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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씩씩하게 아픈 열아홉

19 씩씩하게 아픈 열아홉

감성현 (지은이)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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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씩씩하게 아픈 열아홉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19 씩씩하게 아픈 열아홉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63711782
· 쪽수 : 420쪽
· 출판일 : 2015-01-08

책 소개

어린 시절부터 사귀어 온 루다와 다해. 일찌감치 자기 목표를 정하고 로봇공학자가 되기 위해 학교를 그만 두고 독일로 유학을 간 다해와는 달리 루다는 열망도 목표도 없는 세월을 보내며 점점 자신감을 잃어만 가는데….

저자소개

감성현 (지은이)    정보 더보기
한글을 깨우친 후 늘 책을 옆에 두고 놀다 보니, 자연스럽게 꿈은 소설가였다. 학업에는 별 관심이 없었고, 대학도 성적에 맞춰 꿈과는 상관없이 갔다. 취업 후에는 성실하게 일했다. 수많은 프로젝트를 해치우며, 차근차근 진급도 하고 연봉도 올렸다. 그 삶이 옳다고 믿었다. 문득 돌아보니, 어릴 적 꿈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영영 소설가의 꿈을 놓고 살 것 같았다. 후회와 미련이 남지 않게, 생애 한 번은 도전하고 싶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모든 걸 내려놓고 글만 썼다. <19, 씩씩하게 아픈 열아홉>, <수혼>을 연이어 출간하며 소설가가 됐다. 소설가의 삶은 가난했다. 돌아오는 겨울 난방비가 가장 큰 걱정일 만큼 수입이 적었다. 그럼에도 글을 쓴다. 꿈을 이루는 삶은 가치 있는 만족스러운 삶이다. 집주인 몰래 월세로 방을 내놓고, 그 돈으로 가장 저렴한 비행기 표를 끊었다. 따뜻한 나라로 떠나 실컷 글을 쓸 생각이었다. 알지 못했지만 길고 긴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대표작 소설 <19, 씩씩하게 아픈 열아홉> <수혼> <영화후애> 에세이 <벽> <낯선설렘, 크로아티아> <서울동경> <바닐라향 마닐라> <설렘 from CHINA> 작사 타린의 <아주 칭찬해>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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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우와! 로봇이다!”
인형이라도 들려 있어야 어울릴 다해의 손에는 다름 아닌 로봇이 있었다. 시선이 로봇에 꽂히자 본능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다해는 조금의 동요도 없이 어림없다는 듯이 재빨리 자신의 등 뒤로 로봇을 감췄다.
“그 로봇, 니 꺼야?”
아쉬움 가득한 목소리를 애써 감추며 물었다.
“이거? 응.”
다해는 감추고 있던 로봇을 슬그머니 앞으로 내놓으며 대답했다.
“로봇이다!”
반사적으로 내 손은 로봇을 만지려 했다. 이번에도 로봇은 재빨리 다해의 등 뒤로 숨었다. 허공에 멈춰 선 내 손이 민망했다.
“너, 이름이 뭐야?”
다해가 물었다.
“이루다.”
“이루다? 예쁜 이름이다.”
진심으로 마음에 드는 이름이었는지, 다해는 방긋 웃었다. 동시에 로봇을 들고 있는 손이 앞으로 나와 웃고 있는 입을 가렸다.


“그럼 여기, 이 사람은 누구니?”
“저예요.”
“너라고? 사막에서 뭐 하고 있는 건데?”
“달리고 있어요.”
“응?”
“네?”
“달리고 있다고? 사막에서? 왜?”
담임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었다. 무심코 던진 그 말에 아이들이 웃어댔다. 내 꿈이 조롱당하는 기분이다.
“다들 조용!”
그런 내 감정을 읽었는지 담임은 곧 아이들을 조용히 시켰다. 그리고 다정한 말투로 날 위로하듯 말을 돌렸다.
“오늘 그림은 가수, 배우, 과학자, 대통령처럼,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을 그리는 거예요. 그게 꿈이라는 거야. 루다가 이해를 잘 못했나 보네.”
담임은 서둘러 날 자리로 돌려보냈다. 제대로 이해했거든요.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아타카마사막을 달리는 사람이라고요.


맞네. 그때부터 줄곧 다해는 내 여자친구였네. 줄곧 사귀고 있었네. 다들 알고 있었던 거야? 나만 몰랐어? 지난 수년간 여자친구인데도 여자친구인 줄도 모르고, 여자친구처럼 대하지도 못했네. 그래. 나 바보네. 바보 맞네.
“그렇다면…….”
억울한 마음에 손을 내밀었다.
다해는 한참을 말없이 내민 그 손을 내려다본다. 한참을 보더니 탁, 하고 내 손바닥을 내려친다. 그러고는 방긋 웃는다.
“됐네요. 지금까지 몰랐으면서.”
다해는 다시, 앞장서 걷기 시작했다. 우리는 손을 잡지도, 나란히 걷지도 않았지만, 서로를 이어주는 끈이 있는 듯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함께 걸었다.
조금은 수줍게 느껴지는 발걸음이, 한 걸음, 한 걸음, 다해를 따라 걷는다.
짙은 벤자민 향기가 바람에 묻어 뒤따라 걷는 내게로 날아왔다.

다해는 나의 ‘첫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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