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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2531312
· 쪽수 : 255쪽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_ 04
제1부
떠나기 전
나는야 간다 10
마실 18
학원가 산책 23
입학 준비 27
떠나기 33
제2부
늙은 학생 학업일지
낯선 땅 적응하기 38
늙은 학생 학업일지 50
Oh my God! 58
제3부
미국, 미국이란 나라
미국 맛보기 102
실용 우선 121
자유와 질서의 공존 126
우리나라 좋은 나라 135
제4부
여기저기 쏘다니기
미 서부 여행 146
남미 여행 152
멕시코 여행 165
루르드, 산티아고 카미노, 파티마 171
미 서부 자동차 여행 183
미 동부 여행 192
옐로스톤 210
제5부
사람의 향기
이웃, 내가 선택한 가족 216
고백 223
나의 분신 나의 제자 231
가족 생각 235
위대한 한 해 241
저자소개
책속에서
제기랄! 교감 발령이 났단다.
날려면 진작이나 날 것이지 이제야 빛바랜 소식이라니!
그간 주변의 걱정과는 달리 엎어진 김에 쉬어 가느라 도자기 개인전도 하고 문학에 빠져 시를 쓰고 시집도 냈다.
올인(All in)해도 쉽지 않을 일을 이것저것 하느라 바쁘고 힘들었지만 먼 길을 가다 보면 개울도 만나고 숲도 만나고 꽃도 보게 되는 것.
승진은 나의 길 위에서 만나게 된 새로운 간이역일 뿐 종착역은 아니었다.
교육 경영은 교육 현장과는 달랐다.
교육의 꽃은 역시 아이들과 함께 있는 교육 현장이었다.
교육은 철학 없이는 김이 빠지고 과학 없이는 맥이 빠지며 예술 없이는 맛이 빠지는 일이다. 사람을 기르는 일! 얼마나 재미있고 어렵고 신기한 일인데 매일 서류와 공문 속에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생활로 하루를 보내다니!
이렇게 무미건조한 생활은 삶의 낭비란 생각이 들었다.
정년을 2년 남긴 봄, 기어이 명예퇴직을 했다.
기다림 뒤의 발령이라 축하 떡이 몇 달간 이어졌는데 떡값도 못하고 그만두는 것 같아 고마움이 죄송함으로 변했다.
1년간 함께 근무한 선생님들께 발령 받은 지 한 달 만에 미리 써 놓은 송별 인사를 메신저로 띄웠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의 따뜻한 마음을 읽을 땐 가슴이 아리면서도 훈훈했다.
잠시 머물렀던 자리지만 아름다운 인연이었다.
역시 드는 정(情)은 몰라도 나는 정은 알겠구나!
조용히 생각해 보았다.
편안한 집과 다정한 가족을 두고 이 나이에 낯선 땅에서 사서 하는 고생을 각오하며 나를 여기까지 몰고 온 건 무엇이었을까?
그건 ‘꿈’이었다.
살아오면서 꿈이 작아질까 봐, 꿈이 미지근해질까 봐 걱정했었다.
사람에겐 나이가 있지만 꿈엔 나이가 없다. 오히려 꿈꾸기를 멈출 때 사람은 늙는다지 않는가.
사람에게, 아니 나에게 꿈꿀 권리가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미국 생활 1년을 투자해서 앞으로 남은 10년이 행복할 꿈을 꾸느라 건조한 교감 생활도 행복했다.
-본문 <나는야 간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