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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65705857
· 쪽수 : 364쪽
· 출판일 : 2018-02-08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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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나는 무력한 구경꾼이었다. 이 가족을 강타한 비극에서 한낱 불청객, 외부인이었다. 하지만 도망칠 수는 없었다. 우린 친구니까. 우리 중 하나가 하룻밤 사이에 집을 잃고 미망인이 되었다. 우리가 있을 곳은 오직 여기뿐이다.
“모든 걸 다 가진 것 같다가 다음 순간에는 모든 걸 잃지.”
누군가 중얼거렸다.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말은 그런 뻔하고 상투적인 말들뿐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바깥세상과의 대면을 최대한 미루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도저히 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밖에서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상적인 소리들이 갑자기 끔찍할 정도로 멀게 느껴졌다. 우리는 계속 보드카를 마셨고, 담배가 떨어지자 시몬의 시가를 피웠다
우리는 최근 몇 년 동안 생각해왔던 모든 것을 서로에게 이야기하고 싶어 안달이 나서 이따금 말을 더듬기까지 했다. 우리가 같은 처지라는 걸 알게 되자 굉장히 기뻤다. 한네커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는 덕분에 나보다 이 마을을 더 잘 알았다. 그녀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학부모들에 대한 가십을 전부 말해주었고, 나는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토마토 수프를 만들고 아이들에겐 비디오를 틀어주었다. 미첼이 집에 온 8시 30분쯤에는 우리는 완전히 취해서 테이블에 엎어져 배꼽이 빠져라 웃고 있었다. 우리는 디너클럽을 만들기로 했다. 한네커는 자기 고객들 중에 ‘재미있는 여자들’을 몇 명 아는데, 그녀들도 사람들을 더 만나고 싶어 안달이라고 했다. 첫 모임은 집도 널찍하고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 한네커가 자기 집에서 주최하기로 했다. 술기운에 얼굴이 벌게진 나는 굉장히 행복한 기분으로 이불 속에 쏙 들어갔다. 내가 이 마을에서 첫 친구를 사귄 건지도 모른다. 디너클럽은 정말 끝내주는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