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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기호학/언어학 > 한국어/한문
· ISBN : 9788968176210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18-04-07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부 문법의 경계 넓히기
언어적 장치의 화용적 특징, 공손성
1. 한국어 학습자들의 실수, 문제의 발견
2. 형태에서 화용으로, 관점의 전환
3. 한국어의 공손성 전달 수단, 그 언어적 장치들
4. 형태로부터 출발한 의미, 활용어미와 공손성
5. 화용적 발상으로의 전환, 이후의 연구들
영어권 한국어 학습자의 지시어 의미 기능 습득
1. 지시어, 멀고도 험한 한국어 학습
2. 한국어 지시의 분류와 지시어의 의미 기능
3. 연구를 위한 최적의 방법
4. 한국어 모어 화자와 학습자의 지시어 사용 양상
5. 영어권 한국어 학습자의 지시어 사용에 대한 해석
6. 제안과 전망
한국어 부사어 위치에 대한 화용론적 해석과 학습자의 이해
1. 부사어 위치 학습에서 직면한 학습자의 어려움
2. 한국어 부사어의 위치에 나타난 문제
3. 연구를 위한 최적의 방법
4. 부사어 위치에 대한 한국어 학습자의 이해
5. 제안과 전망
직시의 관점에서 본 중국어권 한국어 학습자의 시제 습득
1. 개념의 시간, 표현의 시제
2. 시제 습득에 대한 연구의 흐름
3. 연구를 위한 최적의 방법
4. 시간과 시제 표현의 일치 여부에 따른 시제 인식
5. 담화 주제에 따른 시제 사용
6. 제안과 전망
문법 능력과 화용 능력의 발달 관계
1. 문법과 화용, 불가분의 관계
2. 문법 능력과 화용 능력의 관계에 주목한 연구들
3. 한국어 양태 표현의 특성
4. 연구를 위한 최적의 방법
5. 문법 능력과 화용 능력의 발달 관계
6. 제언과 전망
제2부 담화 속에서 담화 바라보기
중국어권 한국어 학습자의 구어, 문어 텍스트에 나타난 대용의 응결장치
1. 응결장치, 그 다양한 표정
2. 응결장치에 대한 앞선 연구의 발자취
3. 응결장치 그리고 대용
4. 연구를 위한 최적의 방법
5. 구어, 문어 텍스트 속 대용의 응결장치
6. 제안과 전망
한국어 학습자 설명 담화에서의 관계적 응집성
1. 담화를 담화답게, 설명되지 않는 문제
2. 응집성의 새로운 시각, 관계적 응집성
3. 연구를 위한 최적의 방법
4. 관계적 응집성 사용, 학습자와 모어 화자의 간격
5. 숙달도에 따른 학습자의 관계적 응집성 사용
6. 제안과 전망
▪에필로그
▪집필자 소개
▪논문 출처
▪부록 1: 주요 용어
▪부록 2: 담화・화용 연구에서의 자료 수집 방법
저자소개
책속에서
1 한국어 학습자들의 실수, 문제의 발견
한국어로 능숙하게 의사소통이 가능한 중?고급 학습자라 할지라도 대인관계 유지에 필요한 언어의 미묘한 기능을 실현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이로 인해 다양한 실수를 하기 쉽다. 이러한 실수는 상대방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소통의 장애로 이어져 긍정적인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어 학습자들이 생산한 다음의 발화 예를 살펴보고, 대인관계 유지와 증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더 심각해 보이는 한국어 실수를 한번 찾아보도록 하자.
(1) 챠오: [곤부] 많이 했어요?
우성: 아니요, 별로 못 했어요.
(2) 엘레나: 너무 더워서 아이스크림 먹으러 갈까?
정은: 그래. 더운데 시원한 거 먹고 하자.
(3) (선생님이 학생에게 부탁을 하는 상황에서)
선생님: 오늘 수업 끝나고 잠깐 나 좀 도와줄래?
한스: 안 됩니다. 저는 오늘 바쁩니다.
