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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88963710563
· 쪽수 : 360쪽
책 소개
목차
인천공항 7
단골 술집 10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 20
단골 술집 39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 46
집 50
놀이터 62
집 89
여의도 의사당대로 100
아시아나 OZ701기 트래블 클래스 객실 108
아시아나 OZ701기 조종실 122
제주도 상공, 한라산 정상 137
집 1 153
집 2 166
집 3 184
놀이터 193
차원 통로 204
아시아의 소박한 마을 235
입국 심사장, 미지의 통로 259
프레젠테이션장 1 272
프레젠테이션장 2 282
프레젠테이션장 3 303
프레젠테이션장 4 312
프레젠테이션장 5 329
인간이 볼 수 없는 어느 포털 사이트의 배너 광고 346
단골 술집 347
작가 후기: 동기, 현대물, 감사의 말 355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매부리코 위에 금테 안경을 걸고 있는 은발의 남자 앵커는 현지 시각으로 어제 오후 3시 소집된 국가안보회의 결과 뉴욕 주 전체에 일급 비상사태가 선포되었으며, 주 방위사령부의 핵심 병력이 맨해튼 섬 주위에 배치되었음을 전하고 있었다. 이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빨간 립스틱을 바른 여자 앵커가 어제 사태에서 발생한 사상자는 그제인 ‘브로드웨이의 참변’ 때의 10분의 1 수준인 사백쉰다섯 명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경찰과 군인이라서 뉴욕 주 전체의 치안에 심각한 공백이 우려된다는 멘트를 덧붙였다. 다시 화면을 빼앗아 온 남자 앵커가 상체를 살짝 옆으로 틀며 BBC 다큐멘터리 내레이터와 비슷한 톤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믿기 어려운 이 엄청난 파괴를 자행한 그들은 과연 누구였을까요? 진보된 과학으로 무장한 테러리스트? 아니면 타블로이드 신문들의 호외 헤드라인처럼 외계에서 온 지적 생명체? 온갖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지만 누구도 확실한 대답을 내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우리 CNN 방송에서는 오늘 저녁 8시, 미국국방과학재단의 특별 고문이자 저명한 군사 전문가인 에릭 브라이언 박사와 영국의 왕립초자연연구소의 숀 메이어 소장을 초빙, 이번 사건에 대해 심층 분석할…….”
“중요한 팁을 하나 알려 주지. ‘모든 것은 분명하지 않다.’ 이 팁을 따르지 않으면, 지금까지는 몰라도 앞으로는 살아남기 힘들 걸세. 자네를 포함한 인간군 모두가 말일세.”
“모든 것은 분명하지 않다.”
조윤호는 시드 마이어가 한 말을 나직이 뇌까려 보았다. 인류 멸망을 소재로 다룬 재난 영화의 광고 카피처럼 앞으로 펼쳐질 암울한 미래에 대한 강한 암시가 담겨 있는 말 같았다.
“바로 저곳이 한국의 태권V가 나오는 ‘초록돔’입니다!”
말이 끝난 순간, 국회의사당 베이지색 돔에 고정되어 있던 열네 쌍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머, 어머!”
“정말인가 봐!”
그그그그!
둔중한 소음과 함께 국회의사당 지붕 위 베이지색 돔이 서서히 갈라지며 거대한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인간형의 길쭉길쭉한 팔다리와 흑백의 심플한 보디 컬러, 거기에 가슴에 커다랗게 달려 있는 빨간색 ‘V’ 자 마크는 지금으로부터 30년쯤 전 대한민국의 소년들을 열광시켰던 태권V와 무척 닮아 있었다. 그러나 몸통 위로 볼록 솟아 있는 얼굴만큼은 완전히 달랐다.
빨갛고 동그란 눈에 원추형으로 튀어나온 코, 거기에 유난히 긴 두 개의 앞니.
그 얼굴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저 로봇을 태권V라고 부르지는 않을 것이다.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쥐권V’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