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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65702399
· 쪽수 : 436쪽
· 출판일 : 2015-01-02
책 소개
목차
Chapter 1 개가 있었다
Chapter 2 고래를 찾아서
Chapter 3 Train Ticket
Epilogue A씨를 만나다
인터뷰 -《A씨에 관하여》에 관하여 궁금한 몇 가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각각의 테이블 위에서 그 자태를 뽐내고 있는 오르골들은 어찌 보면 눈부시게 아름다우면서도 조금은 서글퍼 보였다. 각각의 몸체에 담긴 소리가 한정되어 있어 그럴지도 몰랐다. 한 소절의 노래밖에 부르지 못한다는 사실이 오르골들을 슬프게 만들고 있는 걸까. 그 슬픈 목소리들이 합쳐져서 만들어지는 소리가 사람들의 감정을 달뜨게 만든다니, 참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아니다. 어찌 생각해보면 사람들의 삶과 오르골의 목소리가 닮아서, 수많은 오르골들이 만드는 소리가 사람들이 부르짖고 웃고 우는 소리와 닮아서 사람들은 오르골을 좋아하고 아름다워하는지 모른다. 아아, 그건 모를 일이다.
“강은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것이 아니야. 강은 주변의 눈을 너무 의식하거든. 누구나 강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항상 지켜보지. 그리고 멋대로 의미를 부여하고 이름을 지어줘. 강은 이미 너무 많은 이름과 의미를 가져버렸어. 강은 그 자체가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없어.”
“밤안개의 다른 점은 뭔데?”
“밤안개는 강처럼 흘러가지만 생물을 몸에 품지 않아. 그런 면에서 오히려 안개 그 자체가 살아 있다 말할 수 있어. 그 누구도 이 밤안개의 시작과 끝을 본 적이 없지. 한마디로 알 수 없는 존재인 거야. 그래서 안개는 그 어떤 이름 아래 구속되지 않고 의미를 부여받지 않아. 그저 떠돌 뿐이야.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지, 모두의 눈이 사라진 밤을 틈타서 말이지.”
이 거리에는 영생을 사는 기이한 인물이 있다고 한다. 그 인물은 이곳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비밀을 알고 있으며 사람들의 말할 수 없는 고통들을 조용히 해결해준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 인물을 A씨라고 불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