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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중국철학
· ISBN : 9788967350710
· 쪽수 : 519쪽
· 출판일 : 2013-09-23
책 소개
목차
고전으로 다시 돌아가다_ 펑유란과 후스의 차이를 함께 논함_05
서문_26
자서自序_27
들어가며_36
上 이론편
제1부_ 권모權謀: 전쟁의 삼부곡三部曲-묘산, 야전, 공성
【제1편】 계計: 조정에서의 계획-계책을 중시함貴謀_77
【제2편】 작전作戰: 천 리 밖의 승리를 결정함-속도를 중시함貴速_111
【제3편】 모공謀攻: 강공보다는 지략으로 승리-온전함을 중시함貴全_147
제2부_ 형세形勢: 병력의 배치-형, 세, 허실
【제4편】 형形: 많고 적음의 운용 1-전투 준비_187
【제5편】 세勢: 많고 적음의 운용 2-적군에 대응함_213
【제6편】 허실虛實: 많고 적음의 운용 3-승리를 제어함_245
下 실전편
제3부_ 전투戰鬪: 기동에서 공격까지-장수, 사병, 지형
【제7편】 군쟁軍爭: 누가 더 빠른가-돌아가는 길이 더 빠르다_283
【제9편】 행군行軍: 4가지 행군 지형-숙영과 경계_313
【제10편】 지형地形: 여섯 가지 작전 지형-여섯 가지 패배_343
【제11편】 구지九地: 아홉 가지 전쟁터-지리와 심리_369
【제8편】 구변九變: 병법가는 고지식함을 가장 싫어한다_411
제4부_ 기술技術: ‘첨단 기술’-화공과 용간
【제12편】 화공火攻: 화기 시대의 서막-다섯 가지 불의 이용_437
【제13편】 용간用間: 간첩을 쓰지 않으면 이기지 못한다-간첩의 다섯 가지 운용_461
주_491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 ‘가장 유연하고 가장 지혜로운’ 『손자』의 핵심 철학으로 안내함
『손자』는 계산을 매우 중요시한다. 그 증거로 책의 시작인 1부의 세 편이 모두 전략을 다루고 있다. 제1편의 경우 시작부터 묘산, 즉 조정에서 머리를 맞대고 계책을 궁리하는 단계를 설명한다. 이 단계의 핵심은 피아의 이익과 상황을 헤아려 앞으로의 작전에 유리한 ‘세勢’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토록 계산을 중시하면서도 손자는 동시에 ‘계산을 통한 앎’의 한계를 말한다.
병가의 사유는 적군과 아군 쌍방의 격렬한 대립 가운데서 생겨난 것이지 정태적인 관찰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피아가 서로 암투를 벌이는 상황에서 적이 변하면 아군도 변한다. 순식간에 모든 것이 변하고 또 변한다. 묘산상의 계획은 전쟁에 돌입하게 되면 상황에 따라 부단히 수정을 요한다. 묘산은 전장에 투입되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되던 모든 계획은 미지의 것들이며 따라서 개연성과 모호성을 띠고 있다. ‘모든 것을 전부 계산에 포함시키는 일滿打滿算’은 가능하지 않다. 아무리 치밀하게 생각해도 ‘계획이 주도면밀해서 빈틈이 없는 상태算无遺策’에 이를 수는 없다.(「계計」 편 中.)
‘모든 것을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손자의 말은 액면만을 보면 ‘계산’의 한계를 지적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게 이해하면 책 전체에 걸쳐 ‘계산’을 중시하는 『손자』의 사상을 파악하기 어렵다. 리링의 설명에 따르면 여기서 ‘계책이 빈틈없는 상태에 이를 수 없다’는 말은 전략의 불완전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략을 세우는 자가 항상 유념해야 할 전쟁의 현실을 설명하고 있다. 사전의 계산은 결코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전투가 시작되면 그 국면마다 이 계산은 부단히 수정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원칙 때문에 병법은 ‘행동철학’이자 ‘투쟁철학’인 것이다. 이렇게 항상 변수를 염두에 두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지혜를 꾀하기 때문에, 병법의 철학이 “가장 지혜로운” 것이다.
◆ 해석 논쟁을 정리하면서 큰 그림에서의 이해를 돕다
또한 리링은 본문 구절들을 하나씩 설명하면서 기존에 잘못 해석된 부분을 지적하거나 논쟁을 정리하고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사람을 버리고 세에 의지한다故能擇(釋)人而任勢”는 구절은 오랫동안 잘못 해석되어왔다. 사람을 선택해 ‘세’에 활용한다는 의미로 여겨졌는데, 늦어도 당 이후부터 잘못된 듯하다. 여기서 ‘택擇’은 사실 ‘석釋’, 즉 버림, 포기함의 의미로 읽어야 한다. 즉 이 문장이 말하는 것은 사람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세에 의지하라는 것이다. 『육가요지六家要旨』에서 말하기를 “대도大道의 요지는 건강을 버리고 총명을 물리치는 것이니, 이것을 버리고 도술에 맡긴다至大道之要, 去健羨, ?聰明, 釋此而任術”라고 했다. 이는 도가의 정신을 대표적으로 드러낸 매우 중요한 구절로, 형명법술의 근본에 해당한다. 『손자』에서 사람을 버리고 세에 맡긴다는 말은 바로 이러한 사상과 일맥상통한다.(「세勢」 편 中.)
잘못된 글자를 다른 문헌에 근거하여 고치면서 『손자』의 철학을 사상사적 맥락과도 상통하게 위치시키고 있다. 자세히 고증하면서도 큰 그림을 고려하고 있어 신뢰를 주며, 해석의 깊이가 있다.
◆ 『손자』의 기발함을 강조하면서도 모호한 본문을 명쾌하게 해석
『손자』 본문에는 얼핏 보면 역설적인 내용이 많아, 그 의미가 쉽게 와 닿지 않는다. 이를테면 손자는 병법이 이기기 위한 전략이라고 하면서도, ‘백전백승’을 최고로 여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는 손자의 전체 철학에 비추어보면 모순되는 말은 아니다.
‘백전백승’은 본래 좋은 단어로, 최고의 상황일 것 같다. 하지만 손자는 그것이 “잘한 것 중의 잘한 것善之善者”이라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잘한 것 중의 잘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싸우지 않고 적군을 굴복시키는 것’이다. 여기서 관건은 ‘싸우지 않는不戰’것이다. 몇 번 이겼는가에 상관없이 ‘싸워서 이기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과는 동등하게 논할 수 없다. 손자는 이러한 원칙에 따라서 전쟁 수단을 정리하고 소개한다. 그 순서는 ‘계책을 공격하는 것伐謀’이 첫 번째, ‘외교를 공격하는 것伐交’이 두 번째, ‘병력을 공격하는 것伐兵’이 세 번째, ‘성곽을 공격하는 것攻城’이 네 번째다.(「모공謀攻」 편 中.)
즉 ‘백전백승’이 최고가 아닌 것은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이며, 이는 말하자면 ‘계책을 공격하는 것伐謀’으로서 계책을 가장 중시한 손자의 전체 개념과도 상통한다. 『손자』에는 이와 같이 얼핏 모순되는 구절이 꽤 많다. 「군쟁軍爭」 편에 나오는 “돌아가는 길을 곧은길로 삼는다以迂?直” “불리한 상황을 유리한 것으로 삼는다以患?利”는 구절도 마찬가지다. 리링은 이 부분을 논할 때도 “손자가 역설적 사고를 하기 때문에 반상식적인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허심탄회하게 짚어내면서 편 전체 흐름에 맞춰 명쾌하게 해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