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작가론
· ISBN : 9788966551224
· 쪽수 : 456쪽
· 출판일 : 2020-08-14
책 소개
목차
책을 묶으며 … 4
1부
신동엽의 고독한 길, 영성적 근대/김형수 - 15
사건에의 충실성과 빼기의 정치/김희정 - 41
신동엽 시의 민주주의 미학 연구/조강석 - 75
신동엽의 ‘백제’, 혁명을 노래하다/한상철 - 109
신동엽 시에 나타난 인유 양상과 그 효과 연구/이대성 - 137
신동엽 문학에서 산문의 위치와 의미/김윤태 - 171
2부
1960년대 사회 변화와 현대시의 응전/고봉준 - 211
신동엽과 1960년대/하상일 - 243
‘민주사회주의’의 유령과 중립통일론의 정치학/박대현 - 273
(신)식민주의의 귀환, 시적 응전의 감각/최현식 - 313
역사적 트라우마와 식민지의 연속성/김지윤 - 401
저자소개
책속에서
개화니 근대화니 하는 선진 문물을 앞세워 그 같은 일을 자행하는 힘을 학자들은 ‘제국주의’라고 부른다. 신동엽은 그에 맞서서 어쩌면 알렉스 헤일리(Alex Haley)의 『뿌리』가 자기의 역사를 되찾는 것처럼, 소정방(蘇定方)이 기념비를 새기고 간 정림사지 5층 석탑 아래 숨 쉬는 유구한 풀포기 같은 「발」들을 지목하여 그들이 염원해온 미륵이자 메시아라 할 민중 구원의 사상으로서 『정감록』 같은 신화·전설들이 동학과 후천개벽後天開闢사상으로 승화되어가는 것을 노래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묻는다.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그러니까 이 궤적을 한마디로 줄이면 신동엽은 근대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개벽의 길을 걷고자 했다.
―김형수, 「신동엽의 고독한 길, 영성적 근대」
주지하듯 신동엽은 삶의 한 가지 저본에서는 말할 자격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던 눈동자를 장시 「금강」의 결말 부분에서 되살려놓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신동엽은 「종로5가」에서 차수성의 저본에 속한 삶의 단편과 결부된 눈동자를 1894년 3월, 1919년 3월, 1960년 4월의 시간과 접속시켰다. 물론, 이는 차수성의 세계 속에서 잠시 드러난 “영원의 얼굴”들임이 틀림없으니 「종로5가」의 소년의 눈동자를 이런 “영원의 얼굴”들을 향하게 하는 것은, 말하지 않아야 하는 이들로 하여금 말하게 하고 응분의 제 몫을 갖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조강석, 「신동엽 시의 민주주의 미학 연구」
혁명의 주체인 민중의 표상으로 정착된 ‘아사달’과 ‘아사녀’는 1960년대의 명암(明暗)을 지나며 ‘완충’, 혹은 ‘중립’이라는 제3세계 지향의 정치적 이념과 접속된다. 이 과정에서 로맨스 서사의 가련한 주인공으로 복권되었던 전승 설화 속 두 인물은 “망한 나라”를 일으키는 “거름”이자 역사에서 소외되어온 민중들의 연대 정신을 함축하는 고유명사로 자리매김한다. 그 결과가 1950년대 문단을 휩쓸던 복고적 전통주의와 비정치적 서정을 전복시키는 일이었음은 주지하는 바다.
―한상철, 「신동엽의 ‘백제’, 혁명을 노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