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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 사람 주의

반대편 사람 주의

조경란 (지은이)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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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 사람 주의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반대편 사람 주의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41604028
· 쪽수 : 332쪽
· 출판일 : 2026-03-09

책 소개

올해로 등단 30주년을 맞은 소설가 조경란이 아홉번째 소설집 『반대편 사람 주의』로 2026년 봄을 연다. 2024년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일러두기」와 당해 김승옥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그들」을 포함해 모두 7편의 작품이 실린 이번 소설집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누구나가 겪을 법한 고독과 불안, 그럼에도 위태로운 관계에 의지해 하루하루 살아내는 이들의 온기를 작가 고유의 섬세하면서도 정제된 언어로 담아냈다.
2024 김승옥문학상·이상문학상 대상 동시 석권
조경란 신작 소설집
타인을 간절히 주의할 때 회복되는
한시적이고 보편적인 기적에 대한 이야기


올해로 등단 30주년을 맞은 소설가 조경란이 아홉번째 소설집 『반대편 사람 주의』로 2026년 봄을 연다. 2024년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일러두기」와 당해 김승옥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그들」을 포함해 모두 7편의 작품이 실린 이번 소설집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누구나가 겪을 법한 고독과 불안, 그럼에도 위태로운 관계에 의지해 하루하루 살아내는 이들의 온기를 작가 고유의 섬세하면서도 정제된 언어로 담아냈다. 최근 주요 문학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다시 한번 작품세계의 깊이와 장력을 증명한 조경란은, 이번 소설집에서 삶의 미세한 균열을 한층 더 절제된 방식으로 밀어붙인다. 『반대편 사람 주의』는 작가가 지나온 시간의 총화이자, 또다른 시작을 예감케 하는 현재진행형의 성취다.
『반대편 사람 주의』는 연작소설로 읽을 수 있을 만큼, 같은 인물이 반복하여 등장하거나 특정 요소가 변주되며 공통의 테마를 만들어간다. 때로는 영서, 때로는 종소 혹은 양지로 지칭되는 주요 등장인물은 사십대 후반의 대학 강사로 자신이 걸머져야 할 삶의 무게만으로도 힘겨운 이들이다. 인물들에게는 자칫 사랑이 시작될 것 같은 기미가 보인다든지, 사라진 사람을 찾아 나서야 한다든지, 누군가의 유서를 읽게 되는 일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이들의 내면은 갈등과 불안, 외로움으로 소용돌이치지만 묵묵히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 하나 남아 있지 않다. 곁에 있는 유일한 가족은 어머니라는 또다른 불안 요소뿐이다.
이처럼 신산한 삶 속에서 이들의 세계는 점점 축소되어가고, 남몰래 죽음을 꿈꾸면서도 어머니나 자식에 대한 염려에 얽매여 생활을 간신히 꾸려나간다. 그러나 자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과 불안, 수시로 찾아드는 죽음충동에 에워싸여 있던 이들의 세계는 문득 맞닥뜨린 타인과의 예기치 않은 사건들을 통해 조금씩 균열하기 시작하고, 그 희미한 틈 사이로 부활의 가능성이 새어나온다. 다만 “헛된 희망이나 순진한 낙관을 덮어씌우는 일 없이”(문학평론가 권희철, 해설) 그 가능성을 내보이는 조경란의 소설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한시적 기적일 것이다.

