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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7821012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19-12-18
책 소개
목차
수필집을 엮으며
마당 하나, 작은 새 이야기
봄이 오는 마당에서 | 나의 정월대보름 이야기 | 작은 새 이야기 | 언니 얼굴이 봄이다 | 다이어리 | 침입자들 | 장롱의 추억 | 다시 아이들 앞으로 | 아버지의 밥그릇 | 미디어 아트에 반하다 | 너에게 가는 길에는 | 사총사 | 봄날이 간다
마당 둘, 그해 여름
모내는 날 | 자두 | 그해 여름 | 은잔화를 옮겨 심으며 | 이중주 | 소소원 연가 | 꽃이 핀다, 활짝 | 넌 어떤 기억을 가져갈래? | 아주 특별한 그림, ‘그날에’ | 흔하디흔한 명옥 |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 | 큰 나무 그늘 | 꽃이라면 다 좋아요
마당 셋, 금요일 오후잖아요
손 | 금요일 오후잖아요 | 카디건의 전언 | 원숭이 꽃신 | 너 같은 딸 하나 | 아름다운 이별 | 질투도 사랑이다 | 당신 참 예쁘다 | 사랑도 파나요? | 꼭두의 노래 | 네 마음속 번지수 | ?지금은 제2 성장기 | 당신의 기억은 안전한가요
마당 넷, 감 익는 마당
시래기를 만들며 | 엄마의 꽃밭 | 감 익는 마당 | 사랑은 장작불을 타고 | 외투 입혀 주는 남자 | 이젠 편하게 기대 | 전단지를 든 남자 | 크리스마스 단상 | 망상교향곡 | 인사동에서 | 이별 후愛 | 마른 꽃잎을 정리하며 | 발길 닿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추천의 글 | 시처럼 읽히는 수필의 힘 - 박상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내는 천 원짜리를 깨끗이 모아 영정 사진 밑에 엄청 쌓아놓았다. 자식들이 사내를 배웅하는 동안 손님들이 고스톱을 칠 용도란다. 울컥 올라오는 감정을 오지랖이라고 에둘러 표현하면서도 셋째의 눈가엔 어느새 눈물이 맺힌다.
우리 집 마당은 길고양이들의 쉼터나 마찬가지였다. 캣맘이나 캣대디처럼 일일이 찾아다니며 보살피지는 못하지만 마당 정도는 기꺼이 양보했다. 해가 잘 들어서 그런지 고양이들이 우리 집 마당을 좋아했다. 덩달아 나도 까맣거나 회색이거나 갈색이거나 줄무늬거나, 색깔도 덩치도 다른 녀석들이 마당에서 거니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았다. 슬쩍 깔아놓은 방석 위에서 해바라기를 하거나 오수를 즐기고 가는 모습이 귀여웠다. 내놓은 먹이를 먹고 가면 안심이 됐고, 비쩍 마른 고양이가 다녀가면 안타까웠다.
사람 사이의 관계 맺음도 어쩌면 풀만 무성히 자라는 맨땅을 가꾸는 일과 같다. 돌을 골라내고 거친 흙을 매만지며 꽃을 심어 피워내는 일이 좋다. 땀을 뻘뻘 흘리며 괜한 짓을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은 잠시, 해마다 피어나는 꽃을 보며 환히 웃는 것처럼, 사람 사이에서 피어나는 꽃을 보며 마음이 밝아질 때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