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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4285199
· 쪽수 : 350쪽
· 출판일 : 2025-12-17
책 소개
고인의 별세 1주기에 출간
“사람은 가도 사랑하는 마음은 남는다. 영원히.”
_정아은, 《높은 자존감의 사랑법》 중에서
2024년 12월 17일 정아은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1975~2024).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많은 이들이 애도했고, 이후 장강명 작가의 주도로 김하율, 김현진, 소향, 장강명, 정명섭, 조영주, 주원규, 차무진, 최유안 등 아홉 명의 동료 작가들이 모여 그를 기리는 추모소설집을 출간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2025년 12월 17일, 그의 별세 1주기에 출간되는 이 책이 바로 그것이다.
정아은 작가는 생전에 공저 포함 일곱 권의 소설과 다섯 권의 논픽션/에세이를 썼다.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들며 우리가 사는 현실의 문제들에 진지하게 천착해온 그의 작업의 동력은, 많은 이들이 증언하듯 타자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는 “세상을 이해하고 자기 사고를 발전시키려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 집단의 분위기에 자기가 해야 할 판단을 맡기지 않는 사람, 사실을 존중하는 사람”(장강명)이었다. 선후배 동료 작가들의 작품에 말과 글로 관심과 애정을 표했고, 타인과 세상 만물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심을 작품에 녹여냈다. 이 추모소설집 《엔딩은 있는가요》는 소설가들이 소설을 통해 고인의 부재와 그의 ‘끝나지 않은’ 문학적 유산을 받아들이는 작업이다. 생전에 정아은 작가가 남긴 작품목록은 다음과 같다.
※정아은 작가 작품 목록
《모던 하트》, 2013 (소설)
《잠실동 사람들》, 2015 (소설)
《맨얼굴의 사랑》, 2017 (소설)
《엄마의 독서》, 2018 (논픽션)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2020 (논픽션)
《그 남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2022 (소설)
《어느 날 몸 밖으로 나간 여자는》, 2022 (소설)
《높은 자존감의 사랑법》, 2022 (논픽션)
《전두환의 마지막 33년》, 2023 (논픽션)
《돌봄과 작업 2》, 2023 (논픽션, 공저)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2023 (논픽션)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2024 (소설, 공저)
《킬러 문항 킬러 킬러》, 2024 (소설, 공저)
정아은 작가와 작품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을 소재로
써내려간 여덟 작가의 여덟 색깔 소설
“고립된 애도가 공유된 애도로 건너서는 그 순간, 사람은 서로를 지탱한다.”
_소향,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소설집에는 아홉 작가가 쓴 아홉 편의 단편소설과 아홉 편의 산문(작가의 말)이 실려 있다. 기획자인 장강명 작가의 제안으로, 단편소설은 정아은 작가와 그의 작품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을 소재로 이야기를 전개했다. ‘작가의 말’은 왜 그 소재가 떠올랐는지를 중심으로 고인에 대한 기억을 되살린다.
소설가들이 무엇보다 ‘소설’을 통해 고인과 그의 문학을 기리는 방식은 각별하다. 작가 정아은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과 사회적인 이미지를 소설 속에 불러내는 것은 물론, 그가 남긴 작품들의 의미를 새로이 해석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문학적 유산을 이어받는다. 추모와 애도, 깊은 슬픔의 정서가 낮게 깔리는 가운데, 냉철한 자기 성찰과 신랄한 사회 비판, 기존 질서에 대한 유머러스한 패러디 등으로 작품마다 고유의 색깔을 드러낸다. 각각의 소설들은 모자이크처럼 고인의 작품세계를 가늠하게 해주는 동시에, 저마다의 개성으로 소설적 재미와 완성도를 확보한다.
최유안, 정명섭 작가는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정아은 작가의 논픽션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에서 소재를 가져왔다. 조영주 작가는 고인이 참여하려 했으나 미완으로 남은 마지막 앤솔러지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의 주제로 소설을 썼다. 김하율 작가는 에세이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에서 영감을 받아 ‘작가란 무엇인가’에 대해 액자소설 형식으로 풀어냈다. 차무진 작가는 생전에 고인이 아끼던 차 작가의 단편에 관해 주고받은 대화를 소설을 통해 기렸다. 김현진 작가는 정아은 작가가 가장 사랑한 작품 《오만과 편견》을 유머러스하게 패러디하며 고인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표했다. 소향 작가는 그와 처음, 그리고 마지막 만난 날 떠 있던 ‘달’을, 보이지 않지만 곁에 존재하는 사람의 상징으로 차용했다. 장강명 작가는 《잠실동 사람들》에서 정아은 작가가 천착한 부동산 문제를 주제로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취재했다. 주원규 작가는 고인의 대표작 《잠실동 사람들》과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을 엮어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문학세계를 펼쳐냈다.