가까운 타인을 염려하는 마음은
나를 불안에 빠지게 할까, 혹은 살아 있게 만들까


『반대편 사람 주의』는 조경란 작가의 오랜 관심사였던 ‘가족’과 ‘재난’을 역시 포함하고 있다. 우리를 문득 두렵게 만드는 것은 도처에 널린 죽음이 가족이나 가까운 타인을 집어삼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은천에서」와 「그녀들」에서는 대학 강사인 ‘영서’가 자신과 가족, 그리고 한때 사랑했으나 더는 가까워질 수 없었던 이들과의 관계에서 겪는 단절과 이해의 과정이 담담히 그려진다. 불안정한 현재와 불투명한 미래 앞에서 위축된 삶을 살고 있는 영서가 교류하는 사람이라고는 우울증을 앓는 어머니와 남동생 부부와 조카뿐이다. 중년의 나이이지만 가족에게서 독립된 삶을 살지 못하는 영서는 노인성 우울증을 앓는 어머니를 걱정하며 쉬지 않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지만, 정작 어머니가 자신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아 가출했다는 걸 알고 제일 먼저 느낀 감정은 홀가분함과 자유로움이다.
어머니가 암시한 죽음의 가능성이나 불안과 싸우며 어머니를 찾아다니는 동안 영서의 내면은 노을에 물들듯 조금씩 바뀌어나간다. 어머니를 향한 그런 간절한 염려는 영서를 홀가분하지 못하게 하는 동시에 그녀 자신을 버리지 못하도록 만든 누름돌이 아니었을까. 한때 의지하고 마음을 기울였지만 영서에게 배신감과 외로움을 안겨준 희미한 관계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에게 입은 상처를 돌이켜보며 영서는 그 또한 “화가 난 게 아니라 슬픈 것”이었음을, 스스로 타인에게 쏟은 염려와 애착이 간절했다는 증거임을 알게 된다.
한편 「그들」과 「빗방울 하나 마른잎을 두드리네」 「절차」에는 영서가 그랬듯 홀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중년의 대학 강사 ‘종소’가 등장한다. 가르치는 것을 정말로 좋아하는 종소이지만 그에게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교수로서의 삶은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다. 반복되는 헛된 기대와 좌절 속에 자신감을 잃은 그는 「그들」에서 자신에게 기회를 줄 것처럼 속였던 최교수에게 복수할 마음으로, 그의 아내가 운영하는 카페를 찾는다. 하지만 종소는 화장실 문을 밀고 들어가다 사고를 내고, 카페 주인이자 최교수의 아내인 ‘영주’의 도움을 받으며 복수극은 어이없이 종결된다.
그러나 실제로 그의 삶에 조그만 숨통을 틔워준 것은 아마도 영주가 꿰매준 주머니의 솔기, 그를 볼 때면 목례를 보내던 영주의 작은 염려였을지도 모른다. 소설집에서 반복해 등장하는 양지가 종소, 종소 어머니와 만나는 「빗방울 하나 마른잎을 두드리네」에서도 세 사람의 조용한 충돌은 “월화수목금토일 남은 날들”에 양분이 되는 온기를 남긴다. 이렇듯 나와 무관해 보이고 심지어는 반대편에 선 사람들과의 갑작스러운 긴장은 『반대편 사람 주의』의 인물들을 살게 하는 듯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조심스럽고 간절히 관심을 기울이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진실을 조경란은 그려내는 것이다.

“삶의 가운데가 아니라
늘 가장자리를 걷고 있었다는 걸 깨달을 때
사람은 자신을 한번 돌아보게 된다.”


