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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요양병원

굿모닝, 요양병원

강병철 (지은이)
삶창(삶이보이는창)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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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요양병원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굿모닝, 요양병원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66551941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5-11-30

책 소개

말년을 요양병원에 의탁한 한 노년 여성의 시선을 따라 개인의 기억과 가족사, 한국 근현대사가 함께 직조된다. 존엄사를 향한 내적 과정과 의료 시스템 안의 욕망이 교차하며, 개인의 삶이 역사와 분리될 수 없음을 소설적으로 드러낸다.

목차

작가의 말 / 5

실족 / 11
오키나와 당숙 / 52
요양보호사 / 92
지아비 / 112
뇌졸중 / 138
친정어머니 / 165
여섯 침대 / 179
개척단 / 198
전쟁 / 216
관재수 두 사연 / 227
그 간병인 / 257
계엄 / 277
꿈 / 293

저자소개

강병철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83년 『삶의 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서, 시집 『유년 일기』 『하이에나는 썩은 고기를 찾는다』 『꽃이 눈물이다』 『호모중딩사피엔스』 『사랑해요 바보몽땅』 『다시 한판 붙자』 『격렬하고 비열하게』 등과 청소년시집 『세수 안 한 날』, 장편 소설 『해루질』 『닭니』 『토메이토와 포테이토』 『엄마의 장롱』 『꽃 피는 부지깽이』 등, 소설집 『열네 살 종로』 『초뻬이는 죽었다』 『비늘눈』 『나팔꽃』 등, 산문집으로 『어머니의 밥상』 『선생님이 먼저 때렸는데요』 『작가의 객석』 『쓰뭉선생의 좌충우돌기』 『우리들의 일그러진 성적표』 『선생님 울지 마세요』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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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해 4월, 유채꽃 노란 대궁이 사뿐사뿐 흔들리던 봄날이 확실하다. 여우내 물안개가 뿌옇게 오르는 둔치로 필용 씨가 다시 덜컥 나타났으니 영락없는 뽕짝 영화 스크린이다. 그전에도 수복이한테 살짝 수작을 붙였다가 퇴짜를 맞은 적이 있었으니 ‘다시’라는 말이 맞는 것이다. 영화에서 청춘남녀가 프로포즈 하는 걸 흉내 내며 청금산에서 꺾은 개나리 한 묶음 들이밀자, 처음에는.
“쉽게 보이나유? 지가?”
노려보다가 금세 고개 돌리며.
“남의집살이허는디 이런 거 함부루 받으면 눈총 먹어유.” 손사래 치는 바람에 ‘쭈우’하고 첫 헛물을 켰으나 아주 싫은 느낌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보름 후 다시 5일장에 서 사온 호떡 봉지를 디밀자.
“주인집하고 한치* 먹을 튜. 아저씨가 줬다고 정직허게 실토 헌 다음 먹는 게 심사 편해유. 그렇쥬?”


질풍노도 소년의 달뜬 희망이랄까, 소학교 시절 월반으로 5년 만에 졸업했던 수재 소년의 광폭 유학 행보가 전쟁통에 꼬였으니, 그 또한 운명이다. 저 푸른 창공으로 훨훨 날갯짓하고 픈 욕망이 펄펄 넘치면서 공군 장교로 덜컥 자원해버린 것이다. 당연히 오판이었다. 일본은 절망적 전황 상태를 털끝만큼도 흘려주지 않으면서 오로지 ‘도스께끼(突擊)’ 목청만 높였다. 목숨을 바쳐 천황폐하를 보위하는 게 멸사봉공 사명이라며 광분에 싸인 채 ‘돌격’ 명령만 질렀고 또 그대로 먹혀들었다. 그리고 대부분이 황국신민의 그 흐름에 동참했으니 그게 ‘우민으로의 동화’이다.
그렇게 조종사를 꿈꾸던 황성구 청년까지 오키나와 전쟁터 자살 특공대로 직통 연계되었으니 사람 팔자가 그렇듯 예측불허이다. 황성구가 느끼기엔 명분 없는 개죽음이었지만 공군학교의 다른 청년 조종사들은 달랐다. 일본 본토 청년들은 어금니 깨물며 자국의 승리를 빌며 ‘부모님 전 상서’의 눈물 서린 편 지를 쓰기도 했다. 아니, 몇몇 조선인 유학생도 그랬다. ‘몸 바쳐 적의 항공모함에 부딪치면 나의 영광이요, 나라의 명예이다’라며 황군으로 전사하게 됨을 영광으로 받드는 쪽으로 세뇌되었으니.
‘어머니, 저는 사선으로 떠납니다.’
목숨을 바치는 걸 영광으로도 여기는 서신이 줄을 이었다.


27일 후,
분당종합병원으로 앰뷸런스를 타고 또 옮겨졌으니 그 이유가 황당한 건 아니다. 무릇 병원은 수술과 치료를 위해 세워진 시설이지 고칠 수 없는 환자들을 재우는 숙박업소가 아니다. 따라서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는 당연히 요양원으로 보내야 한다. 그래도 보호자 입장에서는 요양원으로 모시는 게 왠지 ‘포기한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는 게 문제이다. 자식들은 그게 싫어서 병든 노모를 또 몇 차례 다른 병원이나 재활병원으로 옮기고 또 옮기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뿐이었다. 내 병이 더이상 회복이 어려우므로 혹시 ‘마지막이라며 집에 보내주는 걸까?’ 그러면 텔레비전이나 실컷 틀어놓고 졸다가 보다가를 반복하다가 적당한 시점에서 숨을 끊어야겠다는 기대도 가져보았다. 병원을 나와 다시 앰뷸런스의 삐용삐용 소리를 들으며.
‘드디어 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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