(4) (학생이 선생님께 제안하는 상황에서)
피터: 선생님, 점심 먹읍시다.
선생님: 아, 그래요.
가장 심각해 보이는 실수는 무엇인가? (1)에서 챠오는 ‘공부’를 정확히 발음하지 못하고 [곤부]로 발음하였으며 (2)에서는 엘레나가 ‘더운데’로 말해야 할 것을 ‘더워서’라고 잘못 말하는 문법적 오류를 일으켰다. (3), (4)에서는 특정한 음운적, 어휘적, 문법적 오류가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나 (3), (4)에서는 외국인 학생이 선생님에게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하는 화용적 실패(pragmatic failure)가 발생했다. (3)에서는 학생이 사회적 지위가 높은 선생님에게 사회문화적으로 부적절한 단정적인 태도로 ‘안 됩니다’를 사용하여 상대방의 체면(face)을 손상시켰고 (4)에서는 나이 차이가 있으면서 사회적 지위가 높은 선생님에게 식사 제안을 하면서 지나치게 직설적인 ‘-(으)ㅂ시다’ 표현을 사용하여 상대방의 체면을 손상시켰다. 그런데 실제 한국인들이 학습자의 이러한 화용적 실패를 접하게 될 때, 이를 학습자의 한국어 지식 부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의 인성이나 태도의 문제로 오해하기에 문제가 될 수 있다(이해영, 2009:226).
화자와 청자는 자신의 체면을 손상시키고 싶지도 않을 뿐더러 다른 사람의 체면을 손상시키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이처럼 대화는 서로 간의 체면을 유지하기 위한 방향으로 흐르며 이를 위해 화자는 대화의 목적 달성을 위한 다양한 언어적 장치를 사용하여 공손성(politeness)을 나타내게 된다. 이해영(1996:18)에서는 이처럼 화자와 청자의 원활한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증진시킬 목적으로 수행되는 화용적 기능을 부담줄이기라고 하였다. 공손성은 상대방의 체면 손상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와 함께 상대방의 체면보다는 사실이 아닐 경우에 훼손될 화자의 체면에 대해서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명명된 것이다. 다만 이 책에서는 상대방의 체면 위협을 극복하는 전략이라는 점에 집중하여, 그리고 보편적 용어 사용을 위해서 공손성으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Brown & Levinson(1987:49)에서는 공손성을 사회적 관계성의 언어적 장치라고 하였는데, 대화 참여자들은 상호 간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 공손성을 드러내게 되며 이것은 언어적 장치로 드러난다. 이때의 언어적 장치는 담화를 구성하는 담화 조각(segments) 중에서 표층에서 확인 가능한 음운적 요소, 어휘, 문법 항목 등으로 나타난다. 또한 화용적 의도를 가지고 사용된 표현도 아우른다. 공손성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되는 언어적 장치들이 무엇인가를 밝힘에 있어 문법이나 어휘의 차원을 넘어선 화용적 의도에 주목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전통적으로 형태적, 통사적, 의미적 측면에서 다루어져 온 한국어 문법과 어휘적 표현들이 화용론의 관점에서 어떠한 기능을 할 수 있는가에 주목하는 것으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어 학습자들은 한국인들과 대화를 할 때 무례하지 않은 표현의 사용에 대해 고민하며 어떤 언어적 장치를 사용해야 좋은지 알고 싶어 한다(이해영, 2016:92). 그러나 이러한 언어적 장치가 제대로 학습되지 않는다면 이를 적절히 발화하거나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 이는 단지 목표 언어에 노출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Bouton(1994:167)은 학습자들이 함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교육적 개입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비모어 화자들은 언급되지 않은 비평, 연쇄, POPE 함축, 관련성 격률(maxim) 등의 함축 유형을 이해하는 데 무려 17개월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함축의 네 가지 유형 중 세 가지 유형은 4년 반이라는 시간이 경과한 후에야 겨우 습득된 것으로 나타났다(이해영, 2015:250). 결국 한국어 학습자들은 공손성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언어적 장치들을 명시적으로 학습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학습자가 명시적으로 학습할 필요가 있는 이러한 언어적 장치들은 음운론적 현상에서부터 형태소, 통사적 구조는 물론 담화?화용적 현상, 감정의 전달에 기여하는 구어의 부차언어학적 자질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문법론에서 볼 때 다양한 층위에 속하는 것들로 구성된다. 다양하고 이질적으로 보이는 이것들은 공손성을 나타내는 화자의 태도라는 점에서 동일한 기능을 한다. 한국어에서 공손성을 나타내는 언어적 장치의 예를 들면, 형태적 층위에서는 문법 형태소의 어미를 들 수 있으며 어휘 형태소로 ‘주다’, ‘보다’, ‘싶다’ 와 같은 보조 동사, ‘글쎄’, ‘좀’, ‘거기’와 같은 담화표지를 들 수 있다. 통사적 층위로는 피동문과 간접의문문, 간접인용 등이 공손성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서 역할을 한다. 한편, 담화?화용적 층위에서는 생략, 간접화행, 함축 표현, 수사적 표현 등을 통해 공손성을 드러낼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3장에서 제시된다.
