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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중국의 지정학 (새로운 해상제국을 향한 야망)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각국정치사정/정치사 > 중국
· ISBN : 9788962633191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5-08-22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각국정치사정/정치사 > 중국
· ISBN : 9788962633191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5-08-22
책 소개
이제 중국이 새로운 해양 강국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서해상에서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는 중국의 야심 찬 공세를 깊이 연구하고 대응 태세를 갖추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중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맥락과 세계 정세를 파악하는 데 무척이나 유용할뿐더러 시의적절하다.
새로운 해상제국 건설을 위한 중국의 거침없는 질주 또는 전방위 공세!
중국은 관세를 둘러싸고 미국과 첨예하게 맞서고 있으며, 타이완과는 전쟁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남중국해, 동중국해, 서해 등에서는 해상 패권 강화를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중국의 지정학은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혀 있고, 그 중심에는 물론 미국과의 패권 경쟁이 도사리고 있다.
19세기 초,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다. 그러나 제국과 뒤이은 공화국 시대를 거치면서 근대화에 실패해 마오쩌둥이 사망할 때까지 오랫동안 쇠락의 길을 걸었다.
‘굴욕의 세기’를 겪기 전에 차지했던 세계 최강의 자리를 회복하고 발전에 필요한 경제 성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은 바다를 중시하기 시작했다. 덩샤오핑은 산업혁명 이후 경제와 군사 강대국은 세계적인 해양 강국이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중국이 바다를 건너온 ‘오랑캐’들에 당한 굴욕의 세기 동안 바라 마지않던 일등국의 자리를 되찾으려면, 세계의 대양에서 중국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해양 발전을 우선시하는 지정학을 구사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덩샤오핑은 차근차근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은 여전히 중앙집중 경제에 머물러 있다. 세계에 문호를 개방한 후 표면적으로는 자유주의가 심화했지만, 자유주의의 모든 규칙을 준수하지는 않는다. 이원화한 모든 영역에서, 즉 중국 공산당의 지시로 군부에도 이익이 될 만한 영역에서 중국은 군부에 유용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이전한다. 산업 비밀은 민주주의 국가들에서처럼 보호받지 못하며, 이에 더해 아주 광범위한 산업 스파이가 완벽하게 조직적인 수법으로 정보를 수집한다. 선진국 기업들은 이를 오랫동안 과소평가해왔다. 눈앞에 보이는 거대한 잠재 시장인 중국 진출에 목말랐기 때문이다.
정보를 획득하는 이 두 가지 보완적인 방식으로 중국 공산당은 첨단 해군 체계, 더 나아가 전반적인 군사 체계에서 연구개발과 혁신에 필요한 시간을 벌었다. 그러면서도 기밀로 분류된 계획들의 실제 진전 상황을 밝힐 필요가 없었다. 이것이 덩샤오핑이 말한 ‘도광양회’의 의미다.
번성한 무역 강대국으로서 야심을 숨기기가 불가능해질 때까지 덩샤오핑의 후계자들은 전통을 따르면서 같은 교훈을 적용했다. 이제 도처에 존재하는 이익과 자국민을 지킬 수 있는 해군을 갖추어야 했다. 그렇게 전 세계에서 중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해군의 눈부신 도약과 발전을 이끈 것은 2013년에 최고 권력에 오른 시진핑이었다.
1978년 이후 경제 부흥은 크게 두 시기에 걸쳐 이루어졌다. 첫 번째는 해양 도약의 시기로, 2010년대 초 중국을 세계 제1의 무역국으로 만들었다. 두 번째 시기는 중국이 세계 무역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일대일로(一帶一路)’를 발표한 2013년에 시작되었다. 일대일로의 핵심은 세계 도처에서 전대미문의 동반자 관계를 창출하는 ‘21세기 해양로’다.
이처럼 팽창하는 무역은 지정학적 야심을 수반한다. 이제 중국이 새로운 해양 강국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서해상에서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는 중국의 야심 찬 공세를 깊이 연구하고 대응 태세를 갖추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중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맥락과 세계 정세를 파악하는 데 무척이나 유용할뿐더러 시의적절하다.
