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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7821883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23-06-16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외과의사의 고뇌와 진심을 담아
Part 1. 외과의사 이야기
나의 시작, 그대들의 시작 | 환자와의 교감은 양날의 검일지니 | 외로움에 대하여 | 부모 된 자의 마음이란 무릇 | 나도 때로는 배우이고 싶다 | 당신, 정말 잘하고 있어요 | 의사의 품격 | 응급을 부르는 주문 | 몰래 흘리는 눈물 | 의사는 액세서리를 하면 안 되나요? | 외과의사의 무게 | 의사와 환자의 간극 | 정말 대장항문외과 할 거니? | 역사는 반복된다 | 트라우마, 그 극복에 관하여 | 문신남과 사우나 | 시애틀로 가는 비행기에서 | 크론병을 앓고, 치료하고, 가르치다 | 사람을 살린다는 자존심 | 간절함이 좋은 의사를 만든다 | 건강검진이 전부가 아닙니다 | 운수 좋은 날 | 내공(內功) | 슬기로운 의사생활, 드라마와 현실 사이 | 아프지 말아요, 우리 | 분노조절장애 | 자괴감
Part 2. 환자 이야기
죽음을 대하는 외과의의 자세 | 어느 노부부의 사랑 | 손 | 기적을 부르는 것은 | 당신의 부모님은 안녕하신가요? | 발사가 안 됩니다 | 어느 국가유공자의 아들 | 냉정한 진실을 전하는 의사의 속내 | 희망 | 노쇼(no-show) | 계절근로자 Q의 이야기 | 교수님께서 직접 수술하시지요? | 엄마의 눈물 | 신은 대체 어디에? | 라플라스의 악마 | 지키지 못할 다짐 | 똥주머니를 차고 산다는 것 | 선택의 기로 | 제가 지은 죄가 많아서요 | 애기, 엄마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수술장 상담실 입구에 쭈그려 앉아 울고 있었다. 눈물은 흐르지 않았지만, 분명히 울고 있었다. 사방이 고요하고 스산했다. 무릎 사이에 파묻은 얼굴을 들 용기가 나질 않았다. 고개를 들면 누군가가 나를 노려보고 있을 것만 같았다. 그것밖에 안 되냐고, 겨우 그렇게밖에 못하냐고 차가운 눈초리로 힐난할 것만 같았다. 그래, 모두 다 내 탓이다. 내 책임이다. 환자의 생사라는 버거운 무게가 내 두 어깨에 오롯이 지워져 있었다. 그 누구도 책임을 나누어 질 수 없었다. 외로웠다. 너무나 외로웠다.
환자와 교감할 줄 아는 의사가 참된 의사다. 의과대학 학생일 때 그렇게 배웠고, 10년여의 아직은 길지 않은 경험에 비추어 보더라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나친 감정이입은 냉철한 판단을 저해한다는 점이다. 매 순간순간 가장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하는 외과의사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가깝지만 너무 가깝지는 않도록 환자와의 거리를 적당히 유지하는 것. 앞으로 평생 크론병 환자를 다루어야 할 입장에서 짊어져야 할 숙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