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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2530407
· 쪽수 : 216쪽
책 소개
목차
방지원
옷걸이 _ 12 촛불 _ 13 차 한 잔 _ 14
<산문> 詩가 흐르는 서울 _ 15
배경숙
오래된 풍경이 있는 풍경 _ 20 껍데기의 춤 _ 21 도깨비 불 _ 22
<산문> 인도 소년 빠르마 _ 23
백우선
범부 신화 _ 28 태풍 혼의 회고 _ 29 히말라야의 선물 _ 30
<산문> 친구, 미안하네 _ 31
신광철
이랑과 고랑 _ 35 능소화 _ 36 고래의 꿈 _ 37
<산문> 삶은 받아들이는 순간, 꽃이 핀다 _ 38
우재욱
창고―돌이 된다는 것 _ 42 창고―꿈 _ 43 창고―어머니 _ 44
<산문> 양심 _ 46
이복자
터미널 _ 52 구멍 _ 53 소리탑은 그림자가 없다 _ 54
<산문> 나는 누구인가? _ 55
이숙희
봄날, 내가 쓴 편지 _ 60 어머니의 잠 _ 62 옛날 다방 _ 64
<산문> “국가대표” 하늘을 날다 _ 66
이태규
샤피니아 _ 72 마늘 _ 73 미궁여행 _ 74
임만근
꽃에게 _ 76 휴휴암에서 _ 78 구멍 _ 80
<산문> 강가에서 _ 81
임윤식
자유 _ 85 아, 하늘나라도 보이네요 _ 86 두륜산, 당신은 _ 88
<산문> 산은 왜 오르는가? _ 89
조성순
매천(梅泉)을 읽으며 _ 97 느티나무 _ 98 상처(傷處) _ 100
<산문> 달빛 띠고 자맥질하며 오시는 나그네 _ 101
최금녀
나홀로 _ 105 그럴 리 없다 _ 106 무생물도 봄을 기다린다 _ 108
<산문> 출근, 내 젊은 날의 수첩 _ 109
하두자
Jadoo 풀타임 세일 _ 114 버터플라이 _ 116 고요한 밤, 거룩한 밤 _ 118
<산문> 땅끝 마을에 서서 _ 119
구희문
물동이 _ 122 청보리밭 _ 123 거지 여인에게 _ 124
<산문> 어버이 _ 125
권경애
프리 허그 _ 128 글러브, 글러브 좀 풀어줘 _ 129 몽유도원도 _ 130
<산문> 폭설 이후 _ 131
김계영
연꽃마을에 지는 해 _ 135 꽃의 영광이여 _ 136 구월에 토란꽃이 피었다 _ 138
<산문> 내가 시를 쓰는 이유 _ 140
김광옥
백인과 소수민족 _ 144 나는 무슨 주의자인가 _ 145 뚱뚱한 나라 _ 146
<산문> 내가 읽는 외국어 시 _ 147
김세영
나의 사랑니 _ 151 인연 4 _ 153 대청호의 수련 _ 155
<산문> 나의 어머니 _ 157
김영은
내면을 탐색하다 _ 162 일인극 _ 163 해킹 당하다 _ 164
<산문> 울음의 길목마다 묘약이 돼주던, 커피는 인생이다 _ 165
김영호
고래 시인 _ 169 휘트먼의 모자 시 _ 170 시의 여정 _ 172
<산문> 속삭임과 어루만짐의 미학 _ 174
김인육
자화상 _ 178 잘 가라, 여우 _ 180 중광아, 걸레야 _ 182
<산문> 추억을 미안해하지마! _ 183
김정임
유모세포 _ 186 느티나무 방 _ 187 소실점 _ 188
<산문> 내 시 속의 작은 어머니 _ 189
나순자
산굼부리 언덕에 서서 _ 192 사람을 찾습니다 _ 193 번개시장에서 콩을 사다 _ 194
박재화
그것두 모르냐? _ 196 우리는 하나라고? _ 198 그 공원에 갔네 _ 199
<산문> 나의 글쓰기 버릇 _ 200
박정원
물비늘을 읽다 _ 203 새에게 밟히다 _ 204 뼈 없는 뼈 _ 205
<산문> 그리운 매미 _ 206
박정이
춤, 그리고 시 _ 209 도갑사 통신 _ 210 한강은 흐르지만 _ 212
<산문> 나의 애장품 _ 213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 인생에 더 이상 흥미로운 것이라곤 없다
나는 이미 오래전에
병든 이파리 같은 지상의 남루
너절한 허물 따위 날려버린 지 오래다
떠돌던 바람이 귀를 빠끔히 열고 가끔씩
냉기를 내 안으로 끌고 들어왔으나
이내 허옇게 질려서 돌아나간다
반쯤 덮인 시멘트 뚜껑엔 오래된 이끼와 흙먼지가
꺼멓게 썩기도 하고 더러는 한세상 표백할
파란 새움으로 돋아 생기를 뿜어내기도 한다
나는 잊혀진 왕족처럼
적막한 고독과 삶의 녹슨 품위를 기억하지만
무채색의 따뜻함이 만월처럼 차오르고
스미는 것들의 저 아름다운 불시착을 본다
반대편으로 멀리까지 뚫고나간 웅덩이는
시냇물을 자꾸만 제 목숨 안으로 끌어들일 것이다
하늘이 깜깜한 우물 한쪽을 비집고
자신의 몸 어딘가에서 손발을 끄집어내고는
절벽 같은 삶의 안쪽을 망연히 들여다보고 있으리라
허방을 부여잡은
깜깜한 몸통 속에 해를 넘긴 울음 한 자락이
늙은 개처럼 헐떡거리며 서쪽 하늘로 사라져간다
-'오래된 풍경이 있는 풍경'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