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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우리나라 옛글 > 산문
· ISBN : 9788964068397
· 쪽수 : 118쪽
책 소개
목차
운문(韻文)
1. 이언(俚諺)
아조 雅調 ·····················3
염조 艶調 ·····················7
탕조 宕調 ····················11
비조 ?調 ····················15
2. 부(賦)
개구리가 우는 사연 후편 後蛙鳴賦 ·········18
물고기들의 먹이사슬?병오년 여름에 쓰다 魚賦?丙午夏 ·······················23
용처럼 생긴 포도나무 草龍賦 ···········25
거미의 충고 蜘蛛賦 ···············28
아들 다섯 가진 어미의 탄식 五子?賦 ········32
산문(散文)
1. 논설(論說)
북관 기녀의 밤중 통곡을 논함?원 사실을 병서 北關妓夜哭論?幷原 ·················39
접시꽃에 대해 蜀葵花說 ·············48
2. 잡문(雜文)
매미가 고하다 蟬告 ················52
원통경 圓通經 ················56
서풍을 논하다 論西風 ··············59
3. 기문(記文)
호상에서 씨름을 구경하고 湖上觀角力記 ······68
저잣거리의 소매치기 市奸記 ············71
담배 연기 경문 烟經 ···············77
방언 때문에 方言 ·················82
4. 전지(傳誌)
거지 간교를 면한 성 진사 成進士傳 ········85
호랑이 잡은 산골 아낙 捕虎妻傳 ·········88
5. 문여(文餘)
사당패의 생활상 社黨 ··············91
무당굿 巫祀 ··················95
무가 사설의 와전 巫歌之訛 ············97
가마를 탄 여 도적 乘轎賊 ············100
석굴에서 도적들이 엽전을 주조하다 石窟盜鑄 ····102
해설 ······················105
지은이에 대해 ··················114
옮긴이에 대해 ·················117
책속에서
●차린 밥상 끌어다가
내 얼굴에 던진다네
낭군 입맛 달라졌지
있던 솜씨 달라질까
●이러므로 용이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서 가물어 마르면 반드시 비를 내려 주고, 사람이 고기를 다 잡아 바닥을 드러낼 것을 염려해 큰 물결을 일으켜 그 고기를 덮어 주니, 그것이 고기에 있어서는 은혜 아님이 없다.
그러나 고기에게 인자한 것은 한 마리의 용이요, 고기를 학대하는 것은 수많은 큰 고기들이다. 고래[鯨?]가 조류를 따라 들이마셔 작은 고기로 자신의 시서(詩書)를 삼고, 상어[鮫]나 악어[鰐]가 물결을 다투어 마시고 씹어서 작은 고기로 일을 삼으며, 모래무지[?] 쏘가리[?] 드렁허리[?] 가물치[?] 족속은 바로 틈만 나면 덮쳐 작은 고기로 노리개를 삼아, 강자가 약자를 삼키고 윗것이 아랫것을 업신여기니 진실로 이들이 그런 일을 싫증 내지 않는다면 작은 고기는 반드시 남지 않을 것이다.
슬프다, 작은 고기가 없다면 용이 누구와 더불어 임금이 되고 큰 고기들이 어찌 스스로 클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용의 도(道)는 그들에게 구구한 은혜를 베풀어 주는 것보다 차라리 먼저 그들을 해치는 족속들을 물리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어떤 이가 말했다.
“땅 때문이다. 땅 때문에 산골짜기 말이 바닷가 말과 다르고, 바닷가의 말은 들녘의 말과 다르며, 도시의 말은 시골의 말과 다르다. 북방의 말은 여진과 비슷하고, 남방의 말은 왜와 비슷하다. 폐는 소리를 주장하고, 마음은 정을 주장하며, 그 땅에서 난 것을 먹고, 그 땅에서 난 것을 마시는데, 어찌 그 말소리가 땅을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다른 이는 말했다.
“그렇지 않다. 한성은 나라의 중심이고, 도성 가운데는 백성이 있다. 고함질러 부르고 응대해 대답하고, 부르짖고 울며, 상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나, 만물에 이름을 짓는 것이 대부분 일반 백성들과 달라서 따로 반민(?民)이라고 한다. 이것이 어찌 땅 때문이겠는가? 풍속 때문이다.”
호서 사람으로 날 따르던 자가 여관에 들러 주인에게, 지금을 ‘산대(産代)’라 이르고, 가을을 일러 ‘가슬(歌瑟)’이라고 하며, 마을을 일러 ‘마슬(瑪瑟)’이라 하니, 영남의 주인이 크게 웃었다. 영남의 주인이 호서 사람의 말을 두고 웃은 것이지만, 호서 사람 또한 영남 사람의 말을 두고 웃은 것을 알지 못한다.
나는 호서 사람이 영남 사람의 말 때문에 웃은 것이 옳은지, 영남 사람이 호서 사람의 말 때문에 웃은 것이 옳은지 모르겠다. 또 호서 사람과 영남 사람이 나와 같은 사람의 말을 두고 웃지 않을지 어찌 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