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91189217846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25-11-30
책 소개
★출간 즉시 아마존 프랑스 소설 1위!
“비르지니 그리말디 작품 중 가장 깊고 아름다운 이야기. 그녀의 진면목이 담긴 최고의 소설!” - 《르 파리지앵》
“실제 같은 생생한 캐릭터, 인생에 대한 통찰 그리고 유쾌한 유머! 웃고 울게 만드는 이 책의 인물들을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도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 《픽션오파일》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는 환상적인 스토리텔러!
지금 프랑스가 가장 사랑하는 여성 소설가, 비르지니 그리말디
문학을 품은 나라, 프랑스에서 한 신인 소설가가 돌풍을 일으키며 등장한다. 블로그를 운영하며 재치 있는 글로 독자와 소통했던 그녀는 2014 에크리르 오페미닌 문학상을 수여하고 다음 해 첫 소설을 출간한다. 그녀의 데뷔 소설은 출간하자마자 단숨에 아마존 프랑스 소설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독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 해 소설 선호도 1위에 오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그녀의 소설은 2019년부터 매년 100만 부 가까이 팔리고 있으며 총 누적 판매 부수는 800만 부에 이르렀다. 또한 작품들은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고, 이로써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읽힌 소설가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독자들에게서도 열렬히 사랑받는 작가가 되었다. 바로 프랑스가 가장 사랑하는 여성 소설가 비르지니 그리말디의 이야기다. 비르지니 그리말디의 소설 『우리의 추억은 이곳에 남아(원제: Une Belle Vie)』를 한국의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돌아가신 할머니의 집을 정리하며
마주하는 과거의 상처와 상실, 그리고 가족애
할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오랜 시간 연락이 끊겼던 두 자매, 엠마와 아가트는 다시 할머니의 집에서 재회한다. 책임감 있고 냉철한 엠마와 자유롭고 감정적인 아가트. 닮은 듯 다른 두 사람은 어린 시절의 기억, 오래된 상처, 말하지 못한 진심과 마주하게 된다. 과연 이들은 과거의 균열을 메우고 다시 이어질 수 있을까? 바스크 지방의 눈부신 여름 풍경 속에서 지내는 일주일 동안 터져 나오는 웃음과 눈물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야말로 인생의 가장 큰 선물임을 일깨운다.
엠마와 아가트, 두 사람의 시점에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어지는 소설은 말로는 설명하기 복잡한 자매, 가족 간의 감정들을 섬세하게 묘사하여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감정의 거장이라 불리는 그리말디는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따뜻하고 매혹적인 필치로 독자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당신에게도 소중한 누군가가 있다면, 이 이야기는 분명 당신의 마음을 울릴 것이다.
5년 만에 재회한 엠마와 아가트 자매
한여름 바스크 지방에서의 일주일
할머니의 집이 팔리기 전, 엠마와 아가트는 추억이 가득한 곳에서의 마지막 여름휴가를 함께 보내기 위해 만난다. 오랫동안 닫혀 있던 현관문, 장난처럼 이어지는 말다툼, 냉장고 속에 남아 있는 치즈와 사과, 정원에 다시 피어난 양귀비까지…. 두 사람은 익숙하고도 아련한 공간에서 어린 시절의 엠마와 아가트를 마주한다.
5년이라는 긴 공백에 어색함도 잠시, 두 사람은 다시 이전처럼 자매의 모습을 되찾는다. 바닷가에서 물에 휩쓸려 넘어지며 웃고, 시장에서 와인을 나눠 마시고, 설거지하며 티격태격하는 일상은 모두 두 사람이 다시 서로에게 닿아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 가운데 엠마와 아가트는 그들이 잃어버린 것과 전하지 못했던 마음에 대해 생각한다.
닮은 듯 너무나도 다른 우리
사랑하고 미워하는 가족이라는 이름
언니인 엠마는 책임감이 강하고, 감정을 조용히 삼켜내며, 오랜 시간 가족의 균열을 온몸으로 버텨온 인물이다. 동생인 아가트는 감정에 충실하며, 겉으로는 가볍고 유머러스해 보이지만 마음속에 큰 우울과 불안을 지닌 인물이다. 폭력적인 엄마의 불안정함과 아빠의 부재는 엠마와 아가트의 마음에 진한 멍 자국을 남겼다.
