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64961872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14-05-23
책 소개
목차
졸업 앨범
엄마의 일기장 Ⅰ 난 정말 쓸모없는 엄마인 거니?
교복 맞추는 날
엄마의 일기장 Ⅱ 더 이상은 못 참아!
시험 기간
엄마의 일기장 Ⅲ 왜 이렇게 우울할까?
빈 의자
엄마의 일기장 Ⅳ 빈 의자 쿠폰이라고?
에필로그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엄마는…… 정말 내 엄마가 맞는 걸까.
엄마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나 있는 걸까.
내가 얼마나 상처받는지 내 마음을 헤아리기나 하는 걸까.
“나가, 나가라구!”
엄마 등을 떠민다. 있는 힘껏. 손도장을 찍듯 엄마 등을 꽉 누른다. 엄마 등에도 내 맘에 생긴 것과 똑같은 붉은 상처가 났으면 좋겠다.
“알았어. 나가면 되잖아!”
쾅 소리를 내며 닫힌 문에 등을 기댄다. 문을 걸어 잠근 사람은 나다. 그런데 이런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누군가 나를 방에 가둔 것처럼 답답하다. 숨을 쉴 수가 없다.
“도시락 안 쌌어? 내가 오늘도 도서관 간다고 그랬잖아. 어휴, 진짜!”
괜히 화가 난다. 엄마는 왜 내 말은 귀담아 듣지도 않는 거야? 시험 끝나고 분명히 도서관에 간다고, 도시락 좀 싸 달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어쩜 이럴 수가 있어?
“도서관엔 왜 가? 엄마도 옛날에 다 해 봤거든. 공부한답시고 도서관에 가 봤자 화장실 가자, 잠깐 바람 쐬고 오자, 애들이랑 몇 번 밖에 나갔다 오고, 잠깐 졸고. 그러다 시간만 가 버린다고. 그뿐이야? 애들이 매점 가는데 너는 안 가? 매점에 몰려가서 사발면이라도 하나 먹어 봐, 한 시간 그냥 가 버리지. 무조건 끝나자마자 집으로 와. 알았어? 도서관은 무슨!”
엄마가 다 안다는 눈빛으로 나를 노려본다. 나는 속으로 ‘어쩜 저렇게 잘 알지? 마치 나랑 도서관에 가 본 사람 같잖아.’ 하고 감탄하면서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알고 싶어 일기장에 적어 본다. 현정이가 나한테 원하는 게 뭔지 알고 싶고, 나는 현정이한테 뭘 바라는지 알고 싶어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혼란스러워 하는 나, 아파하는 나를 들여다본다.
사춘기를 앓고 있는 내 딸 현정이의 “나 좀 안아 줘. 빨리 나 좀 안아 줘”와 “나가!” 사이에서 엄마인 나는 혼란스럽다. 울먹이며 엄마를 필요로 하는 현정이와 엄마를 밀어내는 현정이 사이에서 나는 아프다.
뚝뚝 떨어져 내리는 눈물에 눈앞이 뿌옇게 흐려져 더 이상은 일기를 쓸 수 없을 만큼 나는 아프다.
아무한테라도 안아 달라고 두 팔을 뻗으며 매달리고 싶다.
아무한테라도 나가라고 소리치고 싶을 만큼 혼자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