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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인문계열 > 인문학 일반
· ISBN : 9788968173196
· 쪽수 : 348쪽
· 출판일 : 2016-02-10
책 소개
목차
■ 머리말
제1장 서 론
제2장 논문 작성 전 생각해 볼 점
제3장 논문의 체제
3.1. 논문의 서론 전에 오는 내용들(Front Matters)
3.2. 논문의 본문
3.2.1. 제목(Title)
3.2.2. 초록(Abstract)
3.2.3. 서론(Introduction)
3.2.4. 선행연구(Literature Review)
3.2.5. 연구방법(Method)
3.2.6. 연구결과(Results)
3.2.7. 논의(Discussion)
3.2.8. 요약 및 시사점(Summary and Implications)
3.3. 참고문헌(References)
3.4. 주석: 각주(Footnotes)와 미주(Endnotes)
3.5. 부록 및 참고자료(Appendices and Supplementary Materials)
제4장 논문계획서 작성 요령과 논문 계획 발표 요령
4.1. 논문 계획 발표
4.2. 논문 계획 발표 시의 태도
4.3. 논문 계획 발표 후
4.4. 논문계획서 샘플
제5장 명료한 글쓰기
5.1. 전반적 구성
5.1.1. 문장의 길이
5.1.2. 문장의 구성
5.1.3. 한글 논문은 한글 전용(專用)으로 작성
5.1.4. 띄어쓰기
5.1.5. 논문 소제목 조직
5.1.6. 소제목의 수준
5.2. 글쓰기 양식
5.2.1. 아이디어 제시의 연속성
5.2.2. 표현의 유연성
5.2.3. 어조
5.2.4. 문단의 길이
5.2.5. 한글 논문에서의 논문 저자인 ‘나’의 표기
5.2.6. 명확한 문장과 모호한 문장
제6장 글의 스타일
6.1. 구두법
6.1.1. 구두점 뒤 띄어쓰기
6.1.2. 마침표
6.1.3. 쉼표
6.1.4. 세미콜론
6.1.5. 콜론
6.1.6. 줄표(Dash)
6.1.7. 큰따옴표
6.1.8. 큰따옴표(“ ”)를 사용한 직접 인용 방법
6.1.9. 소괄호( () )
6.1.10. 대괄호[bracket]( [] )
6.2. 철자법
6.3. 대문자화(Capitalization)
6.4. 이탤릭체(Italics) 사용
6.5. 약어(Abbreviations)
6.5.1. 약어에 대한 설명
6.5.2. 라틴 약어
6.6. 숫자
6.6.1. 아라비안 숫자로 표현되는 수치
6.6.2. 단어로 표현되는 수치
6.6.3. 소수 표현하기
6.6.4. 본문 내 통계 기술하기
6.6.5. 통계기호
제7장 표와 그림
7.1. 표와 그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7.1.1. 표와 그림의 사용
7.1.2. 표와 그림의 작성
7.1.3. 표 번호와 그림 번호
7.1.4. 표와 그림 사용을 위한 허가
7.2. 표(Tables)
7.2.1. 표와 본문의 관계
7.2.2. 표와 표 사이의 관계
7.2.3. 표 제목
7.2.4. 표의 열 제목(Column Heads)
7.2.5. 표의 내용(Table Body)
7.2.6. 표의 신뢰도 구간
7.2.7. 표의 주
7.2.8. 표의 테두리선
7.2.9. 표의 표준화된 양식
7.2.10. 표의 예
7.2.11. 표 점검목록
7.3. 그림(Figures)
7.3.1. 그림의 작성
7.3.2. 그림 범례(Legends)와 그림 표제/제목(Captions)
7.3.3. 그림의 예
7.4. 신경이미지 자료와 사진 자료
7.4.1. 신경이미지 자료
7.4.2. 사진
7.5. 그림 점검목록
제8장 참고문헌 작성 기초 워밍업
8.1. 참고문헌의 중요성
8.2. 참고문헌의 옥석 가리기
8.3. 참고문헌 작성 시 이 점은 유의하자
8.4. 참고문헌 작성의 기본 원칙
8.4.1. 본문에서 사용할 때
8.4.2. 참고문헌 목록(References)에 기입할 때
8.5. 참고문헌 목록을 작성할 때 자주 일으키는 학생들의 실수
제9장 APA 스타일에 의한 참고문헌 작성 방법
9.1. 언제 인용하는가
9.2. 표절(plagiarism)
9.3. 자기 표절
9.4. 인용과 의역하기
9.4.1. 직접 인용
9.4.2. 페이지 표시 없는 인터넷 온라인 자료 직접 인용법
9.4.3. 인용문의 정확성 확보
9.4.4. 설명 없이 인용 원문의 수정이 가능한 경우
9.4.5. 인용 원문의 수정 시 추가 설명을 삽입해야 하는 경우
9.4.6. 인용문 안의 참고문헌
9.4.7. 인용, 재판(reprint), 개작(adapt)을 위한 승인
9.5. 본문에서 참고문헌 올바르게 인용하기
9.5.1. 단일 저자에 의한 연구
9.5.2. 공동 저자에 의한 연구
9.5.3. 저자가 기관 및 단체인 경우
9.5.4. 같은 성의 저자들 인용 방법
9.5.5. 괄호 속에 두 개 이상의 논문 인용 방법
9.5.6. 재인용 방법
9.5.7. 고전 인용 방법
9.5.8. 원저의 특정 부분 인용하기
9.5.9. 개인 서신 인용하기
9.6. (본문이 아닌) 참고문헌 목록 작성
9.6.1. 정확한 참고문헌 목록 작성
9.6.2. 참고문헌의 순서
9.6.3. 메타 분석(종합연구, meta-analysis)이 포함된 참고문헌
9.7. 참고문헌 목록의 구성 요소(Reference Components)
9.7.1. 저자와 편집자 정보
9.7.2. 출판 연월일(年月日)