해상을 지배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
해상제국은 전 세계 대양에서 교역의 주요 흐름을 지배하기 위해 자신의 힘과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함대를 보유하며, 이를 통해 패권 역량을 갖는다. 그렇지만 해상제국은 우선 무역 활동을 바탕으로 세력을 구축한다. 산업혁명과 함께 해상제국들은 이처럼 세계 제국으로 탈바꿈했다. 그들은 재화와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해상로의 기지들을 통제하며, 해외 이익과 그곳의 자국 거주민을 보호할 수 있는 해군력을 갖춰야 한다. 이 모든 요소를 갖춘 중국은 계속해서 이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2022년부터 최대 상선 보유국이면서 상선 건조국이고, 세계 10대 컨테이너선 항구 중 7개를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대양에서 해양 교통로를 통제하려는 중국은 이를 위해 해외에서 장기 임대로 관리하는 항만 터미널들로 구성된 ‘진주 목걸이’(중국이 인도양으로 진출하는 지역을 선으로 연결하면 진주 목걸이 모양이라는 데서 따온 표현)를 확충하려 한다. 그리고 21세기 해상 비단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자 한다. 해외 이익 보호에 필요한 해상력의 눈부신 도약으로 중국의 해군과 해안 경비대, 해상 민병대는 세계 최정상권이다. 또한 중국은 해군에 필요한 거점과 보급 기지 확보를 위해 태평양에서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태평양에서 주로 미국과 대결하는데, 늦어도 2049년에는 미국을 대체하는 세계 최고의 해양 세력이 되려고 한다.
지정학적 섬, 해양에 대한 야욕을 포기하고 고립을 선택하다
유구한 역사의 중국 문명은 무력 침략, 상반된 정치와 경제 이념, 다양한 종교 문화 등의 형태로 외부 영향에 직면해왔다. 하지만 그 모든 영향을 흡수하고 늘 중국화했기에, 중국 문화의 독특함은 잃지 않았다.
중국은 문명을 보존하는 데 위협이 된다고 여겨 외부 세계와 거리를 두고, 중국 중심 정책을 펴 스스로를 일종의 ‘지정학적 섬’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지키려 육지의 변경에서는 완충 지대를 구축하고, 바다 쪽으로는 가능하면 개발하지 않는 편을 선택했다. 오늘날 이 ‘지정학적 섬’은 인구가 과밀하고 경작지는 부족해서 발전에 필수적인 무역 시장과 외국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중국은 이 상반되는 두 가지 지상 과제를 조화시키려 애쓰는데, 중국을 외부 세계와 연결하는 물리적 공간 및 가상 공간인 완충 지대들을 지배하면서 그런 공간을 자국 이익에 최대한 이용하려 한다. 현재 중국 지도자들은 해양 영역, 우주, 사이버공간 등 이런 ‘공유 공간’을 통제하려는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중국은 일찍부터 육로와 해로로 서양과 교역 관계를 맺었다. 그렇지만 이 관계는 일방적이었다. 금과 은을 제외하고 서양에서 생산된 그 어떤 것도 중화제국의 관심을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육로와 해로로 두 개의 비단길이 열려 문화, 기술, 종교 등에서 교류가 활발했다. 비단길은 비단뿐 아니라 종이, 도자기, 비취, 보석, 모피와 함께 책과 서쪽에서 오는 종교의 길이기도 했다.
중국 해안에 접한 바다에서는 10세기부터 연안 무역이 발전했다. 천문학과 나침반을 활용하는 원양 항해의 단서들이 12세기 초 중국 선박들에서 나타났다. 연안에서 원양으로 항해가 확장했다는 것은 세계의 모든 문화권에서 나타나는 주요한 지적 진보의 표식이다. 중국에서 이런 확장이 함대의 확장과 동시에 전개된 것은 송나라 시대(960~1279)다.
원나라(1271~1368)의 몽골인들은 해상 교역을 국유화했고, 세금과 의무를 늘려 송나라가 구축한 경제 체제를 허물었다. 함포가 처음 등장한 것도 이 시대다. 해상 운송은 당시 중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이 시기에 중국의 대형 정크선이 인도양에 모습을 드러내며 해상 물류를 지배했는데, 조선 기술의 우수성 덕분이었다.
1368년에서 1395년까지 명나라(1368~1644) 초기에 홍무제가 실시한 조세 개혁으로 외국인도 교역을 할 수 있었고, 외국과의 통상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여긴 행동 때문에 금지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1420년에서 1431년까지 무슬림 환관 정화는 남중국해와 인도양, 홍해로 7차례 원정에 나섰다. 317척의 선박으로 구성된 선단에는 보물선이 60척 이상이었는데, 길이가 120미터에 이른 이 배에는 돛이 9개나 달려 있었다. 이 보물선들은 여러 전함의 호위를 받았고, 범선인 이 전함들은 바람의 방향이 어떻든 호위 임무에 필요한 작전상의 기동력을 부여하는 노를 갖추었다. 이때가 중국 제국의 해양 절정기다.
같은 시기의 서양과 이 탐험 여행은 식민지나 무역이 팽창하는 시대를 열지 못했다. 중국이 다른 모든 외국보다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었는데도 해양 세력이 되기를 거부한 것은 정치적 선택이지만, 외국인 혐오뿐만 아니라 강한 우월감 때문이기도 했다. 중화제국은 이렇게 해양에 대한 야심을 포기했다.
