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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65470755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12-04-28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이기적인 욕망
2장 맡아서는 안 되는 체취
3장 이기적인 향기
4장 어긋나는 향기
5장 상처의 그림자
6장 전염된 상처와 눈물
7장 인연의 흐트러짐
8장 과거와 맞닿은 풍경
9장 복수의 가시
10장 연민의 고뇌
11장 끊어버린 과거의 족쇄
12장 오랜 기다림의 미로
13장 행복을 향한 청혼
에필로그
작가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날 만나면서 그 사람과 가까웠던 적 없다며?”
“당신이 헤어지자고 했으니 망설일 것 없이 그 사람에게 갔어. 난 외로운 건 딱 질색이거든.”
“그래서 딴 놈하고 잤다?”
“응.”
“정말 미치겠네. 그걸 내가 믿을 거라고 말하는 거냐고.”
“상관없다니까.”
“정말 상관없어?”
“상관있어야 할 이유가 없거든. 클럽엔 왜 온 거야?”
“당신 있는 줄 몰랐어. 편집장님이 한잔하자는 줄 알았지.”
도헌은 당장이라도 차를 세워 마음에도 없는 소리 지껄이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삐딱선을 타는 그녀를 자극해서 좋을 것이 없을 듯했다. 솔직히 아직은 영주에 대한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오늘 영주를 만나게 될 줄도 몰랐다. 힘들어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녀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하지만 언제나 당당하고 솔직했던 그녀인데 자신이 알던 여자가 사라진 것이 안타까웠다.
영주가 입을 다물자 도헌도 말을 잇지 않았다. 특별하게 할 말이 없었다.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가는 자체가 도헌은 마땅치 않았다. 여자에게 질질 끌려가는 건 정말 싫은데 어째서 이 여자에 관해서는 칼 같이 끊어내지 못하는지 애매했다. 목적지에 도착해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 영주가 안전벨트를 풀고는 바로 내렸다. 걱정이 앞선 도헌도 급히 내려 영주를 부축했다.
“괜찮아.”
“집까지 같이 가줄게.”
“괜찮다니까. 그런 친절 반갑지 않아.”
“영주야.”
“조심히 가.”
영주가 도헌의 팔을 밀어낼 때였다.
“영주야.”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영주가 고개를 돌렸다. 성우가 영주에게 저벅저벅 걸어오고 있었다.
“어! 내 남자 길성우다. 야, 배도헌! 봤지? 나, 저 남자 만난다고 했잖아. 그렇지 않으면 저 남자가 여기 와 있을 리가 없잖아. 안 그래?”
“술 마셨어?”
성우가 다가와 묻자 영주는 도헌을 밀치고 성우의 품에 안겼다.
“응. 조금. 성우 씨, 인사해. 이쪽은 나와 같이 일하는 분인 배도헌 씨. 내 마음을 잠시 흔들리게 했던 남자기도 하지. 근데 이제는 전혀 내 마음을 흔들지 못해. 배도헌 씨. 조심히 가요. 성우 씨, 들어가자. 눕고 싶어.”
“그래.”
성우는 영주를 조심스럽게 부축했다. 영주가 마음을 주고 있는 남자가 자신이 아니라 저 남자라는 걸 알고 있는 성우는 영주의 행동이 의아했다. 다른 놈에게 부축을 받는 영주를 보며 속이 뜨거운 열기로 확 치솟았는데 자신의 품으로 안겨오는 영주로 인해 당황스러웠다. 그 남자가 어쩌고 있는지 뒤돌아보려 하는데 영주가 말렸다.
“뒤돌아보지 마.”
“응?”
“그냥 이대로 걸어.”
영주는 입술을 깨물며 힘겹게 말했다. 어차피 두 남자 사이에서 놀아난 꼴이 되었으니 두 남자를 편하게 해주기 위해 이용하려는 심산이었다. 당장이야, 배신감이 들고 괘씸하겠지만 지금 독하게 하는 것이 자신을 다잡는데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서부터 영주는 성우의 부축을 받지 않았다. 문 앞까지 오자 영주는 냉담한 얼굴로 성우를 대했다.
“잠깐 들어왔다가 가.”
“응? 아. 그래.”
영주는 안으로 들어서서 성우를 보지 않고 차갑게 입을 뗐다.
“당신하고 할 얘기가 있어서 들어오라고 한 거 아니야. 도헌 씨가 아직 밖에 있을지도 모르는데 당신이 너무 금방 나가면 의심할까 봐 그런 거야.”
“지금 날 이용하고 있는 거야?”
“응. 맞아. 도헌 씨를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당신을 이용했어. 아니 그 반대일지도 몰라. 내가 도헌 씨에게 다가가지 않기 위해서 당신을 이용한 것일지도 몰라. 나, 도헌 씨 무척 좋아해.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설레. 내가 도헌 씨 곁에 있으면 그 사람이 힘들 것이 뻔하기 때문에 당신을 이용해서라도 떨쳐 내려는 거야. 그러니까 오해하지 말고 다시 오지도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