9.7.3. 제목
9.7.4. 출판 정보
9.7.5. 석·박사 학위논문의 인용
9.7.6. 전자 정보와 위치 정보
9.7.7. 전자 정보의 출판 날짜
제10장 APA 스타일에 의한 참고문헌의 다양한 심화 예시
10.1. 참고문헌의 종류
10.2. 참고문헌 종류별 예제
10.2.1. 정기 간행물
10.2.2. 책, 참고 서적 및 책 단원
10.2.3. 석·박사 학위논문
10.2.4. 회의 및 학술대회
10.2.5. 기술 및 리서치 보고서 및 보도자료
10.2.6. 논평 및 동료 비평
10.2.7. 시청각 매체
10.2.8. 미출간 저작물
10.2.9. 인터넷 게시판, 메일링 리스트, 기타 온라인 커뮤니티
10.3. 참고문헌 연습 예제
제11장 논문 작성 과정 및 제출시의 유의점
제12장 학위논문에서 학술지 논문으로의 출판 과정
12.1. 논문의 심사 과정
12.1.1 전문가 리뷰 과정
12.1.2. 논문의 게재와 탈락
12.2. 논문 투고를 위해 저자가 해야 할 일
12.2.1. 형식
12.2.2. 학술지 논문 페이지의 순서
12.2.3. 철자법 확인
12.2.4. 학술지 논문의 총 길이
12.2.5. 국제학술지 투고시의 커버 레터(cover letter)
12.3. 윤리적·합법적 기준의 준수
12.4. 학회 혹은 출판사 정책에 따른 요구사항
12.5. 학술지 논문의 게재 결정 이후 편집위원회 혹은 출판사와의 작업
12.6. 학술지 논문의 투고 과정에 소요되는 비용
12.7. 포식자 학술지(predatory journal)에 대한 유의사항
제13장 논문 작성의 윤리적 문제들
13.1. 과학적 지식의 정확성 보장
13.1.1. 연구결과의 윤리적 제시 및 보고
13.1.2. 자료 유지와 공유
13.1.3. 자료 중복 게재와 부분 게재
13.1.4. 표절과 자기표절
13.2. 연구 참여자들의 권리와 복리 보호
13.2.1 연구 참여자들의 권리와 보안성
13.2.2. 이해 충돌(conflict of interest)
13.3. 지적 재산권 보호
13.3.1. 저자 인정 및 저자 순서 결정
13.3.2. 논문 심사자
13.3.3. 지적 재산권에 대한 보호
제14장 영어 논문 작성 시의 글쓰기 규정: APA 권장 사항을 중심으로
14,1. 영어 표현 시 권장 사항
14.1.1. 표현의 경제성
14.1.2. 정확성과 명료성
14.1.3. 언어적 장치
14.1.4. 효과적인 글쓰기를 위한 전략들
14.2. 언어편견을 줄이기 위한 방법들
14.2.1. 적절한 수준의 구체성을 가지고 기술하기
14.2.2. 주의를 기울여 호칭 붙이기
14.2.3. 참여 인정하기
14.3. 화제에 의한 편견 줄이기
14.3.1. 성별
14.3.2. 인종적 편견 제거와 민족 정체성
14.3.3. 나이
14.4. 영어 논문의 문법과 용례
14.4.1 동사
14.4.2. 주어와 동사의 일치
14.4.3. 대명사
14.4.4. 잘못 위치한 수식어, 현수 수식어(dangling modifier), 부사의 용법
14.4.5. 관계 대명사와 종속 접속사
14.4.6. 병렬 구조 (Parallel Construction)
제15장 자주 묻는 질문 (FAQ)
■ 부록 1
■ 부록 2
■ 부록 3
■ 부록 4
■ 부록 5
■ 부록 6
■ 부록 7
■ 찾아보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머리말]
얼마 전 전공 학회가 끝난 후 친한 동료 교수님이 한탄 반 푸념 반으로 대학원생 논문 지도의 어려움을 토로하셨다. 요지인즉, 5점 리커트 척도 설문 자료를 수집한 대학원생이 자료 분석을 위해 각 문항 당 1번에 응답한 학생이 몇 명인지, 2번은 몇 명인지 등등으로 숫자를 수작업으로 센 다음 바를 정(正)자 표시로 써서 그 종이를 들고 왔다는 말씀이었다. 대학원에서 연구방법론 수업을 등한시 한 그 학생의 책임이라고 학생을 책망하기에는 좀 마음이 씁쓸했다. 외국어교육 전공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연구방법 책들이 시중에 많이 발간되어 있는데도 여전히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아마도 많은 학생들이 논문이라는 글의 속성, 논문 계획 발표나 논문 초안을 쓰는 절차 등을 알지 못하고, 논문의 작성 요령과 참고문헌 작성 양식 역시 눈대중으로 대강 보거나, 알더라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대학원생들이 석·박사 학위논문을 작성하는 일을 힘들어 하는 것은 최근 세태와 무관하지 않다.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각종 SNS 메시지에 익숙한 학생들은 장문의 글을 긴 호흡으로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훈련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한글이든 영어이든 간에 한 문장을 어법에 맞게 완전한 문장으로 적는 것도 힘겨워 하는 경우도 있다. 짧은 문장으로 본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일에는 능숙한 엄지족(族) 학생들은 이모티콘이나 그림, 동영상 등이 모두 배제된 매우 정제되고 딱딱한 글쓰기 장르인 논문 쓰기를 매우 어려워하는 것을 현실에서 많이 보아 왔다.
