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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67820251
· 쪽수 : 284쪽
· 출판일 : 2015-10-21
책 소개
목차
칼
달, 컴포지션(Composition) 7
뿌따뽕빠리의 귀환
내 남자의 꿈
코카스칵티를 위한 프롤로그
거울의 방
북어
차가운 손
테트리스 2009
퍼플레인
바이칼에 길을 묻다
작가 후기
재출간에 즈음하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 여자 안엔 몇 개의 줄이 있을까. 사람마다 지니고 있는 생명의 줄은 저마다 다르다. 기타가 여섯 줄, 가야금이 열두 줄, 마흔 여섯 개의 현을 가진 하프도 있다. 질긴 가죽을 실컷 두들겨 맞아도 끄떡없는 드럼이나 눈부신 금속으로 튼튼하게 태어난 트럼펫, 또는 피아노처럼 다양한 절대 음을 가지고 있어서 아주 가끔 조율을 필요로 할 뿐인 사람도 있을 테지만 언제 끊어질지 알 수 없는, 그리고 매번 스스로 최적의 음을 정확히 짚어내야만 하는 현악기 같은 운명을 살아야 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 「칼」
사랑의 잔인성은 동시에 시작하지 않고 동시에 끝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같은 회전판 위의 목마를 함께 즐거워했을지라도 폐장시간에 나란히 손잡고 퇴장할 수 있는 사랑의 확률은 얼마나 될까. 침대를 함께 쓰는 사이가 되기 전에 K는 오래된 연인과의 이별을 모색 중이었다. K는 내게 X-연인이 덜 상처받는 이별법이 무엇인가를 물었다. 그런 게 있을 리 없었다. 하지만 이별을 결심했다면 톱질하지 말고 단칼에 베어버려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덜렁거리지 않게, 너덜거리지 않게, 그것이 목을 베는 망나니가 베풀어야 하는 자비다. -「달, 컴포지션7」
헤어질 수밖에 없었으리라. 서로의 눈을 바라볼 수조차 없을 만큼 가까운 사이. 손 내밀어 잡을 수 없을 만큼 너무 내밀한 사이. 사랑이란 반드시 간격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더 이상 다가갈 빈 공간이 없다는 것은, 너무 먼 단과 나처럼 대화도 섹스도 이미 존재하지 않는 먼 사이만큼이나 위험한 것이다. 너무 멀어서, 혹은 너무 가까워서 사랑은 가끔 참을 수 없이 슬프다. - 「거울의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