『반대편 사람 주의』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또다른 공통점은 자신의 삶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지 돌아본다는 것이다. 고작 살아가는 일이, 생활을 꾸리는 것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일러두기」의 ‘미용’은 평생 머릿속에 찌꺼기같이 껴 있는 끔찍한 기억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을 괴롭혔던 선생님을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미용의 이웃이자 복사집을 운영하는 ‘재서’는 그녀의 출력물을 읽은 뒤로 미용에게 마음을 쓰고 있다. “외로운 사람은 자기 자신을 죽이거나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는 문장을 남기고 사라진 미용을 걱정한 재서가 그녀의 집에 찾아갔을 때, 미용은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상처의 기억을 ‘교련 시간’이라는 글로 다 쓰고 나니, 자신이 쓰고 싶었던 건 이게 아니라고 깨달은 것이다. 미용은 오히려 괴롭힘당하기 직전 보았던 복사나무에서 뻗어나온 새순과 후르르 떨어지던 분홍 꽃잎 같은 “기가 막히게 아름다웠던 순간들”을 쓰고 싶었다. 그 말을 들으며 재서는 미용이 선생님을 찾아가 “자신이 죽지 않고 살아 있음을, 계속 자신으로 살아가고 있단 걸 똑똑히 보여주고 싶어했을” 거라고 짐작한다.
한편 「검은 개 흰말」에서의 ‘양지’는 홀로 가족여행에 따라가지 못한 중학생 조카를 돌보고 있다. 조카는 초등학생 때 목줄이 풀린 검은 개를 맞닥뜨린 이후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 조카가 화장실에 갇혀버리는 사건이 발생해, 가까운 곳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오랜 친구 ‘류원장’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양지는 세상으로부터 격리되어 있는 조카에게서 과거 류원장과 함께 목숨을 끊으려고 했던 자신을 겹쳐 본다. 그러면서 양지는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자신만의 불안을 조카에게 말하고 싶어진다.
소설집의 마지막 작품인 「절차」에 이르면, 종소가 ‘진술 문답서’를 쓰며 지난 학기 자살한 학생을 떠올리고 있다. 그 학생의 아버지인 어태조씨가 만나달라고 자꾸 메일을 보내서 그에게 미행당하고 있다는 불안을 느끼기까지 한다. 그러나 어태조씨가 정말 원한 것은 아들을 기억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뿐이었으리라. 실제로 종소가 그와 대면했을 때 어태조씨는 “상민이 가고, 제일 좋았던 날”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렇듯 『반대편 사람 주의』의 인물들은 대체로 외롭고, 자신이 왜 외롭게 되었는지 돌아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다른 무엇이 아니라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것일지 모른다. “조용하고 단순한 이야기들. 중요하지 않지만 하고 나면 충일해지는 이야기들.”(「일러두기」) 그런 이야기를 나눌 때에만 발생하는 어떤 관계가 있음을 조경란 소설은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자신이 감당하고 있는 죽음충동을 통해 상대방의 죽음충동에 공명”하고, 그의 존재를 염려하며 그에게 붙들리는 “특별한 관계”(해설)다. 인물들은 죽음의 무게를 과장하거나 축소하지도 않고, 섣부른 위로를 건네지도 않은 채 서로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다. 누군가 읽어주었으면 싶은 자신의 ‘일러두기’를. 자신이 미완성인 채로도 죽지 않고 살아 있음을.
이토록 불안하고 외로운 우리가 생활을 꾸려간다는 무서운 사명을 어떻게 계속할 수 있을까. 『반대편 사람 주의』는 이 질문에 대한 기적 같은 방법을 들려줄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을 다 읽어낸 후 우리는 조경란 작가에게 똑같은 위로와 응원, 칭찬을 보내야 할지도 모르겠다. 30년을 한결같이 버텨내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에. 가늠할 수 없는 무수한 고비와 시련에 지지 않고 이런 세계를 성취해냈다는 데에.

목차

은천에서
그녀들
일러두기
검은 개 흰말
그들
빗방울 하나 마른잎을 두드리네
절차

해설 ∣ 위태로운 삶, 부활하는 이야기
권희철(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저자소개

조경란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불란서 안경원」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같은 해 첫 장편소설 『식빵 굽는 시간』으로 제1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불란서 안경원』 『나의 자줏빛 소파』 『코끼리를 찾아서』 『국자 이야기』 『풍선을 샀어』 『일요일의 철학』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 『가정 사정』, 장편소설 『식빵 굽는 시간』 『가족의 기원』 『혀』 『복어』, 중편소설 『움직임』, 짧은 소설 『후후후의 숲』, 산문집 『조경란의 악어이야기』 『백화점—그리고 사물・세계·사람』 『소설가의 사물』 등이 있다. 문학동네작가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김승옥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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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나는 나에게 화를 내느라 깊은 밤 타인에게 전화를 건 적이 있었다는 말, 그 말은 아무래도 승민씨에게는 할 수 없으리라.
_「은천에서」


지금 내 쪽으로 한쪽 팔을 올려 자신이 거기에 있음을 조심스럽고 약간의 쑥스러움을 담아 표현하는 어머니는 어떤 문제로 보이지 않았다. 서툴고 부족하며 혼란을 느끼는 사람, 부모에서 자기 자신으로의 역할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 사람. 어머니는 어떤 과정의 사람으로 보였다.
_「은천에서」


영서는 종종 자신도 가르쳤다. 화가 난 것과 슬픈 상태를 구분해야 한다고. 그러지 못하면 원망하는 마음만 커질 뿐이라고.
_「그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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