사실 이 책을 집필한 것은 필자와 같이 일선 현장에서 수많은 일반대학원 및 교육대학원 석·박사 학생들을 지도해야 하는 교수님들의 힘겨움을 다소 덜어 보고자 하는 실용적인 목적 때문이다. 논문 글쓰기의 기본적인 사항을 잘 숙지하지 못한 경우에는 논문 지도가 지지부진해 지기도 하고, 지도학생을 붙들고 논문 쓰기의 abc부터 시작하기에는 시간의 압박이 너무 심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이 책에서 필자는 시중에서 입수할 수 있는 각종 영어교육 관련 연구방법론 서적에서 다루지 않거나 다루지 못하는 매우 실용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집필하는 것에 주력하였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어 나가면서 마치 쉬운 수준의 강의를 듣는 것처럼 논문을 쓰는 과정, 논문을 쓸 때의 유의점, 논문 쓰기의 방식, APA 스타일에 따라 글을 작성하는 요령 등에 대해 자연스레 익숙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아마도 시간에 쫓기면서 논문을 작성해야 하는 입장일 것이다. 이 책을 읽은 후 구체적인 연구방법론 서적을 추가적으로 읽고 논문 작성을 시작한다면 큰 과오 없이 논문 작성 후 학위 취득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본다. 본서를 구입한 대학원생들이나 일반 연구자들은 순서대로 읽는 것이 좋을 것이나, 색인을 참고하여 필요한 내용을 먼저 살필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APA 스타일에 따라 참고문헌을 인용하는 것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경우에는 8장을 읽은 후, 9장, 10장을 차례대로 읽으면서 기본기를 다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APA 스타일에 대한 기본적 소양이 있는 경우에는 8장보다는 9장 혹은 10장을 집중적으로 살피는 것도 시간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본서가 나오기까지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먼저 이 책을 집필하는 데 직접적인 동기를 준 우리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과 교육대학원 여러 선생님들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많은 선생님들의 논문 지도를 하면서 겪었던 즐거움과 어려움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이 분들께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다. 이 책의 일부 내용은 필자가 2010년에 개최한 APA 논문작성 세미나 특강 자료를 활용하였다. 당시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세미나 자료 초안을 만드는 데 수고해 준 김은영, 김윤경, 박선미, 백선혜, 서효선, 서효정, 양진숙, 임문정(가나다 순) 선생께 감사드린다. 또한 본서의 초고를 편집하는 과정에 도움을 준 안정주, 김영미 선생께 감사드린다. 유능한 연구조교들 덕분에 편안한 집필이 가능하였다. 그리고 늘 원고를 읽고 허심탄회한 의견을 주는 안사람 박정연과 훌륭하게 성장한 아들 김영준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항상 책을 집필할 때 마다 좀 더 최선을 다했다면 더 좋은 책이 나왔을 것이라는 후회가 있다. 이 책 역시 오류나 오탈자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불편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실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논문 작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작은 위안에 기대어 용기 내어 또 다른 책을 세상에 내 놓는다. 독자들의 질정을 바란다.
2016년 정월에
흑석동 연구실에서
김태영
제1장
서 론
해마다 계속 많은 대학원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여러 유형의 학생들을 만나게 됩니다. 때로는 지도교수를 맡고 있는 제가 지도하기 편한 스타일의 사람도 있고, 또 반대로 어떨 때는 정말 힘든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대학원생이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시간 약속 자체도 잡기 힘들 때도 있지요. 논문 지도가 힘들어도 1년 이상의 꾸준한 지도를 통해 학생이 훌륭하게 논문을 써서 졸업하고 더 나아가 석·박사 학위논문을 발전시켜서 학술지 논문으로 출판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매우 보람 있는 일입니다.
논문은 장기간에 걸친 마라톤과 같기 때문에 논문을 쓰는데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는 지도교수와 원만한 학술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지도교수의 학문적 관심사와 나의 관심사가 잘 맞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겠지만, 그 외에도 지도교수의 성격과 나의 성격이 잘 맞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논문 쓰기는 지도교수의 의견을 잘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논문을 꾸준히 쓰고 수정하는 성실성이 요구되는 끈기 있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특히 유념하셔서 논문을 쓰는데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논문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아이를 낳는 과정과 똑같다고 볼 수 있어요. 뱃속의 아기가 건강히 태어나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바라는 것은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의 한결같은 바람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것을 보려하고, 좋은 것을 먹으며 태중의 아기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되지요.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검사도 받는 것은 물론이고요. 이와 마찬가지로 좋은 논문을 쓰고 졸업을 한다는 것은 아이에게 태교를 하듯 꾸준한 정성과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마치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의 진료를 꾸준히 받아야 하듯이 지속적으로 지도교수의 상담도 받으면서, 진도가 늦어지지 않도록 논문 진도 관리를 해야 합니다. 또한 논문에 필요한 좋은 읽을거리인 학술지 논문 검색, 석·박사 논문 검색 등을 통해 최신 논문 내용을 반영해 가면서 계속 더 좋은 논문이 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렇게 했을 때에 건강하고 똘똘한 아이가 태어나듯 뛰어난 학위논문이 탄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말 힘들게 노력해서 나온 논문은 아이를 낳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매우 보람 있고 뛰어난 개인적인 성취가 되는 것입니다.
