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아시아사 > 동아시아/극동아시아사
· ISBN : 9788965968719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26-10-21
책 소개
목차
구룡채성 공원의 지도
추천하는 글_구룡성채는 살아 있다
들어가며_검은 성의 문 앞에서
1. 이야기의 시작
첫째 날
2. 하늘에서 본 홍콩의 역사
3. 첵랍콕 공항과 거리 풍경
4. 빈민촌의 억만장자 호텔
둘째 날
5. 구룡채성의 탄생
6. 역사의 틈바구니에 빠진 요새
7. 삼합회, 세 가지 악의 그림자
셋째 날
8. 검은 성의 영화들
9. 무허가 증축과 공장
10. 디스토피아의 공동체
넷째 날
11. 구룡채성의 죽음
12. 우산혁명, 정체성의 싸움
마치며_새로운 대안적 삶은 가능한가?
덧붙이는 글_영화 〈구룡성채〉와 홍콩의 미래
구룡채성 연혁
참고 자료
저자소개
책속에서
구룡채성은 오랜 세월 홍콩 내에서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다. 마치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최고의 악당 볼드모트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그를 너무 두려워한 나머지 그의 이름을 입 밖에 차마 꺼내지 못하고 ‘이름을 부를 수 없는 자(You-Know-Who)’라고 불렀다. 구룡채성의 육중한 몸체를 홍콩 사람들은 애써 못 본 척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홍콩 최대이자 세계 3대 폭력 조직 중 하나인 삼합회(三合會)의 본거지였기 때문이다. 마약상들의 온상이자 매음굴의 성이며 불법 도박의 천국이기도 했다.
구룡채성에 청나라 군대가 진입하자 홍콩 내 영국인들은 제2차 베이징조약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며 흥분했다. 관리들만 남아 있기로 한 구룡채성에 군대가 들어간 것은 홍콩의 방어를 위협하는 군사 행동이라는 이유였다. 실상 이 부대가 그들의 요청에 따라 신계 장악을 돕기 위해 파견된 것이었는데 말이다. 결국 홍콩 식민정부는 자신들을 도우러 온 청나라 부대를 공격하기로 결정했다. 영국의 입장에서는 눈엣가시 같았던 구룡채성 문제를 뿌리 뽑고 싶었던 차에 생긴 기회였다. 억지스러운 핑계로 군대를 동원했다는 점에서 제2차 아편전쟁의 빌미가 된 애로호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일본의 홍콩 점령으로 구룡채성의 운명도 크게 달라졌다. 아문 건물은 철거가 취소되면서 살아남았지만, 그 대신 성벽이 된서리를 맞았다. 일본군이 바로 옆에 있던 카이탁 공항을 군용 비행장으로 쓰기 위해 활주로를 확장하면서 구룡채성을 둘러싸고 있던 성벽을 헐어 버린 것이다. 성벽을 이루던 돌들은 중국 본토와 동남아시아 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로 개펄 바닥에 까는 데 사용되었다. 아직 아문이 남아 있었으니 형식적으로 구룡채성은 아직 존재했으나, 성벽이 모두 사라져 경계선만 남은 헐벗은 상태였다. 이제 ‘울타리를 두른 성’이라는 의미의 채성(寨城)으로서의 기능은 완전히 잃어버린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