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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37832611
· 쪽수 : 376쪽
· 출판일 : 2020-08-12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안돼, 캣니스! 안돼! 가면 안돼!”
“프림, 이거 놔.”
나는 일부러 거친 말투로 말한다. 마음이 약해질 것 같은데, 울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늘 밤에 TV에서 각 구역의 추첨 행사를 재방송할 때 내가 우는 모습이 나오면 만만한 사람, 나약한 아이로 찍힐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 누구에게도 그런 만족감을 느끼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거 놔!”
누군가가 프림을 끌어당기는 것이 느껴진다. 돌아보니 게일이 프림을 안아 들고 있다. 프림은 게일의 품안에서 마구 몸부림 치고 있다.
“올라가, 캣니스.”
게일이 애써 침착한 목소리로 말하고서 프림을 엄마 쪽으로 데리고 간다. 나는 마음을 굳게 먹고 계단을 올라간다.
“브라보! 이런 게 바로 헝거 게임의 정신이죠!”
에피 트링켓의 목소리가 튀어 오른다. 자기가 맡은 구역에서 드디어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다는 게 기쁜 모양이다.
“이름이 뭔가요?”
나는 힘겹게 침을 꿀꺽 삼키고 대답한다.
“캣니스 에버딘입니다.”
“뽑힌 사람이 동생이었나 보군요. 동생에게 영광을 빼앗기기 싫었던 거죠? 자, 여러분! 새로운 조공인에게 크게 박수 한 번 쳐줍시다!”
에피 트링켓이 짹짹거린다. 단 한 명도 박수를 치지 않는다. 12번 구역의 주민들에게 영원한 명예로 남을 일이다. 내기에 돈을 건 사람들, 이제는 헝거 게임에 더 이상 신경도 쓰지 않는 사람들마저도 박수 치지 않는다. 아마 그들 모두가 호브에서 나를 만났거나, 아빠를 알던 사람들이거나, 프림, 누구든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내 동생 프림을 만난 적이 있는 이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처벌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장 과감한 이의(異意) 표현, 즉 침묵으로 모두가 항의하고 있는 동안 나는 무대 위에서 선 채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고 외치는 침묵. 우리는 용서할 수 없다고 외치는 침묵. 이 모든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외치는 침묵.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