2) 지도교수와 평등하고 서로 배려하는 인간적 관계를 잘 맺을 수 있도록 하세요. 대학원에서 논문을 작성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보장된 학술적 질서에 따르는 행위입니다. 지도교수는 지도 대학원생들의 지적 발전을 이끄는 카운셀러이면서, 논문 통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혹시라도 지도교수가 지도학생이 제출한 논문의 수준이 뛰어나지 않거나 많이 미흡하다고 판단한다면, 해당 학생에게 한 학기 혹은 그 이상을 더 공부하여 학문적 수준을 원숙하게 한 후에 다시 심사를 받게 할 수도 있고, 논문 심사에서 심사 위원들과 상의를 통해 논문을 통과 시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전적으로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 교수의 학술적 판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결과입니다.
지도학생과 지도교수와의 긴밀한 상호 협력이 요구되는 것은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와 교수의 논문 심사 결정권이 둘 다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학생은 당연히 상세한 논문 지도를 요구할 수 있고, 이와 마찬가지로 교수 역시 학생에게 높은 수준의 학술 논문을 작성하기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 한편만 요구하고 요구받는 입장이라면 불평등한 관계일 것이므로, 교수와 학생 모두 인격적으로 서로 존중하며 교육에 임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도 대학원생은 지도교수와 좋은 인간적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는 학부과정에서 맺게 되는 교수와 학생의 관계와는 많이 다른 대학원 사제 관계의 속성 때문에 그렇습니다. 대학원 학위 과정을 마친 이후에도 여러분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지도교수를 다른 장소에서 뜻하지 않게 다시 만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여러분들이 현직 외국어 선생님이라면 학교 현장에 지도교수가 방문하여 상담을 하거나, 1급 정교사 연수를 포함한 각종 교사 연수의 강사와 수강생의 관계로 지도교수를 다시 만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혹은 유학이나 취업 추천서를 부탁해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지도교수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면 이와 같은 여러 경우에 어색하지 않고 매우 원활하게 뜻한 바를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지도교수가 졸업하는 대학원생의 공·사기업 취업을 주선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대학원 지도교수와 원만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세요.
3) 논문 지도 시간 약속을 잘 잡고 지도교수의 스케줄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많은 경우에 여러분들의 지도교수는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을 것입니다. 학부생 면담은 물론이려니와 대학원 수준에서도 일반 대학원의 석사, 박사 지도학생들도 있을 것이고, 교육대학원 및 기타 특수대학원의 외국어교육, 응용언어학, 한국어교육학전공, 때로는 TESOL 자격증 과정, 조기영어교육전공 석사 지도학생들도 있을 것입니다. TV 드라마에서 종종 등장하는 교수들의 모습은 좋은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거나 골프를 치거나, 분위기 좋은 곳에서 비싼 프랑스 와인을 마시면서 유흥을 즐기는 일종의 ‘한량’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요즘 그런 여유를 누리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교수는 있을 수 없습니다. 절대 다수의 대학에서 교수들은 많은 학생들의 논문지도를 전담함과 동시에, 행정 업무 처리, 수업 준비 및 수업 진행, 연구 논문 작성, 프로젝트 회의, 학생 면담, 학생 취업 주선 등으로 매우 분주한 하루를 보냅니다. 수업만 일주일에 대여섯 시간 딱 하고 집에 가 버리는 교수는 TV에만 있는 그런 가상의 캐릭터일 뿐이지요.
