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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65470601
· 쪽수 : 392쪽
책 소개
목차
서장
1장 기우제 祈雨祭
2장 제물이 되다
3장 붉은 정원
4장 암월곡의 존재들
5장 권속(眷屬)의 인(印)
6장 시연 始戀
7장 중월제 衆月際
8장 고백
9장 초야
10장 백의(白衣)의 여인
11장 소아람을 찾아서
12장 목숨과 맞바꾼 선물
13장 소생 甦生
14장 가슴앓이
15장 붉은 꽃비
16장 회한 悔恨
17장 저주의 끝
18장 새로운 고향
종장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쩌자고 분에 넘치는 사람을 좋아하게 된 걸까. 다정한 자련이 아닌 왜 차가운 이 남자를 마음에 품어버린 걸까. 하지만 그에게 향한 마음을 거두기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왜 우는 거지?”
‘당신이 좋아서 울어요. 너무 좋아서 가슴이 아파요.’
그 말을 마음속에 꼭꼭 담은 채 영로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 한령이 물기 맺힌 눈가를 손가락으로 살며시 닦아주었다.
“술에 취한 것이냐.”
영로는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한령의 말대로 자신은 취한 것이다. 중월제의 밤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눈물이 난 것뿐이다. 그뿐이다.
천천히 고개를 숙인 한령은 살며시 눈을 감는 영로에게 입을 맞추었다. 깃털처럼 부드럽게 닿았다가 떨어진 입술은 이윽고 열기를 품고 깊이 파고들었다. 벌어진 틈새 사이로 뜨거운 숨결이 밀려들었다. 화천주(和天酒)의 향과 섞인 한령의 체취가 영로의 몸 안으로 깊숙이 흘러들었다.
지난번보다 더 달콤하고 더 따뜻한 입맞춤이다. 영로의 머리가 뒤로 젖혀지면서 장의가 벗겨졌다. 바닥으로 장의가 툭 떨어지는 것과 동시에 한령이 영로를 힘껏 끌어안았다. 그녀의 발이 지면에 닿을 듯 말 듯 달랑거린다. 들리다시피 끌어안긴 영로는 한령의 목에 두 팔을 감고 매달렸다.
화명분과 달빛만이 떠도는 고즈넉한 공간에 두 사람이 주고받는 열기가 농밀하게 차올랐다. 한령은 잡아먹을 듯 영로의 입술을 탐했다. 좁은 입 안을 헤집고 작은 혀를 달게 빨았다. 입술에 꿀이라도 바른 것처럼 어찌 이리 단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