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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영화이론/비평
· ISBN : 9788992214865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10-04-15
책 소개
목차
제1장 근대의 원초경
한국 영화의 원초경 : 사진 활동, 계보, 계모
신여성의 시각적·영화적 재현
조선 영화라는 ‘내셔널’ 시네마 : 애활가와 부인석
한국 영화사와 <취화선>
유예된 모더니티 : 한국 영화들 속에서의 페티시즘의 논리
제2장 한국 사회의 트라우마와 젠더
운명의 손? : 역사적 트라우마와 한국의 남성성
한국 사회의 트라우마와 젠더 : <박하사탕>, <살인의 추억>, 그리고 <숨결>
한국형 블록버스터에서의 동성사회적 판타지 : <텔미썸딩>과 <공동경비구역 JSA>
1950~60년대 ‘고백’ 영화
제3장 지정학적 판타지
지정학적 판타지와 상상의 공동체 : 냉전시기 대륙(만주) 활극 영화
콘택트 존들로서의 장르 : 홍콩 액션과 한국 활극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조선관객에게 ‘조선’의 문제를 두고 말을 거는 활동사진을 포함하는 키노드라마는 조선영화 생산의 첫 장, 근대적 원초경이다. 이때 원초경이란 용어는 프로이트의 원초적 장면(Urzene, primal scene)을 전유한 것이다. 이때의 원초적 장면은 유년기에 해석한 엄마에 대한 아버지의 폭력 행위, 성폭행, 그리고 부모의 성관계를 지칭하며 판타즘(fantasm), 유혹
이론, 섹슈얼리티, 트라우마 등과 연관된다. 기억 속에 억압된 성적 장면으로 유년시절, 부모의 성교를 보고 그것을 아버지가 어머니를 거세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엄밀한 프로이트적 의미로 조선영화의 ‘원초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장면을 경(鏡)으로 치환한 근대적 원초경은 사진과 함께 영화를 기계 복제 이미지라고 할 때 바로 그 기계 복제 이미지들로 구성되는 근대 시각장의 기원적 순간, 조선영화의 첫 장을 가리키는 포괄적 의미다.
한국영화의 기원이라는 표현보다 원초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우선 경(鏡), 거울이라는 시각적 영역을 가리킬 수 있으며 또 정신분석학에서 원초적 장면에 대한 구성이 “해석적 실행”의 장이며, 그 ‘구성된 이벤트의 존재론적 비결정성’이 라캉이 프로이트와 하이데거에 대한 텍스트 상호독해에서 밝혔듯이, 정신분석에서 회상의 문제는 하이데거가 근원적 존재론을 향해 있는 사산된 프로젝트에서 마주쳤던 장애들과의 접점 속에서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한국 영화의 원초경, 22쪽
대륙 활극 영화는 일련의 프레임워크를 보여주는데, 이런 면이 무국적(non-national) 영화를 폄하해온 내셔널 시네마의 개념을 복잡하게 만들어버린다는 점에서 퍽 흥미롭다. 또한 이는 웨스턴이 전형적인 미국영화라는 통념을 해체하는 데도 기여한다. 만주 웨스턴처럼 미국 웨스턴의 법칙을 모방한 비서구권 액션영화는 냉전 시기에 자국민의 민족 장르라는 개념을 환기시키며, 여기에 국가 경계를 넘나드는 초국가적 저예산 영화제작 방식이 도입된다. 이는 최근에 빈번하게 제작되는 다국적 자본의 리메이크 및 합작영화로까지 이어진다. 결국 만주는 국가의 범위를 넘어선, 아시아 ‘공공의 판타지’였다.
―지정학적 판타지와 상상의 공동체, 245~24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