이렇듯 분주한 지도교수와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면 먼저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지, 무엇을 질문할 것인지를 잘 생각하고 필요하다면 체계적으로 기록해서 방문하기 바랍니다. 대학원 논문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면 가급적 프린트를 2부해서 한 부는 지도교수가 참고할 수 있게 드리고, 다른 한 부는 여러분이 보면서 조목조목 논의를 할 수 있게 준비해 오세요. 프린트물이 여러 장이면 각 페이지 하단에 페이지 번호를 꼭 달아서 제출하십시오.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여러분들과 지도교수와의 만남이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4) 위와 마찬가지 맥락에서 지도교수는 지도학생에게 좀처럼 연락을 먼저 취하지 않습니다. 지도교수의 스타일에 따라 다르기는 한데, 정말 많은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고 있는 교수가 지도학생 한 명 한 명에게 개별적 관심을 기울이며 먼저 꼬박꼬박 연락하면서 논문의 진행 상황을 체크한다면 여러분은 분명 행복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그리 흔하지 않고, 만일 지도교수가 먼저 연락을 하는 상황이 있다면 여러분의 행동이 너무 느리지 않은 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도교수가 먼저 연락을 해서 논문이 어떻게 되는지, 논문계획서 초안을 왜 안 가져 오는지, 언제쯤 논문 자료 분석 상담을 하러 올 것인지 등을 물어오기 전에 여러분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논문 작성 진행이 늦어지는 경우 지도교수에게 어떤 불이익이 있을까요? 전혀 없습니다. 논문은 학생이 쓰는 것이고, 지도교수는 그 여정을 옆에서 침착하게 이끌어 주는 등반 가이드, 즉 셰르파일 뿐입니다. 히말라야 원정을 떠나는 산악인 허영호 대장과 그 옆에 현지 네팔인 셰르파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정상으로 올라야 하는 사람은 허영호 대장인 것이지 그 셰르파는 아니지요. 정상에 늦게 오르거나 혹은 등반을 포기하는 것은 전적으로 산악인의 몫이지 셰르파의 몫이 아닙니다. 이때 셰르파는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으며 받아서도 안 됩니다. 따라서 먼저 적극적으로 논문을 쓰고 졸업을 해야 하는 당사자는 여러분 본인이라는 것을 꼭 명심하도록 하세요. 지도교수에게 적극적으로 먼저 연락을 하면서 여러분의 성실성을 보여 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여러분이 손해를 보게 되는 셈입니다.
5) 사람들은 보통 비교 당하고 비교하면서 삽니다. 여러분의 지도교수 역시 그 분야에서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방면에서는 평범한 한 사람일 뿐이므로 너무도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 다른 대학원생들과 여러분을 비교하게 됩니다. 매 학기 많은 학생들의 논문을 지도하는 입장일 때, 어떤 학생은 적극적으로 약속을 잡고 매번 잘 준비해 오는 반면 어떤 학생은 소극적이면서 약속도 잘 안 지킨다면 지도교수가 어느 학생을 더 잘 지도하고 신경을 쓸 지는 분명합니다. 비교하는 것이 인간의 천성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비교 당하는 입장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6) 각 교수들마다의 논문 지도 스타일은 모두 다릅니다. 따라서 논문 지도교수를 결정하기 전에 가급적 각 교수들의 수업을 잘 들어보고 본인의 성격이나 학습 스타일에 잘 맞는 분으로 결정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논문 지도교수와 학생이 서로 잘 맞지 않는 경우에는 ‘지도교수 변경원’이라는 서류를 제출하여 지도교수를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본인과 잘 맞는 분을 지도교수로 선택했더라면 겪지 않았을 불필요한 경험이므로, 가급적 처음에 지도교수를 신중하게 선정하여 논문 지도를 원활히 잘 받을 수 있도록 신경 써서 처리하기 바랍니다.
7) 여러분들 모두 각자의 가정에서 소중한 자녀들이고, 때로는 가장이기도 하므로,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이 된 후에 다른 사람에게서 꾸중이나 질책을 좀처럼 받지 않게 됩니다. 논문 지도를 받는 입장에서 이상적인 상황은 지속적으로 칭찬과 격려를 받으면서 계속 논문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도교수는 여러분의 진행상황이 지나치게 느리거나 지적인 노력을 게을리 한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질책을 할 수 있습니다. 또 여러분에게 잠재력이 충분한데 그것을 100% 발휘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할 경우 의도적으로 질책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때 질책에 대해 감정적으로 “우리 지도교수는 날 싫어하는구나.” 하고 격하게 반응하면 안 됩니다. 질책은 논문의 진행이나 논리적 구성, 문장의 논리성 등의 학업상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지, 여러분의 성격, 가치관, 삶의 방식, 태도 (때로는 외모) 등을 지도교수가 꾸중한다고 생각하면 계속 오해가 쌓일 수 있습니다. 여러분 각자는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고, 소중한 우리 사회의 구성원입니다. 지도교수의 질책이나 꾸중은 대학원 논문과 관련된 부분에만 국한된다는 것을 꼭 명심하여 주세요. 지도교수가 여러분에게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미워할 정도로 여러분을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여러분의 논문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에 꾸중을 한다는 것을 감안하기 바랍니다. 꾸중보다 무서운 것은 철저한 방목(?)입니다.
위에서 이미 설명 드렸듯이 여러분의 논문은 여러분의 책임이고 졸업하는 것 역시 지도교수는 상관이 없는 여러분의 사적인 일입니다. 지도교수가 철저하게 여러분 스스로 하라고 방관하는 스타일이어도 여러분은 뭐라고 할 수 없는 것이지요. 수수방관하는 것이 오히려 여러분에게는 논문 작성이 늦어져 졸업이 유예되는 등의 치명타가 될 수 있으므로 지도교수의 질책을 오히려 고마워해야 합니다.
