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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순이 언니

봉순이 언니

공지영 (지은이)
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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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순이 언니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봉순이 언니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88965745761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7-04-20

책 소개

공지영 대표작. 1998년 「동아일보」 연재 때부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장편소설로, 2017년 지금까지 160만 부 이상 판매된 작품이다. 다양한 계층의 독자에게 사랑을 받아온 이 작품이 새로운 디자인과 장정, 컬러 그림을 수록한 제4판 편집으로 2017년 4월 다시 독자들을 만난다.

목차

목차 없는 상품입니다.

저자소개

공지영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88년《창작과 비평》에 구치소 수감 중 집필한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1989년 첫 장편『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1993년에는『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통해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억압의 문제를 다뤄 새로운 여성문학, 여성주의의 문을 열었다. 1994년에는『고등어』『인간에 대한 예의』가 잇달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명실공히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대한민국 대표 작가가 되었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봉순이 언니』『착한 여자 1・2』『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즐거운 나의 집』『도가니』『높고 푸른 사다리』『해리 1・2』『먼 바다』등이 있고, 소설집 『인간에 대한 예의』『존재는 눈물을 흘린다』『별들의 들판』『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산문집『상처 없는 영혼』『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1・2』『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딸에게 주는 레시피』『시인의 밥상』『그럼에도 불구하고』등이 있다. 2001년 21세기문학상, 2002년 한국소설문학상, 2004년 오영수문학상, 2007년 한국가톨릭문학상(장편소설 부문), 2006년에는 엠네스티 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2011년에는 단편「맨발로 글목을 돌다」로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2018년『해리 1·2』가 ‘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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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처음에 아버지가 놀러 가자는 말을 꺼냈을 때 봉순이 언니는 새 옷을 갈아입으며 들떴다. 하지만 어머니는 말했다.
“너까지 가면 집 볼 사람이 없잖니?”
언니는 순간 얼굴이 팍, 하고 굳어지더니 고개를 푹 수그렸다. 아버지가 미국에서 돌아오던 날 언니 몫의 선물이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짓던 그런 표정이었다. 그러고는 아주 힘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주머니 저도 가면 안 될까유? 옆집 할머니가 집 봐준다고 했는데…… 다음엔 안 따라갈게유…… 그냥 이번 한번…….”
하지만 엄마는 대답했다.
“짱이 새로 산 원피스 입혀라.”
봉순이 언니는 혼자서 방구석의 장판이 벗겨진 곳에 한참 시선을 주고 있다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나들이옷을 벗었다.
어머니는 정말 집을 봐줄 사람이 없어서 언니를 데리고 가지 않았던 것일까. 나는 이제 알고 있었다. 그건 거짓말이었다. 그전에, 아버지가 돌아오시기 전에도 나들이를 갈 때면 이웃집 할머니께 저녁상을 차려드리고 봉순이 언니까지 모두 외출을 했던 기억이 있었던 것이다. 이웃집 할머니는 우리가 새로 산 텔레비전만 틀어드리면 밤이라도 샐 수 있다고 말했던 것이다. 우리가 봉순이 언니 대신 아버지와 첫 외출을 하는 날 언니는, 어머니 말대로 느려터지고 손재주도 없지만 억척스레 일도 잘하고 그저 심성 하나 고운, 순한 봉순이 언니는 대문 앞에서 오래오래 손을 흔들었다.


“아니예유. 지는 아니라니깐유.”
“그래, 그럼 증명을 해봐. 니가 아니라는 걸 증명을 해보란 말야.”
“아니믄 아니지 그걸 어띃게 증명을 해유. 긴 걸 증명하라믄 모를까.”
“그래, 니가 정 아니라니까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해보고 끝내자. 거기 옷 벗어봐라.”
봉순이 언니의 어눌한 말투를 낚아채듯 덮치는 업이 엄마의 목소리는 톤이 높고 지나치게 또박거려서 금방 알아들을 수가 있었다. 그런데 그 또박거리는 목소리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벗으라고.
“괜찮아, 벗어. 다 니가 무고한 걸 밝혀주려고 그러는 건데 왜 안 벗니? 벗으라니까.”
“아줌니 왜 그래유, 지는 아니여유, 아니라니깐드루 자꾸 그러셔요, 그러시길, 시방.”
“너 자꾸 이러면 경찰에 넘긴다. 시집두 안 가구 콩밥 먹어야 말 들을래?”
“글쎄 난 몰라유. 다이언지 타이언지가 어띃게 생겨먹었는지 알아야 말을 하쥬.”
“그러니깐 벗어봐, 벗어보면 될 거 아니냐? 응?”
“왜 이러시는 거예유, 증말…… 아줌니, 지가 뭘 어떻게 했다구.”
드디어 봉순이 언니의 흐느낌 소리가 들려왔고 어머니와 업이 엄마의 한숨 소리, 한동안 안방은 죽은 듯 정적이었다. 다만, 작년 가을 단풍잎을 넣어 바른 안방의 흰 창호지가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그것 때문이었을까, 봉순이 언니가 그날 그대로 일어서서 나를 데리고 그대로 집으로 와버렸다면 그녀의 일생은 바뀌었을까. 처음에 이 일을 회상하면서 나는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다른 남자를 만났다면 언니의 삶은 아주 달라졌을 거라고, 아무리 어린아이고 아무 악의도 없었지만 내가 결국 봉순이 언니의 불행에 개입한 것은 아닐까, 얼마간 자책감이 들기도 했고, 이토록 사소한 일이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구나. 결국 산다는 일에는 사소한 게 없는 거구나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후 나는 생각을 바꾸었던 것 같다. 그래, 그 남자를 만나지 않았으면 봉순이 언니의 삶은 달라졌을 것이지만, 아마도 그녀는 다른 방식으로 불행해졌을 것이라고. 왜냐하면 삶에서 사소한 일이 없는 이유는, 매 순간 마주치게 되는 사소한 선택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총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사소한 그 일 자체가 아니라 그 사소한 것의 방향을 트는 삶의 덩어리가 중요하다는 걸 내가 알아버렸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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