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6806768
· 쪽수 : 224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영생원 아이
배냇소 누렁이
잘 가라 토끼야
별님과 진주를 품은 조개
별을 따려는 아이
은행잎 편지
청석골 편지
뱀과 개구리
까치밥 할머니
삘리삐노의 변신
부처님과 곤줄박이
바람 타지 않는 민들레
해설
이영호는
권혁준은
책속에서
나는 왜 영생원에서 태어났을까? 어쩌다 그런 아버지를, 그런 어머니를….
“문둥이, 문둥이 아버지, 문둥이 어머니, 문둥이 윙윙윙 문둥이….”
아이들의 글 읽는 소리가 자꾸 이렇게만 들렸다. 나는 귀를 싸쥐고 책상 위에 엎드렸다. 귀울림은 여전하고, 아버지, 어머니 소리가 자꾸 문둥이, 문둥이로 들려왔다.
아무리 귀를 막아도 그 소리는 여전히 들렸다. 더욱 크게 들렸다.
나는 벌떡 일어섰다. 부릅뜬 눈으로 칠판을 노려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용수철에 튕긴 나사못처럼 교실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선생님과 일곱 아이들이 뭐라 소리치고 있었지만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라곤 한 마디도 없었다.
다음 날부터 나는 학교에 가는 일을 그만뒀다.
“친절하신 젊은 선생 한 분이 글을 가르친다는데, 왜 너는 안 가겠다는 거니?”
아버지는 내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나는 말없이 돌아누워 버렸다. 내 앞에서마저 떳떳하지 못하고 눈치를 살피는 아버지가 불쌍하고 미웠다. 아니 그보다 그런 아버지를 가진 내가 한없이 밉고 불쌍했다.
내 눈에선 어느 틈에 뜨거운 눈물이 흥건히 괴어 올랐다. 눈물은 콧잔등과 볼을 간지럽히며 베개 위로 떨어져 내렸다. 몸을 새우처럼 오그리고 아무리 눈물을 쏟아내도 가슴은 여전히 찐득찐득한 담뱃진 같은 것이 남아 있었다.
-'영생원 아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