중국 해양 지정학의 상수들
이 상수들은 정치적 성격을 띠지만 외교·군사 전략과 무기 체계 획득 전략과도 관련되며, 중국의 해양 활동을 밝혀주는 해석의 창을 제공한다.
장기적인 시간
중국은 장기적인 시간 감각이 있다. 그 감각을 활용해 필요할 때 역사적 경험을 분석해 교훈을 얻을 줄 안다. 그래서 신중히 행동하면서 자신의 실패와 적의 실패로부터 배운다. 특히 ‘굴욕의 세기’를 잊지 않으려 하고, 오히려 복수를 다짐하면서 그 기억을 되살린다. 시진핑 주석은 2012년 권좌에 오르면서 중화민족 부흥의 ‘중국몽’을 구호로 내세웠다. 그는 장기간 중국을 통치하기 위해 헌법을 수정했지만, 중국몽을 자신의 임기 중이 아닌 ‘굴욕의 세기’에 상징적 종말을 고할 중화인민공화국 선포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 실현하기를 바란다.
계획 능력
중국의 정치 체제는 장기간에 걸쳐 분석 역량을 개발해 중국에 필요한 프로젝트들을 상세하게 계획한다. 산업과 경제 측면에서 보면, 전기차 분야에 대한 장기 전망은 리튬 배터리와 전기차 및 그 부품을 개발하고 시장을 연구할 수 있게 했다. 군사 측면에서 인도양에 기지를 마련하는 결정 역시 깊이 생각한 것이다. 지부티 해군 기지는 단순히 기지만이 아니다. 이 기지는 지중해로 접근할 수 있는, 따라서 유럽 시장으로 접근할 수 있는 주요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입구에 자리하고 있어 최고의 전략적 위치를 제공한다. 파키스탄의 과다르 항구도 마찬가지다.
법적 수단의 정교한 활용과 모호성 문화
중국은 아주 신중하게 몬테고 베이 협약 가입을 추진했다. 이 ‘신(新)해양법’의 영향을 주의 깊게 연구했고, 부득이하다고 판단한 중재재판소의 불리한 판결을 피하기 위해 가용 수단을 활용했다. 2009년에는 ‘구술서’를 전달해, 몬테고 베이 협약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데도 10단선 안에 포함되는 지역에 대한 ‘명백한 주권’을 주장했다. 또한 10단선의 다른 이름인 ‘우설선’ 내의 해역에 대해 법적 관할권을 가진다고 확인했다. 중국은 모호함을 유지하기 위해 10단선 각각의 지리적 위치를 명시하지 않으려 한다. 아울러 구술서에만 기대어 그 경계를 정확하게 명시하지 않으면서 ‘자국 관할권 아래 있는 해역에서’ 해경 운용에 관한 국내법(2021)을 제정했다.
분열된 상대국에는 강경한 태도로
중국은 자국과 관련한 해양 분쟁에 대해 국제기구나 동맹체에 늘 회답을 거부했다. 해양과 경제에서 중국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해경과 해양 민병대만 개입하는 격렬한 대치에서 중국은 항상 자국 입장을 관철할 수 있다. 중국은 이런 방식을 베트남, 필리핀, 일본, 한국 등에 적용한다. 봉쇄 상황에서 절대로 뒤로 물러서서 타협을 모색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중국은 상대국이 정부 교체를 계기로 또는 지정학적 환경 변화로 중국의 바람대로 상황이 변화해 손을 들고 나올 때까지 요지부동이다.
외교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일부 중국 대사들이 주도하는 ‘전랑(戰狼) 외교’ 전략이다.
상징성의 존중과 위신의 유지
‘굴욕의 세기’는 중국 역사에서 고통스러운 시기만이 아니라 중국이 보상을 원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이는 〈신디렉트(Chinedirect)〉가 소개하는 중국몽 설명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것은 시진핑과 공산당의 정통성을 강화하고 ‘굴욕의 세기’에 복수하는 것이다. 이 위협은 바다를 건너온 모든 열강, 영국은 물론 중화제국과의 해전에서 승리하고 원명원 약탈에 가담한 프랑스와도 명백하게 관련된다. 중국의 경우 장기간에 걸친 계획 능력, 전 지구적인 세력, 그리고 상징성에 부여하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이런 종류의 위협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여러 번의 타이완 해협 위기에서 인민해방군 해군이 겪은 실패를 기억하고 이 해협을 경항공모함들이 차례로 처음 통과할 때, 모든 함재기를 싣고 호위함을 거느려 완전히 작전 태세를 갖추었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우월한 해군력 앞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체면이 깎인 순간들을 지우는 것이 이 해협 통과의 상징적 목적이다.
