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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6805006
· 쪽수 : 142쪽
책 소개
책속에서
님이 부르시면 달여가지요
금띄로 裝飾한 치마가 없어도
眞珠로 꿰맨 목도리가 없어도
님이 오라시면 나는 가지요.
님이 살나시면 사오리다
먹을 것 매말나 倉庫가 비엿서도
빗덤이로 옘집 챗직 마즈면서도
님이 살나시면 나는 살어요.
죽엄으로 갚을 길이 잇다면 죽지요
빈손으로 님의 앞을 지나다니요
내 님의 원이라면 이 生命을 앗기오리
이 심장의 왼 피를 다- 빼여 밫이리다.
무엔들 辭讓하리 무엔들 안 밫이리
蒼白한 手足에 힘나실 일이라면
파리한 님의 손을 버리고 가다니요
힘 잃은 그 무릅을 바리고 가다니요.
임 계신 곳 향하여
이 몸이 갑니다.
검은 머리 풀어 허리에 매고
불 꺼진 조선의 제단에
횃불 켜 놓으러 달려갑니다.
산 옆 외따른 골짝이에
혼자 누어 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지김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른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식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고나.
가슴에선 아직도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
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었노라.
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쳐 날뛰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내 손에는 범치 못할 총자루, 내 머리엔 깨지지 않을 철모가 씨워져
원수와 싸우기에 한 번도 비겁하지 않았노라.
그보다도 내 핏속엔 더 강한 대한의 혼이 소리쳐
나는 달리였노라. 山과 골짝이, 무덤 위와 가시 숲을
이순신같이, 나폴레온같이, 씨자같이,
조국의 위험을 막기 위해 밤낮으로 앞으로 앞으로 진격! 진격!
원수를 밀어 가며 싸왔노라.
나는 더 가고 싶었노라. 저 원수의 하늘까지
밀어서 밀어서 폭풍우같이 모쓰크바 크레므린 탑까지
밀어 가고 싶었노라.
내게는 어머니, 아버지, 귀여운 동생들도 있노라.
어여삐 사랑하는 少女도 있었노라.
내 청춘은 봉오리 지어 가까운 내 사람들과 함께
이 땅에 피어 살고 싶었었나니
아름다운 저 하늘에 무수히 날르는 내 나라의 새들과 함께
나는 자라고 노래하고 싶었어라.
나는 그래서 더 용감히 싸왔노라. 그러다가 죽었노라.
아무도 나의 주검을 아는 이는 없으리라.
그러나 나의 조국, 나의 사랑이여!
숨지어 너머진 내 얼굴의 땀방울을
지나가는 미풍이 이처럼 다정하게 씻어 주고
저 하늘의 푸른 별들이 밤새 내 외롬을 위안해 주지 않는가?
나는 조국의 군복을 입은 채
골짝이 풀숲에 유쾌히 쉬노라.
이제 나는 잠시 피곤한 몸을 쉬이고
저 하늘에 날르는 바람을 마시게 되었노라.
나는 자랑스런 내 어머니 조국을 위해 싸웠고
내 조국을 위해 또한 영광스리 숨지었노니
여기 내 몸 누은 곳 이름 모를 골짝이에
밤이슬 나리는 풀숲에 나는 아무도 모르게 우는
나이팅켈의 영원한 짝이 되었노라.
바람이여! 저 이름 모를 새들이여!
그대들이 지나는 어느 길 위에서나
고생하는 내 나라의 동포를 만나거든
부디 일러 다오 나를 위해 울지 말고 조국을 위해 울어 달라고
저 가볍게 날르는 봄 나라 새여
혹시 네가 날르는 어느 창가에서
내 사랑하는 少女를 만나거든
나를 그리워 울지 말고 거룩한 조국을 위해
울어 달라 일러 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