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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5964339
· 쪽수 : 256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도시 생활자가 시골에 터를 잡고 살아보니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건 아닐까 / 자연스럽다는 것 / 저는 똥줄이 탑니다! / 연통 청소하기 / 진정한 ‘아저씨’를 느끼다 / 겨울에 태어난 아름다운 당신은 / 김장을 나누는 시간 /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 슬기로운 분교 생활 / 북유럽 버티기 / 코로나19 임팩트 / 《인디고잉》을 ‘함께’ 읽으며 / 멍의 추억 / 청춘의 종말 / 보름달에게 / 삶을 소비하는 방법 / 어느 초가을에 쓴 편지
2부. 어느 날부터 괜찮지 않아서
주부(主夫)로 살다 / 가사 노동의 기쁨과 슬픔 / “미안한데 부탁이 있어” / 단발머리 귀신에 대한 소고 / 하이의 선물 / ‘에이, 아닌 거 같은데?’ / 엄마의 선택 / 아들 같은 사위 / 동화의 세계 / 동굴만큼 19호실도 / 우리의 세상 / 완벽히 비건이 되지 못하는 이유 / 고기를 만지며 / W 에게 / “야, 이 기지배야!” / 너보다 자기 / 성공이란 무엇일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모두 변하고 있다. 다만 나는 조금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변화를 자처했을 뿐이다. 그게 종종 후회를 부르기도 했지만 사는 건 어차피 해도 후회, 하지 않아도 후회라고 생각한다. 가만히 있으라고, 그러면 중간은 간다는 말이 허구라는 사실을 큰 충격과 깊은 슬픔으로 배운 바 있다. 나는 앞으로도 ‘하고’ 후회하며 살 계획이다.
우리는 마침내 가평군 설악면에 위치한 한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결정했다. 이제 막 다지고 있는 땅의 조감도만 보고 덜컥 계약을 체결했다. (…) 갑작스러운 부동산 침체, 건설사의 자금난과 미숙한 운영 등 예상치 못한 문제가 이어졌지만, 더구나 준공도 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옆으로 다른 집들의 공사가 한창인 어수선한 상황이었지만, 이후로도 갖은 우여곡절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겁도 없이, 다른 선택 없이 ‘덜컥’ 이사했다. 내 나이 마흔 살이었다.
가평군 설악면에서의 생활은 느리고 조용하고 여유롭고 넉넉했다. 굳이 설명을 부연할 필요도 없었다. 환경은 그만큼 개인의 일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조건이었다. (…) 이곳에서는 주차 문제로 신경을 곤두세울 일도, 물건을 사느라 줄을 설 필요도 없다. 전깃불이 하늘을 덮지 않아서 밤이면 쏟아져 내릴 듯 별이 빛났다. 우리의 생활이 서울에 비해 어떻게 조용하고 넉넉하지 않을 수 있을까. 더구나 누군가와 비교하거나 비교당하지 않았으므로 괜한 스트레스도 받을 필요가 없었다. 우물 안 개구리라고 할지라도 내가 정한 대로, 나의 질서와 호흡대로, 내 방식대로 살면 그것으로 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