8)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논문 계획 발표(프로포절)를 하게 됩니다. 사실 절대 다수의 대학원생들이 논문은 고사하고 A4용지 20페이지를 넘는 장문의 논리적 글쓰기를 해 본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논문을 쓰기 위한 첫 작업인 논문계획발표부터 매우 난감한 경우가 발생합니다. 일단 글을 써 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글을 어떻게 시작하는지 잘 모릅니다. 문장의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부터 맞지 않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은 1880년대 동문학과 육영공원부터 시작하였다.”라는 문장은 어법상으로 올바른 문장 같습니다만, 사실 주어가 ‘영어교육’이기 때문에 이와 호응하기 위해서는 ‘시작하였다’가 아니라 ‘시작되었다’가 맞습니다. 이처럼 주술 호응부터 맞지 않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므로, 때로는 지도교수가 여러분의 문장을 윤문하여 매끄럽게 가다듬는 작업을 하느라 밤을 새다시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참고로 지도교수는 윤문 작업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따라서 글을 쓸 때는 반드시 잘 읽어보고 여러 번 퇴고하여 읽기에 편하게 다듬어야 합니다. 논문 지도의 경험상 한국어 문장을 아래 한글 프로그램에서 작성하는 경우에는 절대 세 줄 이상 길게 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문장이 길어지면 뜻이 모호해지므로 길어야 두 줄 이내에 마침표를 찍어서 문장을 마치는 것이 좋습니다. 문장을 계속 길게 끌면서, ‘...인/는데’, ‘...지만’, ‘... 이므로’, ‘...인 반면’, ‘...이나’ 등으로 이어가게 되면 나중에 가서는 글쓴이 자신도 무슨 의미로 글을 쓴 것인지 모르게 됩니다. 반드시 세 줄 이내로 글을 쓸 수 있도록 하시고, 주술 호응이 되는 글을 쓰기 바랍니다.
글을 명료하고 논리적으로 쓰는 것은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이 아니므로, 평소에 글을 많이 써 보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가지 팁은 밤늦게까지 작성한 글을 곧바로 제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반드시 시간이 지난 후에,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는 것처럼 한 발자국 떨어져서, 내가 쓴 글이라는 감정적 애착을 내려놓고 냉정하게 검토한 다음, 필요한 수정을 해야 합니다. 내 글의 주어와 서술어가 명확히 잘 대응하는지, 문장이 세 줄 이상이진 않은지, 문장의 오탈자는 없는지, 띄어쓰기는 틀리지 않았는지,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다른 사람도 쉽게 이해되는지 등에 대해서 검토하기 바랍니다.
9) 우리 분야의 글쓰기 ‘헌법’인 APA 스타일을 준수하기 바랍니다. 교통 신호를 안 지키고 빨간 불일 때 횡단보도를 건너면 교통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듯이, APA 스타일을 지키지 않고 쓴 논문은 논문심사교수들에게 큰 질책을 받거나 논문 심사 통과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습니다. 원래 논문을 작성하는 것은 매우 형식적이고 유형이 정해진 글쓰기를 하는 것입니다. 논문이라는 장르의 글에는 사실 여러분이 융통성을 부리며 APA 스타일을 무시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문장을 쓰는 규칙이 정해져 있고, 참고문헌을 적는 규칙 역시 세세하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은 이 책의 8-10장에 상세히 설명하였습니다.
여러분들은 논문을 쓸 때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거나 이미 존재하는 선행연구들을 인용하기 위해서 괄호 속에 그 저자의 이름과 그 저작물의 출판연도를 기입하는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영어 학습 동기 연구는 19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수행되었다(이효웅, 1996).”이라는 문장에서 ‘(이효웅, 1996)’ 이 부분이 참고문헌입니다. 이러한 참고문헌은 각 논문의 뒷부분에 “참고문헌” 혹은 “인용문헌,” 영어로는 “References”라는 형식으로 가나다 순, 혹은 영어 알파벳 순으로 정렬된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APA 스타일에서는 이러한 참고문헌은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를 띄어쓰기, 쉼표, 마침표, 이탤릭체, 괄호, 출판지역, 국가, 출판사 등 그 서지 정보를 빠짐없이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APA)에서 결정한 것인데, 우리 외국어교육(영어교육/응용언어학) 분야에서는 이 APA 스타일에 따라서 글을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대학원에서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여러분 각자가 이 스타일의 참고문헌 작성 방법에 대해서 충분히 숙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소홀하게 여긴다면 여러분의 학문적 수준에 대해 오해를 받는 억울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독자들이 여러분이 쓴 논문의 본문은 보지도 않고, 참고문헌 목록만 훑어보고서 “참고문헌도 제대로 적을 줄 모르는 사람이 쓴 논문의 수준이 오죽하겠어?”하면서 평가절하한다면 매우 속상하겠지요? 따라서 지금 즉시 학교 도서관에서 <APA Publication Manual>을 대출하시거나 한 권 구입하셔서, 공부하면서 읽어보시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현재 APA 출판 매뉴얼은 5판과 6판이 모두 존재하고, 어느 것을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한글 번역본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대학원생들이 보통 다른 논문을 읽으면서 각 논문에서 취하고 있는 서로 다른 참고문헌 작성 스타일을 별다른 고민 없이 그대로 긁어 오다시피 옮겨 적기 때문에, 참고문헌 전체적으로는 일관성이 전혀 없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아래의 세 가지 경우를 살펴봅시다.
Kim, T.-Y. (2012). The L2 motivational self system of Korean EFL students: Cross-grade survey analysis. English Teaching, 67(1), 29-56.
위의 형식은 단행본 책이 아닌 학술지에 실린 논문을 인용한 사례입니다. APA 규정은 위의 예시에서 마침표, 컴마, 하이픈, 띄어쓰기, 대소문자 구분, 이탤릭체 구분 등등을 모두 규정하고 있는 엄격한 글쓰기 규정입니다. 하나라도 잘못 쓰면 문제가 되는 매우 깐깐하고 융통성 없는 글쓰기 방법입니다. 즉 아래와 같이 쓰는 것은 모두 잘못된 용례라는 것이에요.
