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영화이론/비평
· ISBN : 9788965641032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14-10-06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영화, 세상을 예지하고 치유하다 _ 11
1장 카타스트로프: 위태로운 희망 정치
21세기 영화가 디지털에 대응/조응하는 방식: [두 개의 문] _ 16
국가 폭력에 대한 영화적 성찰: [지슬]과 [비념] _ 22
2012 부산국제영화제: 귀요미 사회주의 리얼리즘 _ 25
위태로운 희망의 정치학: [플랫폼] _ 28
디아스포라의 출현과 실종의 시대: [예언자] _ 31
대재앙 이후를 영화적으로 목격하는 일의 두려움: [더 로드] _ 36
재앙이 재앙 장르를 먹는 방법: 다리나 몸통 없이 이제 머리뿐인가 _ 41
한국 영화의 비동시적 동시성: [올드보이]와 [지구를 지켜라] _ 44
파편과 잉여: [밀양] _ 52
스릴러에서 공포 그리고 초현실주의로: [살인의 추억] _ 57
인터뷰 │ 봉준호 감독, 영화평론가 김소영과의 대담 _ 64
청춘이라는 미지의 경로: [내 청춘에게 고함] _ 76
무장한 미국 가족: [미션 임파서블 3] _ 81
생태적 사회와 재앙 사회: [반지의 제왕 3] _ 86
감시 사회에 대한 흥미로운 실패작: [썸] _ 89
예외 상태, [터미네이터: 미래 전쟁의 시작] _ 91
저주받은 대지: [알 포인트] _ 96
인간의 메모리는 몇 기가바이트?: [이프 온리] _ 100
세트를 세우듯 과거를 다시 일으켜 세우다?: [효자동 이발사] _ 102
컴퓨터 대신 마술을 배우는 호그와트: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_ 105
구로사와 기요시 회고전: [도레미파 소녀의 피가 끓는다] _ 108
시각장의 소음: 시미즈 히로시의 [경성] _ 111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그리고 망명: 아모스 기타이 _ 113
‘카페 싱가포르’: 허우샤오시엔의 영화, 역사, 그리고 문화 _ 120
차이밍량이여, 울음을 그쳐라: 2003 대만 영화 국제심포지엄을 가다 _ 126
불가입성 혹은 동방불패: 정치적 가상체로서의 힌디 영화 _ 133
인터-아시아 영화연구: 아시아 지식인들의 대화 _ 141
문화 횡단: 이용민이라는 콘택트 존 _ 146
취향의 과독점과 한국형 블록버스터: 거대한 역설 _ 160
디지털 시네마: 영화제의 문화정치학과 디지털 미디어의 위치 _ 165
악의 진부함 또는 평범함에 대항하는 여성의 말/언어: [한나 아렌트] _ 172
2장 영화의 예지
노인을 위한 사랑은 있다, 없다: [아무르] _ 176
나를 위해 노래 불러줄 수 있어?: [그녀에게]와 [부에노스 아이레스
디그리 제로] _ 179
포스트 셀룰로이드: [인랜드 엠파이어] _ 182
시네필의 귀환 혹은 중국과 세계의 동시성: [여름 궁전] _ 187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두 개의 정글 시네마 _ 193
인터뷰 │ 영화평론가 김소영의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인터뷰 _ 195
솔(발바닥)로 소울(영혼)에 이르는 몸의 약속: [태풍태양] _ 199
전복적 동화의 빛나는 상상력: [연분] _ 203
[일곱 번째 희생자]: 우울 혹은 도시의 숲에 버려지다 _ 206
사랑에 대한 낯선 공포: [사랑니] _ 208
기억 속의 영화: [시벨의 일요일] _ 215
사라졌다 나타난 [꿈]을 보다 _ 219
[말리와 나]: 맬러뮤트 ‘실피드’와 로트바일러 ‘바치’ 기르는 김소영 _ 224
존재성이 드러나는 순간이 삶의 마침표가 되는 때: 에릭 쿠 _ 227
인터뷰 │ 김소영이 만난 에릭 쿠 감독 _ 232
영화와 멜랑콜리아, 빨리 낫기를 바래 _ 246
3장 내가 여자가 된 날
위대한 아버지의 미친 딸: [아델 H 이야기] _ 256
여성적 숭고미: [내가 여자가 된 날] _ 259
루쉰의 시선: [두 명의 무대 자매들] _ 261
여성의 몸에 관한 유령학: 프란체스카 우드먼 _ 264
소녀들, 몸을 숨겨라. 전쟁이다! _ 269
여성환상도래: 그녀는 내 안의 말 없는 질문에 대답했어! _ 271
인디아라는 이름의 소녀: [스토커] _ 280
외상 속에 웅크리고 있는 피로 물든 무엇: [인 더 컷] _ 282
외상을 진단하고 위무하는 ‘정동의 정치학’?: [친절한 금자씨] _ 285
인터뷰 │ 김소영이 만난 [친절한 금자씨] 박찬욱 감독 _ 288
나이든 여자의 섹스: [마더] _ 294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를 해석하는 두 가지 키워드 _ 299