누적 효과와 기정사실화
미국의 중국 전문가 로버트 해딕(Robert Haddick)은 중국이 구사하는 ‘살라미 슬라이싱(salami slicing)’ 전술을 작은 조치들의 완만한 누적이라고 정의한다. 각각의 조치는 카수스 벨리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합쳐져 주요한 지정학적 변화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행동 양식은 아주 효과적이어서 스프래틀리 제도에 대규모 해공군 복합 기지를 점진적으로 구축할 때 완벽하게 작동했다. 그렇지만 세컨드토머스 암초의 경우 미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가 필리핀에 해군 지원을 제공하는 한 교착 상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미국 행정부가 교체될 경우 지원은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어 이는 시간문제일 뿐이다. 중국은 이런 점에서도 장기적인 포석을 둔다.
기준 상대 선정
중국은 잃어버린 위대함을 되찾고 싶어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해상 수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굴욕의 세기에 일부 책임이 있으면서 경제적으로 중국의 주요 경쟁국인 미국의 해양력은 당연히 중국이 비교 대상으로 삼는 대상이다. 실수하지 않고 제한된 자원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중국은 미국의 해군력을 구성하는 요소인 핵잠수함, 항공모함, 함재기, 전력 투사함, 미사일 발사 순양함, 구축함 등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복제한다. 중국이 개발한 무기 체계 획득 전략에서 역공학은 설계를 숙달하는 필수 요소이고, 그 덕분에 많은 영역에서 격차를 줄일 수 있었다. 이를테면, 대포를 단 2문만 구매하는 것은 그 대포를 복제하기 위한 방법이다. 하나는 역공학용이고, 다른 하나는 성능 참조용이다.
수적·기술적·동적 우월성
근해에서 상대국 해경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 중국은 선체가 철강인 선박들로 구성된 해상 민병대를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 민병대 배들은 베트남 해상 민병대의 목선을 비롯해 근해에서 대결하는 연안 국가들의 선박에 가차 없이 돌진할 수 있다. 중국 민병대는 선박의 수적 우위를 앞세워 상대 배를 침몰시키고 암초들을 차지한 뒤 소유한다.
인민해방군 해군은 현재 미국보다 전함 수에서 우월하고, 함대는 균형을 이루고 있다. 톤수에서는 아직 미국에 필적하지 못하지만, 빠른 속도로 선박을 건조하고 있어서 이는 그저 시간문제일 뿐이다. 그리고 중국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해역에 해군 전력을 사실상 집중 배치한다. 중국의 모든 항구가 근해에 위치하므로 전 세계 바다에 분산된 미국 함대에 비해 이 해역에서는 수적 우위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속도로 해군을 발전시켜, 이미 미국 해군보다 수적 우위에 있다. 대규모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군을 재편하고 있으나 아직은 그런 작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음도 안다. 특히 육해공 연합 전투와 해전에서 직접적인 전투 경험이 부족하다. 그래서 16세기 네덜란드나 17~18세기 영국의 해양력 등 역사적 경험의 교훈을 세밀하게 연구한다.
공산당 조직이 모든 기업의 수뇌부를 차지하는 중국 공산당 체제에서 사회와 산업의 해양 활동 전체는 중국이 세계 해상제국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한다. 덩샤오핑의 실용주의와는 거리가 먼 완고한 이데올로그인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은 군사든 무역이든 과학이든 모든 해양 영역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하고자 한다.
중국이 몰두하는 해군 군비 경쟁은 치밀한 분석의 결과다. 중국 내 경제 성장은 미진하고, 첨단 기술 상품의 수출과 연계된 경제 성장은 외국의 강력한 주체들이 취하는 보호 조치 강도와 그에 따른 수요 고갈로 한계에 도달해 계속 뒷걸음질 친다는 것을 중국은 알고 있다. 게다가 출산율이 1.05명밖에 안 되는 위태로운 인구 감소를 겪고 있어서 중기적으로 중국군의 인적 자원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중국은 다방면에서 해양력을 발전시키고 있어서, 이를 장기적으로 지속한다면 해상제국이 될 것이다. 또한 해상 물류와 해양 산업의 많은 부분을 통제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도 못하는 일이다. 중국 함대는 어떤 해군도 하지 못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중국은 근해를 지배할 수 있으며 효율적인 산업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 부족한 것은 훈련과 전투 경험만이 가져다줄 수 있는 운용상의 효율성뿐이다. 그렇다고 우리는 불안해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중국은 관세를 둘러싸고 미국과 첨예하게 맞서고 있으며, 타이완과는 전쟁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남중국해, 동중국해, 서해 등에서는 해상 패권 강화를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중국의 지정학은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혀 있고, 그 중심에는 물론 미국과의 패권 경쟁이 도사리고 있다.