아홉 명의 소설가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고인을 애도한다. 그리고 작품을 통해 애도는 공유된다. 이것이 이 추모소설집의 가장 큰 의미일 것이다. “고립된 애도가 공유된 애도로 건너서는 그 순간, 사람은 서로를 지탱한다.”
편집자의 말
이 책의 기획자는 장강명 작가입니다. 가족과 친지 이외에 정아은 작가의 부고를 처음 전해 들은 이가 나이므로, 아마 나에게 이 책의 출간을 제안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정아은 작가와 네 권의 책을 함께 작업한 편집자이고, 후에 우리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표지의 사진은 2024년 1월 수원의 동네서점 ‘여름서가’에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북토크를 하러 갔을 때 제가 찍은 사진입니다. 책의 본문에 그의 사진을 몇 장 싣고자 디자이너에게 전달했고, 그 사진들 중 한 장이 표지가 되었습니다. 디자이너 이경란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정아은 작가를 기억하는 독자, 작가, 편집자, 동료와 친구들을 대신해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_편집자 고우리
목차
서문 장강명
차무진 그 봄의 조문
작가의 말 | 우리는 한 번 마음에 담았던 사람을
장강명 신탁의 마이크
작가의 말 | 초상, 오해, 뒤늦게
김현진 오만과 판권
작가의 말 | 완벽한 삼각형
최유안 모두의 진심
작가의 말 | 흔적을 더듬는 시간
조영주 홍대 앞집엔, 그녀가 산다
작가의 말 | 나비는 세 가지 모습으로
소 향 달의 열두 초
작가의 말 | 보름은 잠시, 달은 계속
주원규 특약 사항
작가의 말 | 듣는 사람, 정아은
정명섭 돌을 던지다
작가의 말 | 어둠 그리고 빛
김하율 당신이라는 이야기
작가의 말 | 슬픔의 표지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장강명 작가의 서문 중에서
……2024년 12월 17일, 사고로 세상을 떠났을 때 정아은 작가는 저를 비롯한 몇몇 소설가들과 ‘금지된 사랑’을 주제로 단편소설집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정 작가가 무척 신뢰했고, 오랫동안 작업을 같이 해온 고우리 대표의 마름모 출판사에서 내기로 한 책이었습니다. 이후 몇 달 동안 출간을 준비하면서 저희는 내내 침통한 기분이었고, 정아은 작가를 기리는 작업을 뭔가 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저희 자신을 위로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그리워하는 마음들이 머물 장소로 술자리나 기념비가 아니라 책을 마련하는 것이 정 작가에게 더 어울리는 일 같았습니다.
정아은 작가를 추모하는 소설집을 내면 어떨까요, 하고 메신저 대화방에서 조심스럽게 낸 의견을 ‘금지된 사랑’ 앤솔러지 참여 작가들이 모두 환영해주었습니다. 추모소설집은 정 작가의 1주기인 2025년 12월 17일에 내기로 했습니다. 마름모 출판사에서 책을 내기로 하고, 장례식장에서 만났던 다른 소설가들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선인세나 계약금이 없는 조건인데도 꼭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주신 작가님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작가님, 책을 내주신 고우리 대표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정아은 작가에게, 저희에게 준 것들에 감사해요. 소설, 논픽션, 에세이, 문제의식, 격려하는 서평, 응원의 메일, 추천사, 곰돌이 자수 수건, 원할머니 보쌈, 봄날의 맥주, 웃음, 애정, 용기, 태도, 그리고 그 밖의 많은 것들.
저희 모두 당신을 잊지 못합니다.
2025년 12월 17일을 앞두고
참여 작가들을 대표해 장강명이 씁니다.

그는 생전에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그 소설, 우리 아이들이 생각나 한참이나 울었어요.”
그는 책을 덮어도 사찰에 버려진 두 아이가 자꾸 생각난다고 말했다. 그는 두 아이를 거두어 키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두 아들이 투영되어 밤잠을 못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차무진에게 소설 속 두 아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소설 속 두 아이가 행복해지면 자신의 두 아이도 마찬가지로 행복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차분하게 한숨을 쉬었다.
그 말을 하고 반년 뒤, 그는 세상을 떠났다.
_차무진, <그 봄의 조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