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4361849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0-10-1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며 6
첫 고개 : 공무원의 질풍노도 청춘
시민의 종이 되겠다고요? 17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 20
교통사고로 배운 것 23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더니 28
홧김에 사직서 31
정의롭지 못한 나라의 운명 35
단 한 번의 위법 행위 41
이유 있는 지시 거부 47
어려운 자에게 유리하게 적용하라 50
주민등록 전산화의 혁명 53
마을문고 회장이 시의원이 되기까지 56
기초의회 의원의 자질 60
든든한 누님, 묵동 형님들 65
규정 없이 민원을 해결하는 내공 69
시골의 추억이 공무원을 돕다 72
구청의 홍보 담당으로 인정받다 75
당신은 매정한 아빠야 79
시청이 구청에 화풀이하다 82
언론의 선한 힘은 진실로부터 85
먼저 사과했더니 이런 일이 88
울면서 밥 먹는 남자 91
마을문고로 만난 패밀리 95
물난리 안전지대가 되기까지 79
하위직 공무원을 위한 만가 103
딸의 수학여행 107
공무원 품위유지 의무 111
호적 전산화와 호주제 폐지 115
부질없는 출생신고 공방 118
동사무소가 주민센터로 121
지방자치 시대의 구청 소식지 124
다시 못 주워 담을 말 127
내게는 박 주임이 나라님이여 130
다음 고개 : 돌고 도는 인생 한 걸음 한 걸음
우여곡절 6급 승진 139
구청 행사와 중앙정치의 관계 143
<전국노래자랑> 예비심사 146
대한민국에서의 가방끈 149
감동의 수업, 실망의 수업 151
알코올 중독자 수용소로 보내주세요 154
추자도 올레길에서 만난 슬픈 역사 158
메르스 사태의 맨 앞에서 163
오빠의 분골함을 든 자매들 166
스승과 친구는 하나 170
자식과도 같은 석사학위 논문 173
아무도 안 돌보는 비정규직 공무원 176
좋은 정책이 있어도 못 바꾸는 이유 180
돌고 도는 과제, 돌고 도는 인생 184
누님을 울린 학위논문 187
방안이 현재로선 없습니다 190
다다음 고개 : 시작한 자리로 처음처럼
세상이 바뀌긴 했나 보다 19
동장이 되어 돌아오다 203
사무관이 받아야 할 교육현장에서 206
할아버지들의 목소리 211
다문화가정과 함께 사는 법 215
시 낭송회가 있는 동네 219
할머니의 말 없는 눈물 223
공무원을 뽑는 면접관이 되다 225
감정노동자의 평정심 228
미국 여행에서 만난 역사와 문화 231
수고했어, 박 동장 238
저자소개
책속에서
“공무원이 되시면 어떤 자세로 근무하실 겁니까?”
“퍼블릭 서번트public servant, 그러니까 시민의 종이라는 자세로 열심히 봉사하겠습니다.”
나는 질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답변했다. 영어를 집어넣는 것이 그럴싸한 답변이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면접관은 다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
“시민의 종이라는 생각만으로 공무 수행을 잘할 수 있겠습니까?”
[…] 국가는 국민을 계몽의 대상으로 여겼고, 공무원은 국가발전에 앞장서서 국민을 이끌어야 한다는 의식이 있었다. 그런 시대에 공무원이 국민의 종이라는 생각은 민주주의가 발달한 선진국에서나 해당하는 것이니, 면접관은 멋모르고 잘난 척하는 풋내기 공무원을 점잖게 타이른 것이었다._ 「시민의 종이 되겠다고요?」 중에서
성화봉송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기 때문에 더 신경 써야 했다. 우리는 큰길가의 담장, 상가 출입문, 불량간판 등 카메라의 앵글에 잡히는 모든 주변 환경을 정비해야 했다.
원칙적으로 건물주나 상가 주인들이 자발적으로 정비함이 바람직하지만, 도시미관에 대한 의식도 설득할 시간도 없었다. 기관마다 관할구역을 책임지고 정비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떨어졌다. 당시 공무원 조직문화는 상명하복의 군대문화와 비슷했다. 하위직 공무원들의 고충을 대변해줄 노동조합도 없었고, 야간근무를 해도 지금처럼 초과근무 수당이 없었다. 그저 시키는 대로 군말 없이 따라야 했다. 구청에서는 올림픽이 코앞에 다가왔기 때문에, 정비실적을 매일 보고 받으며 닦달했다._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 중에서
나는 시골에서 큰비를 많이 접하고 살았기에 상대적으로 두려움이 적었다. 물의 흐름과 막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직감적으로 알았다. 어릴 적 시골 냇가에서 물놀이를 많이 했다. 큰비가 오고 나면 저수지에 구경 갔다. 저수지를 채운 황토물이 굉음을 내며 배수로에 떨어졌다. 세찬 물을 차고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 떼를 보는 것도 신기했다. […] 나는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리고 거침없이 배수 암거 위에 올라가 긴 장대로 배수구 철망 여기저기를 쑤셔댔다. 조그만 구멍이 생기자 물의 압력으로 구멍이 넓어져 오물과 함께 물이 빠지기 시작했다. 구멍이 뻥 뚫리자 급속히 물이 빠지면서 배수로가 다시 제 기능을 찾았다._ 「시골의 추억이 공무원을 돕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