19세기 초,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다. 그러나 제국과 뒤이은 공화국 시대를 거치면서 근대화에 실패해 마오쩌둥이 사망할 때까지 오랫동안 쇠락의 길을 걸었다.
‘굴욕의 세기’를 겪기 전에 차지했던 세계 최강의 자리를 회복하고 발전에 필요한 경제 성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은 바다를 중시하기 시작했다. 덩샤오핑은 산업혁명 이후 경제와 군사 강대국은 세계적인 해양 강국이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중국이 바다를 건너온 ‘오랑캐’들에 당한 굴욕의 세기 동안 바라 마지않던 일등국의 자리를 되찾으려면, 세계의 대양에서 중국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해양 발전을 우선시하는 지정학을 구사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덩샤오핑은 차근차근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은 여전히 중앙집중 경제에 머물러 있다. 세계에 문호를 개방한 후 표면적으로는 자유주의가 심화했지만, 자유주의의 모든 규칙을 준수하지는 않는다. 이원화한 모든 영역에서, 즉 중국 공산당의 지시로 군부에도 이익이 될 만한 영역에서 중국은 군부에 유용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이전한다. 산업 비밀은 민주주의 국가들에서처럼 보호받지 못하며, 이에 더해 아주 광범위한 산업 스파이가 완벽하게 조직적인 수법으로 정보를 수집한다. 선진국 기업들은 이를 오랫동안 과소평가해왔다. 눈앞에 보이는 거대한 잠재 시장인 중국 진출에 목말랐기 때문이다.
정보를 획득하는 이 두 가지 보완적인 방식으로 중국 공산당은 첨단 해군 체계, 더 나아가 전반적인 군사 체계에서 연구개발과 혁신에 필요한 시간을 벌었다. 그러면서도 기밀로 분류된 계획들의 실제 진전 상황을 밝힐 필요가 없었다. 이것이 덩샤오핑이 말한 ‘도광양회’의 의미다.
번성한 무역 강대국으로서 야심을 숨기기가 불가능해질 때까지 덩샤오핑의 후계자들은 전통을 따르면서 같은 교훈을 적용했다. 이제 도처에 존재하는 이익과 자국민을 지킬 수 있는 해군을 갖추어야 했다. 그렇게 전 세계에서 중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해군의 눈부신 도약과 발전을 이끈 것은 2013년에 최고 권력에 오른 시진핑이었다.
1978년 이후 경제 부흥은 크게 두 시기에 걸쳐 이루어졌다. 첫 번째는 해양 도약의 시기로, 2010년대 초 중국을 세계 제1의 무역국으로 만들었다. 두 번째 시기는 중국이 세계 무역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일대일로(一帶一路)’를 발표한 2013년에 시작되었다. 일대일로의 핵심은 세계 도처에서 전대미문의 동반자 관계를 창출하는 ‘21세기 해양로’다.
이처럼 팽창하는 무역은 지정학적 야심을 수반한다. 이제 중국이 새로운 해양 강국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서해상에서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는 중국의 야심 찬 공세를 깊이 연구하고 대응 태세를 갖추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중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맥락과 세계 정세를 파악하는 데 무척이나 유용할뿐더러 시의적절하다.
해상을 지배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
해상제국은 전 세계 대양에서 교역의 주요 흐름을 지배하기 위해 자신의 힘과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함대를 보유하며, 이를 통해 패권 역량을 갖는다. 그렇지만 해상제국은 우선 무역 활동을 바탕으로 세력을 구축한다. 산업혁명과 함께 해상제국들은 이처럼 세계 제국으로 탈바꿈했다. 그들은 재화와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해상로의 기지들을 통제하며, 해외 이익과 그곳의 자국 거주민을 보호할 수 있는 해군력을 갖춰야 한다. 이 모든 요소를 갖춘 중국은 계속해서 이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2022년부터 최대 상선 보유국이면서 상선 건조국이고, 세계 10대 컨테이너선 항구 중 7개를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대양에서 해양 교통로를 통제하려는 중국은 이를 위해 해외에서 장기 임대로 관리하는 항만 터미널들로 구성된 ‘진주 목걸이’(중국이 인도양으로 진출하는 지역을 선으로 연결하면 진주 목걸이 모양이라는 데서 따온 표현)를 확충하려 한다. 그리고 21세기 해상 비단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자 한다. 해외 이익 보호에 필요한 해상력의 눈부신 도약으로 중국의 해군과 해안 경비대, 해상 민병대는 세계 최정상권이다. 또한 중국은 해군에 필요한 거점과 보급 기지 확보를 위해 태평양에서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태평양에서 주로 미국과 대결하는데, 늦어도 2049년에는 미국을 대체하는 세계 최고의 해양 세력이 되려고 한다.
