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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3391793
· 쪽수 : 296쪽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봄
입춘 무렵
독서예찬
봄의 소리
동백(冬柏) 그리고 동백(東伯)
봄꽃
낙동강
여름
책과 독서
부산의 산과 산 이야기
남도여행
길은 그냥 길이던가 지리산 문학기행
시비를 찾아서
가을
자연과 생명
개에 관한 단상
동그라미와의 동행
나의 노래, 나의 음악
헐리우드 키드
내가 본 절집
겨울
그 섬에 내가 있었네
부산만필
간이역풍경, 문학풍경
겨울속의 겨울
군대 그리고 나
글쓰기와 친일문학
맺는 글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강바람을 타고 오든, 신발 끝으로부터 오든 흔히들 말하는 무채색의 겨울은 봄이라는 이름으로 그 색을 달리하며 우리들의 마음까지도 녹이며 푸르고 훈훈하게 해 줄 것입니다. 비발디의 ‘사계’ 중에 봄 악장만 해도 밝고 경쾌하다가 먹구름이 몰려오고 다시 밝아집니다. 그러하니 달이 둥글다가 반쪽이 되고, 봄여름 가을 겨울로 사계가 순환하고,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고, 이러한 변화의 과정은 오늘도 내일도 계속됩니다. 다만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그것은 진리(眞理)인가 합니다. 참된 도리와 이치. 시간과 공간에 구애됨이 없는 불변의 법칙 말입니다. 그 불변의 원칙 속에 제가 있고 형이 있고,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원형적 공간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글은 자기 깨달음의 기록이고, 삶이 곧 글이며 글쓰기란 우주의 율동을 읽어내는 일이며 미쳐야 하는 것이라고요. 저는 이날 장흥 땅을 거닐면서, 코끝을 간질이는 갯내음속에 어머니의 손등처럼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개펄과 검푸른 바다를 보면서, 비록 많은 문학인을 배출하고 그 글들의 고향 같은 문향의 고장이지만, 실제로 문인들의 생가나 글의 배경이 되는 곳을 찾기 위해서 마을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물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있어서 문학은 하나의 또 다른 이면일 뿐, 농사일과 고기 잡는 일이 우선일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침마다 화분이나 나무에 물을 주고 생명이 있는 것에 감사하며 밤이면 텔레비전 프로그램 따위에 희비하지 않고 한편의 시를 읽거나 쓰며, 얼굴에 칼을 들이대는 아름다움보다 나누는 것이 마음 비움의 시작이고, 이를 바탕으로 사는 것이 마음의 짐을 덜고 젊게 사는 비결이라 믿으며, 헬스클럽에서 목표를 정해놓고 운동을 하는 것보다 수시로 걸으며 자연을 느끼고, 긍정적으로 사는 사회의 자화상을 간이역이라는 풍경 속에서 찾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