Kim, Tae-Young. (2012). The L2 Motivational Self System of Korean EFL Students: Cross-Grade Survey Analysis. English Teaching 67: 1 (pp. 29-56).
Kim, T. The L2 motivational Self system of korean EFL Students : Cross-grade survey analysis. English teaching, 67, Seoul, Korea. (2012).
이처럼 논문은 APA 규정에 따라 엄격하고 일관성 있게 작성해야 합니다. 복잡한 APA 규정에 대해서는 8-10장에서 상세하게 설명할 것입니다.
10) 학위논문의 공식성: 책을 출판해 본 분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인데, 출판물이 나온 후 그것이 도서관에 비치되거나 서점에 시판되면 출판물의 내용 중 점 하나 조차도 절대 추가 혹은 삭제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크고 작은 오류가 있어도 바로 잡을 방법이 없다는 말이지요. 여러분의 석·박사 학위논문이 대학원 행정실에 제출되면, 그 이후에는 절대로 내용, 오탈자를 바로 잡거나 철회할 수 없습니다. (물론 심각한 문제가 있거나 대학원에서 회의를 해서 공식적인 공문으로 학위 취소 혹은 논문 철회 등의 절차를 밟는다면 가능하겠지만, 그렇다면 졸업도 취소되겠지요.) 따라서 내용상의 문제가 없어야 함은 물론이고, 오탈자나 띄어쓰기 오류가 없는 논문을 제출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요즘에는 제본소, 복사집의 시설이 좋아지고 있어 때로는 제본소 담당 직원이 논문의 전반적인 포맷을 점검한 뒤에 실제 제본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시 강조컨대 논문에는 여러분 본인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이고 이것은 여러분의 학위논문입니다. 복사집 아저씨가 실수해서 오타, 자간의 오류, 페이지, 표, 그림이 사라지더라도 그것은 여러분의 잘못이지 다른 사람 탓을 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단지 그 사람은 여러분에게 친절을 잠시 베푼 것일 뿐입니다.
오류가 있는 내 논문이 앞으로 대대손손 우리나라, 세계 방방곡곡에 남아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일 것입니다. 편집도 엉망이고, 참고문헌도 오류투성이 논문을 내 다음 세대, 내 손자손녀 세대에도 PDF 파일로 누군가가 내려 받을 지도 모릅니다. 얼굴도 모르는 후학들, 후손들이 내 이름과 내 논문을 보면서 “와, 이런 엉터리 논문을 쓰고서도 옛날에는 학위를 받았네? 참 편하게도 살았지!”라는 말을 할지도 모르지요. 따라서 절대로 오류가 없는 100% 정확한 논문을 작성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오류가 없고 최선을 다한 논문은 학위를 받고 나서도 때때로 펼쳐보고 싶고 찾아보고 싶은 나만의 자랑스러운 작품이 됩니다. 반면 문제가 있고 스스로 생각해도 창피한 논문은 다시는 펼쳐보고 싶지 않고 행여나 누군가 살펴볼까봐 전전긍긍하게 됩니다. 어떤 쪽을 선택할 것인지는 본인의 몫입니다. 이것은 여러분의 이름이 명시된 여러분의 논문이니까요. 둘 중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선택하면 됩니다.
11) 지도교수는 배려심 많은 보모나 엄마가 아니니, 아래와 같은 민폐 대학원생들은 되지 말아 주세요.
가. 사전 약속 없이 불쑥 찾아오는 대학원생: 지나가다 불쑥 연구실에 노크하면서 방문하여도 지도교수는 아마 다른 업무 혹은 연구 등으로 바쁠 것이기 때문에 신경을 써 줄 여력이 없습니다. 반드시 미리 시간 약속을 하고 오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 에티켓입니다. 시간 약속을 잡는 것은 졸업 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도교수가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더 많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나. 전혀 사전 논의도 없이 논문 계획 발표(프로포절) 1-2주 전에 나타나서 “저는 이걸로 논문을 쓰겠습니다” 라며 황당한 논문 주제를 제출하는 경우: 이 경우 십중팔구는 호된 질책을 받은 후, 다음 학기로 논문 계획 발표가 연기됩니다.
다. 자신의 사정을 구구절절 늘어놓으며 핑계를 대는 학생: 바쁘지 않은 사람은 없고, 사정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정말로 학업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쁘면 휴학을 권장합니다.
라. 지도교수의 의견이나 권유에 대해 협상(negotiation)을 시도하려는 학생: 지도교수의 모든 조언을 십분 다 받아들이도록 해야 합니다. 어떤 부분은 받아들이고, 어떤 부분은 (하기 어려워서) 임의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지도교수가 일부러 시간을 내서 지도를 해 주는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며, 예민한 지도교수라면 모욕감을 느끼게 될 일입니다.