지정학적 섬, 해양에 대한 야욕을 포기하고 고립을 선택하다
유구한 역사의 중국 문명은 무력 침략, 상반된 정치와 경제 이념, 다양한 종교 문화 등의 형태로 외부 영향에 직면해왔다. 하지만 그 모든 영향을 흡수하고 늘 중국화했기에, 중국 문화의 독특함은 잃지 않았다.
중국은 문명을 보존하는 데 위협이 된다고 여겨 외부 세계와 거리를 두고, 중국 중심 정책을 펴 스스로를 일종의 ‘지정학적 섬’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지키려 육지의 변경에서는 완충 지대를 구축하고, 바다 쪽으로는 가능하면 개발하지 않는 편을 선택했다. 오늘날 이 ‘지정학적 섬’은 인구가 과밀하고 경작지는 부족해서 발전에 필수적인 무역 시장과 외국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중국은 이 상반되는 두 가지 지상 과제를 조화시키려 애쓰는데, 중국을 외부 세계와 연결하는 물리적 공간 및 가상 공간인 완충 지대들을 지배하면서 그런 공간을 자국 이익에 최대한 이용하려 한다. 현재 중국 지도자들은 해양 영역, 우주, 사이버공간 등 이런 ‘공유 공간’을 통제하려는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중국은 일찍부터 육로와 해로로 서양과 교역 관계를 맺었다. 그렇지만 이 관계는 일방적이었다. 금과 은을 제외하고 서양에서 생산된 그 어떤 것도 중화제국의 관심을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육로와 해로로 두 개의 비단길이 열려 문화, 기술, 종교 등에서 교류가 활발했다. 비단길은 비단뿐 아니라 종이, 도자기, 비취, 보석, 모피와 함께 책과 서쪽에서 오는 종교의 길이기도 했다.
중국 해안에 접한 바다에서는 10세기부터 연안 무역이 발전했다. 천문학과 나침반을 활용하는 원양 항해의 단서들이 12세기 초 중국 선박들에서 나타났다. 연안에서 원양으로 항해가 확장했다는 것은 세계의 모든 문화권에서 나타나는 주요한 지적 진보의 표식이다. 중국에서 이런 확장이 함대의 확장과 동시에 전개된 것은 송나라 시대(960~1279)다.
원나라(1271~1368)의 몽골인들은 해상 교역을 국유화했고, 세금과 의무를 늘려 송나라가 구축한 경제 체제를 허물었다. 함포가 처음 등장한 것도 이 시대다. 해상 운송은 당시 중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이 시기에 중국의 대형 정크선이 인도양에 모습을 드러내며 해상 물류를 지배했는데, 조선 기술의 우수성 덕분이었다.
1368년에서 1395년까지 명나라(1368~1644) 초기에 홍무제가 실시한 조세 개혁으로 외국인도 교역을 할 수 있었고, 외국과의 통상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여긴 행동 때문에 금지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1420년에서 1431년까지 무슬림 환관 정화는 남중국해와 인도양, 홍해로 7차례 원정에 나섰다. 317척의 선박으로 구성된 선단에는 보물선이 60척 이상이었는데, 길이가 120미터에 이른 이 배에는 돛이 9개나 달려 있었다. 이 보물선들은 여러 전함의 호위를 받았고, 범선인 이 전함들은 바람의 방향이 어떻든 호위 임무에 필요한 작전상의 기동력을 부여하는 노를 갖추었다. 이때가 중국 제국의 해양 절정기다.
같은 시기의 서양과 이 탐험 여행은 식민지나 무역이 팽창하는 시대를 열지 못했다. 중국이 다른 모든 외국보다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었는데도 해양 세력이 되기를 거부한 것은 정치적 선택이지만, 외국인 혐오뿐만 아니라 강한 우월감 때문이기도 했다. 중화제국은 이렇게 해양에 대한 야심을 포기했다.
중국 해양 지정학의 상수들
이 상수들은 정치적 성격을 띠지만 외교·군사 전략과 무기 체계 획득 전략과도 관련되며, 중국의 해양 활동을 밝혀주는 해석의 창을 제공한다.
