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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2682496
· 쪽수 : 116쪽
· 출판일 : 2022-01-21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1. 첫 띠가 생겼어
2. 준 브라더스와 검은 띠
3. 색깔은 중요해
4. 낮엔 합기도, 밤엔 태권도
5. 찾았다, 검은 띠!
6. 우리의 다짐
7. 흰 띠가 간다
리뷰
책속에서
노 띠는 띠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젠 나도 노 띠가 아닌 흰 띠란 말씀! 대수롭지 않은 척했지만 자꾸만 바닥에 놓인 흰 띠에 눈이 갔다. 볼수록 뿌듯했다. 관장님의 호명에 따라 아이들이 한 명씩 나가서 띠를 바꿔 받아 왔다. 흰 띠를 내고 노란 띠를 받고, 노란 띠를 내고 주황 띠를 받고, 주황 띠를 내고 초록 띠를 받았다. 다들 바뀐 띠를 보며 기뻐했다. 모두 나보다 높은 띠지만 막 부럽진 않았다. 그 순간만큼은 내 흰 띠가 최고로 느껴졌다.
“예의를 다하겠습니다. 넓은 마음을 갖겠습니다. 성실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강자에게 강함을 약자에게 관용을 베풀겠습니다. 나를 깨우치겠습니다. 합기! 수고하셨습니다.”
우리는 늘 그렇듯, 다섯 가지 ‘우리의 다짐’ 암송으로 훈련을 마쳤다.
“여름에 너 호동 태권도 티셔츠 입고 있는 거 봤어.”
“아, 그거…….”
준휘는 학교 숙제는 맨날 까먹었다면서 별걸 다 기억했다. 예준이도 궁금한지 눈을 반짝였다.
“호동 태권도? 거긴 어디야? 우리 동네에서는 못 봤는데.
너 전학 오기 전에 다니던 데야?”
“으응? 맞아……. 그때 다녔지.”
나는 아빠 직장 때문에 올봄에 전학을 왔다. 그렇지만 호동 태권도를 다닌 적은 없다. 그러니까 준휘가 봤다는 그 티셔츠는 연우 이모가 보내 준 옷이다. 구멍이 송송 나 있어 가볍고 시원해서 여름 내내 잘 입고 다녔다. 그걸 준휘가 기억하고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너 그럼 태권도 다 배우고 합기도를 또 배우는 거야? 우아, 대박!”
예준이가 설레발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나는 양심껏 고개를 아주아주 살짝 끄덕였다. 연우 이모만 아니었으면 진짜 그랬을지도 모르니까.
“뭐야. 진작 그렇다고 말할 것이지. 태권도를 무시하는 줄 알았잖아. 그럼 너도 검은 띠겠네?”
우준이가 아까보다 누그러진 말투로 물었다.
‘고개를 저어, 말어? 여기서 검은 띠가 아니라고 하면 우준이가 나를 계속 얕잡아 볼 텐데. 에라, 모르겠다.’
“당연한 거 아니야?”
거짓말은 나쁜 거지만, 누굴 괴롭히는 거짓말은 아니니까 그렇게 잘못은 아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