그런 두 사람의 어린 시절을 지탱해준 건 바로 할머니의 존재였다. 맛있는 음식과 넘치는 사랑과 따뜻한 위로를 주었던 할머니. 언제나 두 사람의 돌아갈 곳이었던 할머니의 집을 이제는 비워줘야만 한다. 이제 엠마와 아가트는 할머니를 떠나보내고, 앞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추억과 사랑이 남긴 발자국을 따라
상처와 상실을 건너 다시 살아내는 일
엠마와 아가트는 가족 안에서 많은 아픔을 경험하고, 그 경험은 상처가 되어 오랫동안 두 사람을 괴롭힌다. 두 사람은 자주 불안해하고 우울해하고 예민해진다. 힘겹게 걸어가다가 또 무너지고, 무너진 자리에서 한참을 헤매다가도 서로의 손을 잡고 다시 걸어간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나아가는 이야기, 손을 맞잡는 이야기, 또 넘어져도 된다고 그러면 또 같이 일어나자고 말하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에게까지 함께 나아가자고 손을 뻗는 이야기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에 비틀거리면서도 끝내 걸어가는 엠마와 아가트의 이야기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관계와 묻어두었던 과거의 기억들을 돌아보게 만든다. 당신에게도 소중한 누군가가 있다면, 이 소설이 분명 마음 깊이 와닿을 것이다. 상실의 슬픔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도 유머와 희망을 놓치지 않는 비르지니 그리말디의 소설 세계로 당신을 초대한다.
목차
독자에게 보내는 메시지 4
우리의 추억은 이곳에 남아 12
감사의 말 344
책속에서
나는 아가트를 따라 문 쪽으로 걸어갔다. 햇살이 아가트의 머리칼에 부서졌고, 금발 속에 긴 흰머리 몇 가닥이 보였다. 세월의 흔적이 내 가슴을 조여왔다. 내 눈에는 동생이 늙지 않는 것만 같았는데, 지난번 만남 이후 벌써 5년이 지났고, 어느새 아가트는 어른이 되어 있었다.
“내가 열쇠를 어디다 뒀더라.”
아가트는 가방을 현관 매트 위에 쏟아부었다. 껌과 담뱃갑들 사이에 긴 열쇠가 놓여 있었다.
“찾았다!”
열쇠가 거기에 없었다면 좋았을 텐데….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서 돌아서야 하고, 포기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할머니 집이 다른 사람에게 팔리기 전에 우리의 마지막 여름휴가를 여기서 보내자고 내가 제안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 문이 열리는 걸 보는 기분, 그리고 신발을 벗으라던 할머니의 목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기분을 알지 못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나도 더는 살지 못할 거라 생각했었다. 할머니를 사랑한 순간부터 나는 할머니를 잃을까 두려웠다. 어릴 때 밤늦게 전화가 울리거나, 할머니가 전화를 바로 받지 않거나, 엄마가 어떤 소식을 듣고 눈썹을 찌푸릴 때마다 나는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생각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건가 추측했던 게 아니었다. 그냥 그게 사실이라고 받아들여버렸다. 나는 할머니의 죽은 몸 위에서 울었고, 장례식에 참석했으며, 할머니의 부재를 격렬히 느꼈다. 그러다가 할머니가 무사하다는 걸 알게 되면, 엄마가 받은 전화가 다른 소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행복에 벅차올라서 하늘과 운명과 전화기와 엄마, 감사할 수 있는 모든 것에 감사하곤 했다. 그때 세상은 갑자기 맛있고, 놀랍고, 훌륭해졌다. 한 심리학자가 어느 날 내게 말하길, 건강염려증이 있는 사람들은 중병 소식을 가장 잘 견디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머릿속으로 이미 너무 많이 훈련해서, 실제로 그런 일이 닥치면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평생 반복해도 나는 할머니의 부재에 준비되지 않았다. 세상이 할머니라는 중심축 없이 어떻게 돌아갈 수 있는지 나는 상상할 수 없었다. 나를 한 번도 버리지 않았던 단 한 사람을 잃은 후에 내가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동생. 그게 바로 나다. 나는 동생으로 태어났고, 동생으로 죽을 것이다. 나는 형제자매 사이에서의 위치가 우리가 어떤 어른이 되는지를 깊이 각인시키고, 심지어 결정한다고 굳게 믿는다. 만약 내가 첫째였다면 아마 다른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첫째는 길을 열고, 모든 곳에서 자리를 차지하며, 모든 관심을 빨아들인다. 부모는 첫째의 존재에 몰두하고 온갖 근심이 첫째를 감싸며, 모든 ‘처음’의 힘은 첫째에게 쏠린다. 많은 이들에게 가족은 첫째 아이와 함께 시작된다. 그다음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가족을 넓히지만, 첫째는 가족의 토대를 세운다. 첫째는 뒤따르는 이들이 알 수 없는 중요성과 책임을 짊어진다. 반면, 뒤이어 태어난 아이들은 이미 점유된 공간에 발을 들인다. 관심은 나누어지고, 불안은 덜하며, ‘처음’은 이미 지나 있다. 그들은 자신을 만들어가기 위해 본보기를 정하고, 그것에 의지하거나 거역하면서 성장한다. 그들의 성격은 반응과 비교 속에서 정의된다. 더 시끄럽거나, 더 조용하거나, 더 이렇거나, 덜 저렇거나. 어느 자리가 더 부러운지는 나도 알 수 없다. 각자의 위치에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으니까. 내가 아는 건, 나는 둘째이고, 막내이고, 작은아이이고, 그다음에 태어난 아이라는 사실뿐이다. 그리고 나는 평생 그것을 깊이, 본능적으로 느끼며 살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