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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문화/역사기행 > 한국 문화/역사기행
· ISBN : 9788962605549
· 쪽수 : 220쪽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_ 홍어, 시대의 애환을 담다
1 _ 홍어의 고향 | 흑산도
<자산어보>와 홍어
흑산 홍어를 찾아서
2 전통의 맛을 이어가는 곳 | 영산포
역사 상흔 간직한 영산포구
나주에서 만난 사람들
영산포만의 홍어를 만들다
3 ‘홍탁삼합’의 고장 | 목포
목포는 항구다
4 홍어의 집산지 | 광주
남도의 식탁
양림동 근대역사문화마을
광주 대인시장
5 이민자의 도시 | 서울
서울로 간 홍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부들은 주저 없이 바다에 배를 띄웠다. 그러나 어부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홍어잡이에 나선 것은 홍어에 대한 향수 때문만은 아니었다. 홍어는 곡물이나 소금 등 다른 생필품과 교환하는 재화가 되기도 했던 것이다. 가족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안 되었고, 홍어잡이야말로 이맘 때 어부가 할 수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홍어가 전국적인 음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은 역시 전국에 흩어진 남도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객지에서 지친 몸을 음식을 통해 위로받고자 했고, 일부는 식당을 열어 남도 음식을 전파했다.
특히 주목하게 되는 점은 이들 중 상당수가 지금은 고인이 됐거나 일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지만, 그들로부터 ‘남도의 맛’에 대한 유전인자를 물려받은 2, 3세들이 다시 홍어를 찾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저장 수단과 운송 수단이 발달하지 못했으므로 다른 지역에서도 숙성 홍어는 흔히 볼 수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찌거나 무치거나 탕으로 먹었을 뿐, 숙성된 홍어는 먹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서는 조선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원인으로 꼽는 시각이 많다. 조선시대에는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생각하는 시기였다. 이로 인해 기층민으로부터 시작된 숙성 홍어는 체면을 중시하던 양반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음식이었을 것이다. 더욱이 기괴한 냄새에다 맛까지 강하니 더욱 접근이 어려웠을 것이다. 숙성 홍어가 영산강과 목포, 광주 등 남도에서 정착돼 발달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