장기적인 시간
중국은 장기적인 시간 감각이 있다. 그 감각을 활용해 필요할 때 역사적 경험을 분석해 교훈을 얻을 줄 안다. 그래서 신중히 행동하면서 자신의 실패와 적의 실패로부터 배운다. 특히 ‘굴욕의 세기’를 잊지 않으려 하고, 오히려 복수를 다짐하면서 그 기억을 되살린다. 시진핑 주석은 2012년 권좌에 오르면서 중화민족 부흥의 ‘중국몽’을 구호로 내세웠다. 그는 장기간 중국을 통치하기 위해 헌법을 수정했지만, 중국몽을 자신의 임기 중이 아닌 ‘굴욕의 세기’에 상징적 종말을 고할 중화인민공화국 선포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 실현하기를 바란다.
계획 능력
중국의 정치 체제는 장기간에 걸쳐 분석 역량을 개발해 중국에 필요한 프로젝트들을 상세하게 계획한다. 산업과 경제 측면에서 보면, 전기차 분야에 대한 장기 전망은 리튬 배터리와 전기차 및 그 부품을 개발하고 시장을 연구할 수 있게 했다. 군사 측면에서 인도양에 기지를 마련하는 결정 역시 깊이 생각한 것이다. 지부티 해군 기지는 단순히 기지만이 아니다. 이 기지는 지중해로 접근할 수 있는, 따라서 유럽 시장으로 접근할 수 있는 주요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입구에 자리하고 있어 최고의 전략적 위치를 제공한다. 파키스탄의 과다르 항구도 마찬가지다.
법적 수단의 정교한 활용과 모호성 문화
중국은 아주 신중하게 몬테고 베이 협약 가입을 추진했다. 이 ‘신(新)해양법’의 영향을 주의 깊게 연구했고, 부득이하다고 판단한 중재재판소의 불리한 판결을 피하기 위해 가용 수단을 활용했다. 2009년에는 ‘구술서’를 전달해, 몬테고 베이 협약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데도 10단선 안에 포함되는 지역에 대한 ‘명백한 주권’을 주장했다. 또한 10단선의 다른 이름인 ‘우설선’ 내의 해역에 대해 법적 관할권을 가진다고 확인했다. 중국은 모호함을 유지하기 위해 10단선 각각의 지리적 위치를 명시하지 않으려 한다. 아울러 구술서에만 기대어 그 경계를 정확하게 명시하지 않으면서 ‘자국 관할권 아래 있는 해역에서’ 해경 운용에 관한 국내법(2021)을 제정했다.
분열된 상대국에는 강경한 태도로
중국은 자국과 관련한 해양 분쟁에 대해 국제기구나 동맹체에 늘 회답을 거부했다. 해양과 경제에서 중국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해경과 해양 민병대만 개입하는 격렬한 대치에서 중국은 항상 자국 입장을 관철할 수 있다. 중국은 이런 방식을 베트남, 필리핀, 일본, 한국 등에 적용한다. 봉쇄 상황에서 절대로 뒤로 물러서서 타협을 모색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중국은 상대국이 정부 교체를 계기로 또는 지정학적 환경 변화로 중국의 바람대로 상황이 변화해 손을 들고 나올 때까지 요지부동이다.
외교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일부 중국 대사들이 주도하는 ‘전랑(戰狼) 외교’ 전략이다.
상징성의 존중과 위신의 유지
‘굴욕의 세기’는 중국 역사에서 고통스러운 시기만이 아니라 중국이 보상을 원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이는 〈신디렉트(Chinedirect)〉가 소개하는 중국몽 설명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것은 시진핑과 공산당의 정통성을 강화하고 ‘굴욕의 세기’에 복수하는 것이다. 이 위협은 바다를 건너온 모든 열강, 영국은 물론 중화제국과의 해전에서 승리하고 원명원 약탈에 가담한 프랑스와도 명백하게 관련된다. 중국의 경우 장기간에 걸친 계획 능력, 전 지구적인 세력, 그리고 상징성에 부여하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이런 종류의 위협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여러 번의 타이완 해협 위기에서 인민해방군 해군이 겪은 실패를 기억하고 이 해협을 경항공모함들이 차례로 처음 통과할 때, 모든 함재기를 싣고 호위함을 거느려 완전히 작전 태세를 갖추었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우월한 해군력 앞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체면이 깎인 순간들을 지우는 것이 이 해협 통과의 상징적 목적이다.
누적 효과와 기정사실화
미국의 중국 전문가 로버트 해딕(Robert Haddick)은 중국이 구사하는 ‘살라미 슬라이싱(salami slicing)’ 전술을 작은 조치들의 완만한 누적이라고 정의한다. 각각의 조치는 카수스 벨리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합쳐져 주요한 지정학적 변화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행동 양식은 아주 효과적이어서 스프래틀리 제도에 대규모 해공군 복합 기지를 점진적으로 구축할 때 완벽하게 작동했다. 그렇지만 세컨드토머스 암초의 경우 미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가 필리핀에 해군 지원을 제공하는 한 교착 상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미국 행정부가 교체될 경우 지원은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어 이는 시간문제일 뿐이다. 중국은 이런 점에서도 장기적인 포석을 둔다.
