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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32475844
· 쪽수 : 316쪽
· 출판일 : 2025-11-30
책 소개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대표작
“포크너는 미국이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이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다.”
― 알베르 카뮈
20세기 미국 현대 문학의 거장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대표작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는 독보적이고 혁신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며 “현대 미국 문학에 이바지한 바가 크고, 유례를 찾기 어려운 예술적 성취를 이뤘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1949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윌리엄 포크너의 대표작이다. 포크너는 자신이 자란 미시시피주의 작은 동네를 배경으로 가상의 마을 요크나파토파 카운티를 만들고 그곳을 배경으로 여러 작품을 썼는데, 이 작품 역시 그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포크너의 색이 잘 드러나 있는 이 소설은 고향인 제퍼슨에 묻어 달라는 엄마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운구 길을 떠나는 한 가족의 여정을 다뤘는데, 번드런가 가족〔아버지 앤스, 어머니 애디, 큰아들 캐시, 둘째 아들 달, 셋째 아들 주얼, 넷째(딸) 듀이 델, 막내 바더먼〕은 백인 중산층에게도 멸시당하는 가난한 남부 백인 가문 사람들이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이 작품을 “포크너의 소설 중 가장 체계적으로 다양한 목소리가 표현된 소설이며, 조이스 이후의 초기 실험주의의 정점”이라면서 포크너를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이며, 미국과 남미를 비롯한 전 세계의 소설가들에게 여전히 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평했다. 포크너는 앞서 언급한 노벨 문학상 외에 전미 도서상을 두 번 수상하고, 사망한 이듬해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20세기 미국 문학의 지형을 바꿨다는 평을 듣는 독보적인 작가다. 그만큼 그의 작품은 평범하지 않다. 문학적이고 철학적인 문장이 많고, 주어나 목적어가 불분명한 문장도 많아서 바로 이해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본 번역서는 포크너의 작품 색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일부 주어와 목적어를 명확히 하고, 문장의 의미를 알 수 있게 다듬었다.
한 인간의 죽음 앞에 선 여러 인물의
목소리를 교차시켜 드러낸 인간의 본성
이 소설은 열다섯 명의 화자가 각자의 시선으로 59장에 걸쳐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현실 속 우리도 같은 일에 관해 조금씩 다르게 기억하고 받아들이는 것처럼 이 작품 속 인물들이 하는 이야기도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처음에는 조금 전에 이야기한 인물과 다른 말을 하는 다음 인물의 얘기가 의아하게 느껴지지만, 곧 이들의 갈등과 각자 가지고 있는 편견을 드러내려는 작가의 의도임을 알아채게 된다. 포크너는 이런 다중 화자 기법에 더해 의식의 흐름 기법이라는 파격적인 형식과 난해한 문장 구조까지 끌어들여 겉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을 드러내며 스토리 위주의 소설에서는 들어갈 수 없는 깊은 곳까지 독자를 이끈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인물의 내밀한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고, 인물들의 목소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여러 화자 중에서도 열아홉 번 이야기하는 달과 열 번 이야기하는 바더먼이 주 화자라 할 수 있는데, 이 인물들은 가장 순수한 마음을 가진 인물이자 독특하고 철학적인 시각으로 이 작품에 특별한 색을 입힌다. 하지만 이 두 인물은(특히 달은) “그저 다수가 어떤 사람이 한 짓을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는” 이 세상에서 정상이 아니다.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사람이다. 이 가족의 해결되지도 치유되지도 않은 저마다의 상처가 앤디의 고향으로 가는 길에 오히려 더 깊어지는데도 그들은 여정을 계속 이어 간다. 그렇게 점점 부패해 가는 시신의 냄새를 맡고 말똥가리가 따라붙을 정도로 늦어진 운구와 예상치 못한 고초를 겪으면서도 번드런 가족은 끝까지 시신을 제퍼슨에 묻어야 한다며 고집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들의 속내가 그들이 옮기는 시신의 악취처럼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하나씩 드러난다.
1949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전미 도서상 수상 작가
퓰리처상 수상 작가
미국대학위원회 선정 SAT 추천 도서
뉴스위크 선정 100대 명저
목차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주
해설 미국 남부의 슬픔을 담아내며 위로하는 포크너만의 독특한 이야기 전개
판본 소개
윌리엄 포크너 연보
책속에서
내 기억에 어렸을 적 나는 죽음을 육체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믿었다. 이제는 그저 마음의 작용이라는 것을 안다. 누군가를 잃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겪는 마음의 작용이라는 의미다. 허무주의자들은 죽음이 모든 것을 끝낸다고 말하고, 근본주의자들은 죽음이 시작이라고 말한다. 실상 죽음이라는 것은 그저 잠시 한 곳을 빌려 살던 가족이나 사람들이 거주지나 마을에서 이주하는 걸 의미할 뿐이다. - ‘피보디’
하루가 밋밋한 회색빛으로 저물어 가고, 머리 위로는 태양이 마치 똑바로 쏜 한 무리 회색빛 화살에 맞은 듯 스러져 간다. 빗속에서 노새들이 콧김을 내뿜고 뿌연 진흙을 흩뿌리며 간다. 바깥쪽 노새가 도랑 옆 길가 쪽으로 미끄러지면서 자빠진다. 물에 젖어 납덩이처럼 무거운 누런빛 목재들이 부서진 바퀴 너머로 기울며 도랑 쪽으로 쏠린다. 부서진 바큇살 주변과 주얼의 발목 근처로 물인지 흙인지 알 수 없는 누런 물이 튀어 오르고, 흙도 물도 아닌 누런 길을 휘돌아 언덕 아래로 흘러가다가 하늘인지 땅인지 모를 진녹색 덩어리 속으로 사라진다. - ‘달’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영원히 죽은 상태로 있게 될 때를 준비하기 위한 거라는 아버지 말씀을 선명하게 기억한다. 매일 각자 비밀스럽고 이기적인 생각을 하고, 서로 다르고 나와도 다른 피를 가진 애들을 대하며, 이것만이 내가 죽음을 준비하는 유일한 방법 같다는 생각이 들 때, 나는 이런 생각을 갖게 한 아버지를 미워하곤 했다. - ‘애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