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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6802852
· 쪽수 : 128쪽
책 소개
목차
초토의 시1 3
초토의 시2 4
초토의 시3 7
초토의 시4 9
초토의 시5 11
초토의 시6 13
초토의 시7 15
초토의 시8 17
초토의 시9 19
초토의 시10 21
초토의 시11 22
초토의 시12 24
초토의 시13 26
초토의 시14 28
초토의 시15 30
초토의 시16 32
밭 일기1 33
밭 일기3 34
밭 일기6 36
밭 일기10 38
밭 일기56 39
밭 일기61 43
그리스도 폴의 강4 46
그리스도 폴의 강15 47
그리스도 폴의 강43 49
거듭남 51
풀꽃과 더불어 52
시 54
나 56
한 알의 사과 속에는 58
詩論 59
詩語 61
눈 63
具常無常 65
臨終告白 66
壽衣 68
저승의 문턱에서 70
松嶽 OP에서 72
鎭魂曲 73
날개 74
어른 세상 76
실체와 실상 78
꿈 79
그림과 추억 80
가슴의 불 82
민들레 84
마음의 구멍 85
新綠 87
내 안에 영원이 89
나 91
오늘서부터 영원을 93
오늘 95
시심 96
枯木 98
가장 사나운 짐승 100
말씀의 實相 101
마음의 눈을 뜨니 103
두 가지 箴言 105
마을 밤 107
漢拏山 108
해설 109
지은이에 대해 124
엮은이에 대해 127
책속에서
詩人은 어께나 재듯이 친구 하나를 끌고 호기 있게 들어선다.
娼女는 반갑고도 사뭇 미안스러워 어쩔 바를 모른다.
방에 들어 흘깃하면 松·鶴 수틀 아래 합장한 예수 아기의 힌 석고상이 매달려 있다.
詩人은 올 적마다 쓰디쓴 웃음을 풍기며
?이건 네 아이 얼굴이가?
퉁겨 묻고는
?너도 막달레나이냐
혼자 중얼댄다.
眞露 한 병과 스루메 한 마리가 상 위에 얹혀 들어온다.
엎친 술을 한두 잔 켜고 나서는 이제 남은 흥정을 부쳐야 했다.
?이 친구 색씨 하나 똑 딴 것으루 데려와!
?아주 마음 좋은 사모님으로 말이야
?빨랑, 빨랑, 졸려
호통에 못 이겨 부시시 이러서 나간 娼女는 얼마쯤 후 방문을 빼꼼히 열고 눈짓으로 詩人을 불러 내간다.
?저, 저, 저 손님 다리 하나 없으시죠.
?응, 왜 그래, 상이용사야
?아마 동무 애들이 안 받을 거에요, 그, 그래서 선생님 형편이라면 제가 모시죠.
?으음
詩人은 이 最上級의 善意 앞에 흠찍 놀라면서
?그래, 그래 그래야 나도 새장가 들지
하고 얼버무려 버린다.
惡의 껍질 같은 칠흑 어둠이 덮인 娼窟 마당에다 詩人은 오줌을 깔기면서 이 굴속에도 비록 光彩는 없으나 별과 詩가 깃들어 있음을 다사하게 녁인다.
무참하게도 군데군데
내장을 드러내고 있는
漢江
썩어 냄새가 나는
연탄빛 흐름 위에
매연을 뒤집어쓴 하늘과
그 속에 병든 희부연 태양이
汚物처럼 번득인다.
강 복판 여기저기
浚渫船과 포크레인이
無法者들처럼 힘을 誇示하여
轟音을 발하고
철교와 인도교 위를
차량들이 꼬리를 물어
?황금의 偶像을 쫓는 무리들과
?새 모세를 찾는 무리들을 싣고
미친 듯이 달린다.
엉성한 잡초 사이 웅덩이에서
입술을 축인 물새 한 마리가
애절한 울음을 남기고
포물선을 그으며 날아가는데
여위어서 찰싹이지도 못하는
절망의 흐름 위에
그 옛날 출렁이고 넘치던
추억의 강을 그리며
멀건히 우러른 나의 눈에
南山도 우거지상이다.
한 알의 사과 속에는
구름이 논다.
한 알의 사과 속에는
大地가 숨 쉰다.
한 알의 사과 속에는
江이 흐른다.
한 알의 사과 속에는
太陽이 불탄다.
한 알의 사과 속에는
달과 별이 속삭인다.
그리고 한 알의 사과 속에는
우리의 땀과 사랑이 永生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