 수없이 읽은 통에 뇌가 녹초가 되어 버려 이성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그래서 머릿속은 책에서 본 마법, 싸움, 전투, 도전, 부상, 구애, 사랑, 폭풍, 그 밖에 말도 안 되는 사건으로 가득 찼다. 그는 이런 모험 소설에 단단히 사로잡히다 못해, 그 어떤 역사서도 자신이 읽은 책만큼 확실하고 진실할 수 없다고 굳게 믿었다.
마침내 이 시골 귀족은 분별력을 잃고, 이 세상 그 어떤 미치광이도 생각해 내지 못한 기이한 충동에 휘말리고 말았다. 바로 자신이 방랑 기사가 되어 무장을 하고 모험을 찾아 말을 타고 이 세상을 돌아다니며, 옛날 기사들에 대해 읽은 모든 내용을 몸소 실천하는 것이 마땅하고 꼭 필요한 듯이 느껴졌던 것이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평원에 풍차가 서른에서 마흔 개쯤 있는 모습이 보였다. 돈 키호테는 풍차를 보자마자 종자에게 말했다.
“행운이 기대보다도 우리를 훨씬 더 잘 이끌어 주는구나. 보라, 산초야. 내가 싸워 목숨을 모조리 앗을 거대한 거인 삼사십 명이 나타났도다. 전리품을 챙기면 우리는 부자가 되리라. 이것은 정당한 전투로다. 이런 사악한 놈들을 이 땅에서 깨끗이 없애는 것이 바로 위대한 업적이니라.”
산초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거인들이라니요?”
주인이 대꾸했다.
“네가 보고 있는 저거 말이다. 팔이 길지 않느냐.”
산초가 소리쳤다.
“잘 보세요, 나리. 저기 보이는 것은 거인이 아니라 풍차입니다요. 나리가 말씀하신 팔은 풍차 날개입죠. 바람결에 빙빙 돌면서 방아가 돌아가게 하지 않습니까요.”
돈 키호테가 대답했다.
“네가 모험이라는 걸 해 본 적이 없는 게 분명하구나. 저들이 거인이니라. 겁이 나걸랑 집으로 돌아가거라. 그동안 나는 저들과 잔인하고 버거운 전투를 벌일 것이다.”
돈 키호테는 이렇게 말하고는 로시난테에 박차를 가했다. 산초가 앞에 마주칠 것은 거인이 아니라 풍차라고 주의를 주는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돈 키호테는 산초의 외침에 귀 기울이지도 않고, 산초가 하는 말은 듣지도 않고, 커다란 목소리로 풍차에게 소리쳤다.
“날아가지 마라, 비겁하고 사악한 녀석아. 네게 도전하는 기사는 한 명뿐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