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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6807000
· 쪽수 : 246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눈을 감은 누렁이
꽃배
철이와 살구나무
하늘은 왜 공중에 걸려 있을까
별 새
가슴앓이 새
들리지 않는 거문고
하나만 뽑는 학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탕 한 알
돌지 않는 북극성
창자 없는 물고기
바나나
엄마 때문이야
해설
김상삼은
심후섭은
책속에서
“저 살구나무는 시들지만 죽지 않아. 다만 혼자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고 있을 뿐이야.”
“그게 무슨 말이에요?”
“살구나무 아래는 작은 바위가 있단다. 바위만 벗어나면 큰 나무가 될 거야.”
철이네 아빠는 철이에게 스스로 사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러나 곁에 있는 미루나무가 햇빛을 막고 있었습니다. 오동나무는 그 그늘을 벗어나기 위해 고개를 길게 뺐습니다. 손을 넓게 폈습니다. 그러나 그 그늘을 벗어나기엔 미루나무가 너무 컸습니다.
오동나무는 날마다 미루나무의 잎 사이로 흘러드는 한 줄기 햇살을 받기 위해 몸부림쳤습니다. 참고 또 참다가 오동나무는 아저씨에게 눈빛으로 말했습니다.
“아저씨, 저 미루나무 좀 베어 줄 수 없나요?”
“왜?”
“미루나무 그늘 때문에 내가 자랄 수 없잖아요.”
“오동나무야, 아픔만큼 큰단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아픔 없이 자라면 온실 안의 화초처럼 겉만 번지르르하지, 향기가 없단다.”
“그럼 일부러 고생을 하란 말이에요?”
“어려움을 참고 이겨 내야 고운 소리를 낼 수 있는 거문고가 된단다.”
아저씨는 엄마처럼 오동나무를 어루만지며 속삭여 주었습니다.
[들리지 않는 거문고] 중에서
바나나 먹는 형을 보니 나도 먹고 싶었습니다. 냉장고에 가니 마침 바나나가 있었습니다. 바나나 껍질은 쉽게 까졌습니다. 노란 껍질을 까니 하얀 속살이 드러났습니다. 하얀 바나나 속살에서 아빠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캐나다에서는 한국인들을 바나나라고 부른단다.”
“왜 그런데요?”
“바나나처럼 쉽게 한국인의 껍질을 벗기 때문이란다.”
“캐나다니까 그곳 사람들처럼 사는 것이 당연하잖아요.”
“뿌리마저도 너무 쉽게 변해 버리는 게 문제지.”
아빠는 형이 바나나처럼 너무 쉽게 껍질을 벗을까 봐 걱정했습니다.
너무 쉽게 벗겨지는 바나나 껍질은 동양 사람의 겉모습입니다. 허연 속살은 서양 사람을 뜻합니다. 그 속살은 금방 변해 버립니다. 아빠는 형이 바나나 속처럼 그렇게 쉽게 변할까 봐 걱정했습니다. 할아버지도 형이 뿌리를 잊을까 봐 걱정했습니다.
[바나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