마. 시간 약속보다 일찍 혹은 늦게 오는 대학원생: 지도교수는 여러분 혼자만을 챙기는 사람이 아닙니다. 여러 일정이 첩첩이 있으므로 사전에 약속한 시간 이외에 논문지도를 받을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그 시간에 못 맞춰 올 사정이 있다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전에 양해를 구하기 바랍니다. 정해진 시간 정각에 연구실을 방문하도록 하세요. 일찍 도착했다고 일찍 연구실로 간다면 지도교수의 스케줄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바. 문자나 이메일 연락이 안 되거나 연락이 극도로 늦는 대학원생: 우리는 세계 어느 곳에 가든지 대부분의 경우에는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편리한 세상에 삽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일부 대학원생들은 19세기에 사는 듯 연락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즘 말로 ‘잠수 타는’ 학생들인데, 이런 학생들은 지도교수에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주게 됩니다. 이 한 학생 때문에 바쁜 스케줄이 엉키게 될 때, 저 역시 인간적으로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 만일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면, 이메일이 실시간으로 전송되게 하거나 하루에 세 번 정도는 주기적으로 이메일, 문자 등을 확인하고 즉시 답장을 하도록 노력하십시오. 결국 연락이 늦어지면 지도 받는 입장에서 피해를 보게 되니까요.
사. 문자나 이메일을 받기만 하고 회신을 안 하는 대학원생: 지도 교수나 대학원에서 연락을 했다면 잘 받았는지에 대해서 가급적 빨리 회신을 해야 합니다. 이것은 사실 사회생활의 에티켓인데, 연락을 받게 되면 ‘블랙홀’처럼 가만있지 말고 회신(reply)을 하십시오. 연락을 받고만 있으면 상대방은 여러분을 거만하고 예의범절이 결여된 미숙한 사람으로 여기게 되고, 이는 이후의 논문 지도 과정에서도 좋을리 없습니다.
12) 논문 작성 및 제출 기한을 잘 계산해서 시간 관리를 스스로 하세요. 대학원 과정을 시작한 사람들은 정해진 과목을 모두 이수하게 되면 과정(course work)을 수료하게 됩니다. 과정 중에 여러 과목을 듣고 과제를 수행하고, 과목 시험을 치러 수료하는 것은 개인적 성취이며 축하할 일입니다. 하지만 대학원 과정의 가장 핵심은 논문계획발표를 하고 논문을 작성해서 논문 심사 과정을 거쳐서 정식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일입니다. 학위를 받은 석사 혹은 박사의 관점에서 볼 때에는 수료하는 것 자체에서 큰 의미를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정작 어려운 것은 스스로 학문의 길을 헤쳐 가는 논문 작성에 있으니까요.
이러한 맥락에서 대학원 과목을 듣는 과정 중(course work) 시기에는 사실 여러분 스스로의 공부 스케줄에 따라 움직인다기보다는 15주 혹은 16주의 수업을 듣고 그 수업 진도에 따라서 다소 타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반면에 수료 후 논문 집필 단계에서는 외부적 강제성이 없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서 진행하여야 하므로 꾸준히 본인의 진행 과정을 스스로 체크하지 않으면 기약 없이 논문 자료 수집이나 집필 과정이 느려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만일 결혼, 출산, 육아, 직장일 등으로 모든 시간을 온전히 학업에 쏟아 부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더욱 진행이 더딜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업의 여러 단계를 정해진 시간에 진행하기 위해서 여러분은 논문 집필을 위한 시간 계획(time table)을 면밀하게 세워 둘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그 개략적인 시간 계획은 지도교수도 알고 있을 필요가 있으며, 필요하다면 지도교수의 조언을 구해야 합니다. 특히 논문 심사가 있는 학기에 논문 집필 및 수정 계획은 매우 중요한데, 조금이라도 어긋난다면 본인의 학위 취득 학기가 다음 학기로 순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석사 학위논문 심사의 경우에는 보통 2주 전 정도에 논문 심사본을 논문 심사 교수들께 직접 전달하는 것이 좋고, 박사 학위의 경우에는 보통 3-4주 전 정도에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만일 석사 논문 심사일이 12월 첫째 주라고 한다면, 완성된 논문 심사본을 심사위원 교수들께 11월 둘째 주 말이나 셋째 주 초반에 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논문 지도교수가 승인한 심사본을 완성해야 할 것이고, 심사본 완성 전에 적어도 논문 초안을 3-4회 정도 지도교수의 피드백을 받아 다시 꾸준히 수정하는 작업이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어떤 지도교수는 1-2회 정도의 비교적 간단한 피드백을 줄 수 있고, 다른 지도교수는 5-6회로 더 많은 횟수의 피드백을 줄 수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논문의 첫 장부터 마지막 장, 그리고 참고문헌과 부록까지 포함된 완전한 원고를 논문 초고로 받아서 검토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논문을 지도하는 분의 스타일에 따라 각 장(chapter) 별로 받아 보시는 것을 좋아할 수 있으므로 여러분들은 지도교수가 선호하는 방식을 고려하여 논문 초고를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논문을 제출하는 학기에는 치밀한 시간 계획에 따라 착오 없이 논문 집필과 수정 작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번 장을 마치면서 여러 상황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인간적인 배려를 우선시하는 겸허한 자세로 지도교수를 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논문을 쓸 수 있는 고급 지식을 접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은 지도교수와의 상담입니다. 여러분이 등록금을 지불한 교육서비스의 수혜자라고 해서 지도교수의 논문지도가 당연한 것은 아닙니다. 세상에는 당연한 것은 없으니까요. 감사와 존경이 수반되는 원만한 논문지도 과정이 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