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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63720579
· 쪽수 : 299쪽
책 소개
목차
재앙 / 깨진 접시 / 해리슨 할아버지의 경고 / 해클러 주인님 유령 / 처음으로 농장을 벗어나다 / 나무처럼 꿈쩍 않고 / 무서운 밤 / 거미와 촛불 / 손가락 두 개가 없는 사람 / 죽음의 강 / 옥수수 밭 벌 / 강 사나이 / 헤티 스콧 / 침묵의 숲 / 회색 털실 / 테일러 부인 / 밀짚과 사료 부대에 숨어서 / 불쌍한 우리 검은 형제여 / 영원한 잠 / 꿈 / 햄, 달걀, 주전자 부인 / 생선 한 두름 / 그린 머독 / 스페이드 에이스 / 흑인 마을 / 하얀 하늘에 가득한 붉은 별 / 해리슨 할아버지의 비밀 / 눈이 오다 / 오디 리 / 자유로 가는 부두에서 / 서두르면 망한다 / 해를 바라보며 살라
책속에서
“어디로 가는 거예요?”
내가 물었다.
“밖에 나갔다가 주인님하고 마님한테 혼나기 싫어요. 전 밤에 부엌 밖으로 나가면 안 돼요. 릴리 할머니가 이 일을 알아요?”
“네 말에 일일이 답할 시간 없다.”
해리슨 할아버지는 톡 쏘고는 내 팔을 세게 잡아당겼다.
“지금부터는 내 말을 무조건 따라라. 죄다 생각해 놨으니까.”
전에는 한 번도 밤에 집 밖으로 나온 적이 없었다. 그러면 안 되는 일이었다. (……) 물론 나는 굳이 나가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어둠이 무섭기 때문이다.
“캐나다에 가면 어떨지 생각해 봤니? 평생 자유로 산다는 게 어떨 것 같아?”
나는 자유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했지만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드넓은 텅 빈 들판뿐이었다. 자유로운 사람들이 들판 위에서 손에 아무것도 든 것 없이 떠돌아다니는 모습. 모든 것에서 자유롭다면, 뭐가 남겠는가? 나는 계속 이런 생각을 했다. 자유는 한겨울 옥수수 밭하고 같은 거다. 푸른 것은 모두 뽑아서 치우고 난 빈 들판.
“언제나 완벽하게 그럴 권리가 있다는 듯이 걸어.
너 노예냐, 자유인이냐?”
자유다.
“그럼 자유인답게 걸어. 당당하게.”
나는 어깨를 조금 폈다. 고개를 들고 주위를 재빠르게 슬쩍 둘러보았다. 부둣가에 줄줄이 늘어선 커다란 돛단배를 보았다. 배 사이에 청록색 물이 보였다. 릴리 할머니가 말한 것처럼 바다가 하늘까지 끝없이 뻗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