부산국제영화제의 한국 영화들: [여자 정혜], [귀여워] _ 305
엄마의 처절한 정의 구현: [오로라 공주] _ 307
외계인 나영: [아는 여자] _ 313
앎에 대한 사랑: [다빈치 코드] _ 315
평범 소녀의 백일몽, 미소년들의 판타지: [늑대의 유혹], [그놈은 멋있었다] _ 319
“희망이 지도를 만든다”: 아시아 여성영화 포럼에 관한 보고서 _ 324
4장 영화와 재난 사회: 남자의 몸은 부서지고, 하늘은 무너지고
영화와 재난 사회: 남자의 몸은 부서지고, 하늘은 무너지고 _ 328
기독교와 자본주의가 서로를 끝장내다: [데어 윌 비 블러드] _ 331
멀어지는 ‘시대적 공포’: [반 헬싱] _ 337
103분간의 영화 운동: 개인과 사회의 윤리, [아들] _ 340
[강적]이라는 부동산 활극 _ 343
액션 영웅들의 찢겨진 생살: [다크 나이트]와 [다찌마와 리] _ 348
강동원이라는 페티시: [전우치] _ 354
계급 상승과 날것의 흥분: [매치 포인트], [달콤 살벌한 연인] _ 359
여자들 빠진 공공의 세계: [공공의 적 2] _ 365
강렬한 애매함으로서의 유혹: [달콤한 인생] _ 367
미국 정치의 아포리아: [디파티드] _ 372
신자유주의 팜므 파탈과 노스탤지어: [무인 곽원갑], [원초적 본능 2] _ 376
마녀가 쓸어내는 더러운 피: [바람난 가족] _ 383
운명이라고 알려진 삶의 은근하고 노골적인 폭력성: [외출] _ 390
인터뷰 │ 허진호 감독을 영화평론가 김소영이 만나다 _ 396
판타지엔 출구가 있는 걸까?: [세 번째 시선] _ 414
포섭되지 않는 타자: [아카시아] _ 419
자비의 시간을 구하지 말라: [실미도] _ 421
‘세계’의 육체성과 일본의 조선 거류민: [역도산] _ 424
조각난 신체: [혈의 누] _ 426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옥상에 있는 두 개의 문 중 어느 것이 창고로 가는 것인지, 옥상으로 바로 갈 수 있는 출입구인지에 대한 정보조차 주어지지 않은 채 특공대는 급하게 투입되었고, 출동하기 전 보여준 남일당 건물 주변을 찍은 한 시간 정도의 동영상이 작전 지역에 대한 정보였다. 특공대도 긴급하게 영상 리터러시와 인지력을 요구받은 것인데, 칼라TV와 사자후TV, 경찰 채증 등에 기록된 영상을 보면 그 효과는 의심스럽다. 또한 법정에서 설전이 벌어진 컨테이너 문제만 해도, 2개의 컨테이너가 옥상에 투입될 예정이었으나 크레인 기사가 잠적하는 바람에 1개밖에 사용하지 못했다는 상황 진술은 일종의 그로테스크한 소극이다. 블록버스터 영화의 제작 진행보다 못한 미숙함이다.
한스 벨머의 작업을 재작업한 신디 셔먼의 작업처럼 나는 [살인의 추억]의 원초적 장면의 광학적 무의식을 다시 쓰고 싶다. 가학적이지 않은 분석을 통해.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는 과거의 시제가 아닌 “미치도록 피해자인 여성의 시선으로 다시 쓰고 싶다”라는 현실 수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에너지를 통해. 스릴러가 아닌 공포로, 그리고 초현실주의로 움직이면서. 그 안에서 배수로의 여자는 벌떡 일어설 것이며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에 일타를 가할 것이다. 그녀의 복수가 돌아올 때, 그녀가 메두사처럼 시선을 되돌려줄 때, 시대의 광학적 무의식은 공범자의 그것에서 벗어나 불안정하고 양가적인, 그러나 다른 미래를 플래시 포워드하는 시네마라는 창을 갖게 될 것이다.
아직 우리가 언어적으로, 또 이론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았을 뿐이지, 노력 여하에 따라 비서구 영화와의 대화는 한국 영화 담론이 자기 식민화 작업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게 하고 또 서구 이론를 서구 자체의 지역 이론(하지만 우리가 사용가능한 것)으로 돌려버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어떤 국적을 가진 사람이 그 이론의 저자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국적을 묻는 것은 국경 수비대나 경찰, 세관원의 일이지 비평가나 이론가의 영역이 아니다), 그 이론이 어떤 국면, 특정한 상황에서 실천적 이론화의 계기를 촉발시킬 수 있는가, 어디까지 수행성을 넓힐 수 있고 전유되고 번역될 수 있는가에 더 긴급한 우선권이 주어져야 한다. 그런 면에서 나는 민족주의보다는 지식인의 인터내셔널리즘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