기준 상대 선정
중국은 잃어버린 위대함을 되찾고 싶어 하고, 이를 위해서는 해상 수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굴욕의 세기에 일부 책임이 있으면서 경제적으로 중국의 주요 경쟁국인 미국의 해양력은 당연히 중국이 비교 대상으로 삼는 대상이다. 실수하지 않고 제한된 자원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중국은 미국의 해군력을 구성하는 요소인 핵잠수함, 항공모함, 함재기, 전력 투사함, 미사일 발사 순양함, 구축함 등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복제한다. 중국이 개발한 무기 체계 획득 전략에서 역공학은 설계를 숙달하는 필수 요소이고, 그 덕분에 많은 영역에서 격차를 줄일 수 있었다. 이를테면, 대포를 단 2문만 구매하는 것은 그 대포를 복제하기 위한 방법이다. 하나는 역공학용이고, 다른 하나는 성능 참조용이다.
수적·기술적·동적 우월성
근해에서 상대국 해경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 중국은 선체가 철강인 선박들로 구성된 해상 민병대를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 민병대 배들은 베트남 해상 민병대의 목선을 비롯해 근해에서 대결하는 연안 국가들의 선박에 가차 없이 돌진할 수 있다. 중국 민병대는 선박의 수적 우위를 앞세워 상대 배를 침몰시키고 암초들을 차지한 뒤 소유한다.
인민해방군 해군은 현재 미국보다 전함 수에서 우월하고, 함대는 균형을 이루고 있다. 톤수에서는 아직 미국에 필적하지 못하지만, 빠른 속도로 선박을 건조하고 있어서 이는 그저 시간문제일 뿐이다. 그리고 중국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해역에 해군 전력을 사실상 집중 배치한다. 중국의 모든 항구가 근해에 위치하므로 전 세계 바다에 분산된 미국 함대에 비해 이 해역에서는 수적 우위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속도로 해군을 발전시켜, 이미 미국 해군보다 수적 우위에 있다. 대규모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군을 재편하고 있으나 아직은 그런 작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음도 안다. 특히 육해공 연합 전투와 해전에서 직접적인 전투 경험이 부족하다. 그래서 16세기 네덜란드나 17~18세기 영국의 해양력 등 역사적 경험의 교훈을 세밀하게 연구한다.
공산당 조직이 모든 기업의 수뇌부를 차지하는 중국 공산당 체제에서 사회와 산업의 해양 활동 전체는 중국이 세계 해상제국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한다. 덩샤오핑의 실용주의와는 거리가 먼 완고한 이데올로그인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은 군사든 무역이든 과학이든 모든 해양 영역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하고자 한다.
중국이 몰두하는 해군 군비 경쟁은 치밀한 분석의 결과다. 중국 내 경제 성장은 미진하고, 첨단 기술 상품의 수출과 연계된 경제 성장은 외국의 강력한 주체들이 취하는 보호 조치 강도와 그에 따른 수요 고갈로 한계에 도달해 계속 뒷걸음질 친다는 것을 중국은 알고 있다. 게다가 출산율이 1.05명밖에 안 되는 위태로운 인구 감소를 겪고 있어서 중기적으로 중국군의 인적 자원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중국은 다방면에서 해양력을 발전시키고 있어서, 이를 장기적으로 지속한다면 해상제국이 될 것이다. 또한 해상 물류와 해양 산업의 많은 부분을 통제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도 못하는 일이다. 중국 함대는 어떤 해군도 하지 못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중국은 근해를 지배할 수 있으며 효율적인 산업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 부족한 것은 훈련과 전투 경험만이 가져다줄 수 있는 운용상의 효율성뿐이다. 그렇다고 우리는 불안해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목차
서론
1 중국의 쇄국: 쇠락의 시대(1820∼1976)
굴욕의 세기의 발단
서양의 집요한 무역 팽창
간과한 바다
중국 공화국들의 지정학
2 잠에서 깨어난 중국 경제
중국의 놀라운 경제 성장
해양 성장의 요소들
새로운 시장을 향하여: ‘일대일로’
중국의 북극 정책
3 중국 해군의 탄생과 경이로운 발전
근해의 지배와 세계 대양의 통제
해상제국 중국의 전력 투사
항공모함 개발 프로그램
필수 능력인 군사력 투사
해저에서 개입하기
결론: 세계의 해상제국이 되려는 중국의 열망은 이루어질까
새로운 수출 시장이 필요한 중국
중국 해양 지정학의 상수들
현실이 된 분쟁 위험
감사의 글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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