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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칠석야

다시, 칠석야

(삼휘도에 관한 열두 가지 이야기)

이재일 (지은이)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20,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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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칠석야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다시, 칠석야 (삼휘도에 관한 열두 가지 이야기)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무협소설 > 한국 무협소설
· ISBN : 9788963719818
· 쪽수 : 559쪽
· 출판일 : 2022-02-22

책 소개

《쟁선계》, 《서문반점》 등의 작품으로 한국 무협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온 이재일 작가의 무협 중·단편집으로 하이텔 무림공모전 대상 작품이었던 《칠석야》를 전면 개정하고, 중편 《삼휘도에 관한 열두 가지 이야기》, 단편 《문지기》를 함께 수록했다.

저자소개

이재일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였다. 1995년 제2회 하이텔 무림동 공모전에 《칠석야》가 입상하여 이를 계기로 작가가 되었고, 2000년부터 1년간 시공사 장르문학 팀장으로 재직하였다. 빈틈없는 문장과 치밀한 이야기 구조를 바탕으로 한 소설적 글쓰기의 모범을 보여는 작가이다. 《리셋 지구》, 《묘왕동주》, 《쟁선계》 등의 작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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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검연이 황다영에게 살해당함으로써 가장 이득을 보는 사람은 융비였다. 왜냐하면 삼산파의 현 장문인인 무적궁無敵弓 상관욱上官旭은 강북제일인으로 칭송받을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천하제일인이나 다름없는 흑삼객黑衫客에게 패한 뒤 산송장과 다름없는 몸이 되었고, 그래서 삼산파의 장로원에서는 오는 중추절에 검연과 융비 중 한 사람을 새로운 장문인으로 추대할 거라는 소문이 관동關東(산해관 동쪽 지역) 일대에 자자했기 때문이다. 그런 마당에 사형이자 경쟁자인 검연이 제거된다면 그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갈 지는 자명했다.
“아무리 그렇다지만 융비 사제가 제게 어떻게 이런 짓을…….”
만애청이 아는 바를 황다영이라고 어찌 모를까. 하지만 그녀는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그 점은 만애청도 마찬가지였다.
만애청이 아는 융비는 두 살 터울의 사저師姐인 황다영을 친누이처럼 따랐다. 그런 융비가 장문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오래전 문파를 떠난 사저를 이용한다 ? 그것도 그녀의 아이를 납치하는 파렴치한 짓까지 불사하면서? 거칠기는 해도 야비하지는 않은 융비의성정으로 미루어 납득하기 힘든 일이었다.
“내가 아는 융비는 이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지.”
만애청은 잠시 뒤에 덧붙였다.
“검연, 그 개자식이라면 그러고도 남겠지만.”
황다영의 고개가 발딱 치켜세워졌다.
“그를 그런 식으로 부르지 마세요.”
만애청은 황다영의 두 눈을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방금 그녀를 둘러싼 껍데기를 건드렸다. 그 껍데기는, 바깥쪽으로는 딴딴하지만 안쪽으로는 여전히 여려 쉽사리 상처를 받곤 했다. 그러므로 그녀의 저 반응은 분노가 아니라 고통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고통을 지켜보는 만애청은…… 분노했다. 그녀로 하여금 불균형한 껍데기를 뒤집어쓰게 만든 남자, 검연을 향하여.


삼휘도라면 몇 번 본 적이 있는 청년이다. 그는 유부재의 고객이었다. 낫이나 가마솥을 찾는 그런 드러난 고객이 아닌 훨씬 비밀스러운 고객.
유부재는 삼휘도를 좋아했다. 내놓고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눈빛만 봐도 안다. 그가 삼휘도를 얼마나 마음에 들어 하는지를. 삼휘도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뾰족하고 날카롭고 치명적인병기를 바라볼 때만큼이나 반짝였다. 이는 또한 삼휘도가 그런 병기만큼이나 위험한 존재임을 의미했다.
한데 그런 삼휘도가 유부재가 죽은 지 한 달 만에 공방도 아닌 유부재의 집으로 직접 찾아왔다. 나는 형님의 어깨너머로 그 삼휘도가 지친 듯 권태로운 듯 터벅터벅 걸어오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낡은 상의, 어깨 위에 뽀얀 먼지를 덮어쓴 삼휘도는 과거 몇 번의 만남에서 그랬듯 이십 대 청년에겐 어울리지 않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맷돌에 한참 갈리다 남은 콩 찌꺼기처럼 달콤 고소한 즙이 깡그리 제거된 무감한 표정. 대체 무엇이 그리길지 않은 그의 삶을 저토록 무자비하게 갈아 댄 것일까?
형님 앞에 선 삼휘도가 거두절미하고 말했다.
“찾아가려는 사람이 이부심이라면 그럴 필요 없소.”
형님은 삼휘도를 잠시 바라보다가 물었다.
“자네는 누군가?”
“삼휘도.”
“행색을 보아하니 강호인 같군. 동생의 고객이었나?”
형님의 목소리에는 탐탁지 않은 기색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하긴 유부재가 하는 일을 예전부터 못마땅하게 여기던 형님이었으니.
“강호인 맞소. 고인의 고객이었던 것도 맞고. 궁금한 점이 또 있소?”
삼휘도에게 어울리는 대답이란 생각이 들었다. 주위로부터 경원당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듯한 반항적인 태도. 유부재를 반하게 만든 요소 중 하나일 것이다.
“있네. 이부심을 찾아갈 필요가 없다는 말의 뜻은 뭔가?”
“문상을 하고 싶다면 말리지 않겠소.”


그때 누군가 내게 말을 걸었다.
“……느냐?”
목소리가 울린 곳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내 눈앞에는 그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의 첫 모습은 세월이 꽤 지난 지금도 똑똑히 기억한다.
하얀 눈을 배경으로 한 검은 옷. 여섯 살 눈높이로 올려다보는 까마득한 키.
그 사람은 반나절은 갈아 댄 먹물처럼 새카매 보였고 후원 가산假山의 보탑寶塔처럼 커다래 보였다. 부스스한 머리칼과 텁수룩한 수염은 그 사람을 더욱 새카맣게, 더욱 커다랗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나는 갑자기 나타난 새카만 거인을 보면서도 전혀 무서움을 느끼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훗날 여러 번 생각해 보았지만 딱히 무엇 때문이다 할 만한 답을 얻지는 못했다.
“누구세요 ?”
내가 말똥말똥 올려다보며 묻자 그 사람은 한쪽 볼따구니를 실룩거리더니 뒷머리를 북북 긁었다.
“남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자신의 물음에 답하길 바란다면 공정하지 못한 일이겠지. 내 물음에 먼저 대답하면 내가 누군지 가르쳐 주마.”
그러나 나는 그 사람의 물음에 대답하는 대신 또다시 물을 수밖에 없었다.
“뭘 물었는데요 ?”
“이런, 아예 듣지도 못한 거냐 ?”
그 사람은 더욱 세차게 머리를 긁더니 내게 얼굴을 바짝 가져다내리며 말했다.
“지금 꼬맹이 네가 눈을 치우려고 나온 게 맞느냐고 물었다.”
나는 이마 바로 위에 떠 있는 투박한 얼굴을 향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이 눈을 네가 치우겠다고? 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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