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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3691602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4-10-30
목차
이름순으로 되어 있습니다.
호송 시집을 내면서 4
주역 공부를 계속 하면서 7
추천사(관중) 10
추천사(가산) 12
목차 14
김
약선 김동조 16
함산 김상태 20
연향 김선화 24
관음 김성동 28
가향 김영임 32
송담 김용학 36
금단 김지택 40
덕천 김철규 44
태정 김태곤 48
금원 김영숙 52
남
관중 남윤현 56
류
관지 류성현 60
박
유관 박범인 64
이순 박범재 68
양정 박주갑 72
순우 박흥순 76
손
위오 손만진 80
자연 손형우 84
신
관중 신명균 88
순천 신운철 92
지원 신원철 96
문언 신현상 100
오
복운 오병운 104
함원 오채원 108
무겸 오흥녕 112
유
현옥 유인자 116
이
문덕 이용제 120
가산 이상백 124
관행 이상흥 128
포겸 이석진 132
형옥 이수정 136
삼명 이용승 140
형중 이정열 144
어룡 이철규 148
용귀 이현규 152
임
여형 임용배 156
정
거형 정건희 160
이선 정민자 164
화행 정상민 168
효원 정서윤 172
석과 정영길 176
평중 정인길 180
겸산 정지권 184
혜담 정홍도 188
조
석과 조규용 192
소명 조홍제 196
진
후덕 진태용 200
최
여운 최내옥 204
다경 최상경 208
덕여 최영훈 212
함
금정 함영미 216
허
개석 허창회 220
홍
심천 홍인종 224
황
이원 황영희 228
저자소개
책속에서
주역 공부를 계속 하면서
퇴직한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그 무렵, 지나온 여정을 되돌아보며 한 가지 깨달은 점이 있었다. 인생은 크게 보면 세 개의 막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태어나서 전적으로 부모님의 도움으로 공부하고 일자리를 구해 결혼하기까지, 기본을 갖추는 것이 제1막이다. 이어서 사회로 나아가 대인들을 만나 배우고 익히며, 한편으로 좌충우돌 돌진해 왔던 것이 제2막이다. 그리고 이제 퇴직 후 조용히 하산의 길을 걸어가야 할 시기가 제3막이다. 제1막과 제2막은 각각 약 30년 정도의 기간을 가졌으며, 운이 좋다면 제3막도 30년 정도 지속될 것이라 기대했다.
인생을 등산에 비유해도 마찬가지다. 기본기를 갖추고 앞만 보고 준히 올라가는 구간, 능선에 올라 전후좌우와 상하(六位)를 살피면서 정상에 도달하는 구간, 그리고 잠시 쉬었다가 하산하는 구간, 이렇게 세 구간으로 나뉜다. 보통 에너지는 각각 30%씩 배분하고, 나머지 10%는 비축해 두는 것이 이상적이다.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위해서는 힘의 배분만큼이나 하산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하산 길에는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생의 하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갈림길에서 망설이던 그때, 주역 공부를 권유하는 친구들이 몇 있었다. 그렇게 대유학당에 입문하게 되었다. 하경부터 시작해 계사전, 입문, 상경 순으로 몇 바퀴를 돌았다. 주역은 평이하고 간단한 학문이지만 모든 것을 갖추고 있어 항상 가까이 하라는 말을 듣곤 했다. 그러나 공부를 할수록 점점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드는 느낌은 여전하다.
운동도 그렇듯이, 공부도 반복이라고 한다. 반복할수록 성인들의 말씀은 더욱 선명하게 각인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이 우왕좌왕하던 일상생활에 방향을 잡아주는 빛이 되고, 또한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좌표가 되고 있다.
우리는 주역 64괘 384효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즉, 우리의 일상생활이 주역 안에 있다는 것이다. 주역은 때에 맞게 행동하면 미래에 좋은 결과, 즉 길(吉)을 얻게 될 것이라고 출처진퇴의 때를 강조한다. 하산 길에서의 때란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자신을 항상 연마하며 준비는 하되, 때를 기다리는 자세가 중요하다(待時而動). 때가 왔다고 판단되면 반드시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움직이지 않을 때는 몰라도, 일단 움직인다면 적극적으로 행동하여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생각이다(動而不括).
산을 오르다 보면 숨이 차오를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그늘 아래에서 잠시 쉬어가기도 한다. 설악산 백담사에서 봉정암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깔딱고개에는 '해탈고개'라는 표지가 있다. 무거운 짐은 내려놓고, 몸과 마음을 가볍게 비우고 올라가면 이 고비를 쉽게 넘길 수 있다는 뜻으로 다가온다. 이는 인생의 하산 길에서도 항상 근신하며 조심하는 자세를 유지하라는 메시지다(戒愼恐懼). 우환이 많은 세상에서 일상에 허물이 없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其要无咎). 모든 것을 비우고 나아가면 앞으로의 인생은 계속 편안해질 것이라 믿는다(寂然不動).
공부는 천천히 하면서 반복하는 것이며, 평생 이어가는 일이다. 그리고 함께하는 것이 오래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번에 호송시집이 출간되면서 그동안 흩어져 있던 도반들이 다시 하나의 동인 울타리 안에 모여 함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올해처럼 유난히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건원 선생님을 비롯한 대유학당의 모든 분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24년 9월
泰井 김 태 곤
2. 추천사
대유학당에서 주역을 배운 지 6년이 되었지만, 아직 주역의 참맛을 깊이 느꼈다고 하기엔 부족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주역 계사전에 “건(☰)은 쉽게 주장하고 곤(☷)은 간단하게 받아들임으로써 천하의 모든 이치를 얻을 수 있다(易簡而天下之理 得矣)”라고 했듯이, 건원 선생님의 명쾌한 강의를 믿고 따라가다 보면 주역의 이치에 통달할 것이고, 그것이 곧 우주의 이치를 깨닫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더구나 건원 선생님으로부터 ‘관중’이라는 호를 받았을 때, 그 송시의 첫 구절 “손을 씻고 제사 올리기 전의 마음이면 모두가 믿고 존경할 것이니(盥而不薦 有孚顒하니)”라는 말씀이 제 마음 깊이 와 닿았습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옛말에 10살까지는 친구로 보며 사귄다고 하지만, 어느덧 70이 넘은 나이에 서로를 ‘애니, 재니’하며 이름을 부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호를 받은 후 서로를 호칭으로 부르니, 우리 사이가 더 정중해졌고, 주변 사람들도 우리를 보며 품격이 느껴진다며 좋게 보아주었습니다.
대개 호는 그 사람의 고향이나 지향점을 반영해 짓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너무 고상하게 지으면 부담스럽고, 너무 가볍게 지으면 비속하게 여겨질 수 있는데, 건원 선생님께서 주역의 구절에서 따온 글귀로 호를 지어주신 덕에 자연스레 품격이 생기고, 저 또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동안 선생님께서 지어주신 호를 모아 ‘호송집’으로 발간하신다고 하니, 그 철학적 깊이와 문학성으로 볼 때, 혼자만 보기 아까운 글들이 드디어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된 것이 매우 기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마음을 이렇게 글로 적어봅니다.
2024년 9월
觀中 南允鉉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