이상과 같은 논지에서 본고는 1996년에 발표된 박사논문을 토대로 학습 항목으로서의 공손성을 나타내는 언어적 장치들을 조망하되, 어휘적, 문법적 차원에서 실현되는 언어적 장치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즉 본고는 이러한 언어적 장치를 바라보는 관점을 문법론적 관점에서의 분석에서 벗어나 문법적 형태들이 갖는 고정함축적 의미와 공손성의 실현이라는 화용적 기능에 주목하여 살펴보도록 하겠다.
2 형태에서 화용으로, 관점의 전환
한국어 교육 현장은 다분히 어휘와 문법이 가지고 있는 의미 학습과 그 활용 연습에 집중되어 있다. 한 예로 ‘-어/아 주세요’를 떠올려 보자.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는 부탁하기 기능을 교수하기 위해 ‘-어/아 주세요’라는 명령문의 형태에 초점을 두고 가르쳐 왔다. 그런데 실제 한국어 모어 화자들은 부탁하기 기능을 실현하기 위해 ‘-어/아 주세요’만을 사용하지 않는다. 실내가 어두워 누군가에 불을 켜 달라고 부탁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자. 다음의 예와 같이 다양하게 표현될 것이다.
(5) 가. 불 좀 켜.
나. 어둡네요.
다. 불 좀 켜 줄래? 어둡지?
라. 벌써 밖이 어두워졌어요.
(5가)는 명령문, (5나)는 감탄문, (5다)는 의문문, (5라)는 서술문의 형태로 다양하게 실현되고 있다. 그리고 (5가), (5나), (5다), (5라) 순으로 부탁의 직접성 또는 그 강도가 약해짐이 느껴진다. 이것은 부탁을 받는 상대방과 화자와의 관계에서 형성되어 있는 사회적 지위, 친밀감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즉 화자는 그러한 요인들에 따라 대화 상대방에게 공손하고자 하는 정도를 결정하고, 그 공손성을 실현하고자 그에 적합한 언어적 형태를 선택한다. 구체적으로 공손성이 명령의 ‘-어/아’와 ‘네요’, ‘-어/아 줄래?’, 확인의 ‘-지?’, 진술 ‘어요/아요’와 같은 언어적 형태들로 실현된 것이다. 이는 화용 또한 언어적인 문법적 형태로부터 출발하며 그 형태와 화용이 불가분의 관계가 아님을 보여준다.
형태에서 비롯된 화용적 의미는 고정함축의 개념으로 설명될 수 있다. Grice (1975:50)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로부터 나타나는 함축을 대화함축과 변별되는 개념으로 고정함축이라고 소개하였다. 고정함축이란 어휘나 문장 구조가 지닌 고유한 속성으로 인해 함축이 고정적으로 발현되는 것이다. 가령, 한국어의 문법적 형태나 어휘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의미로 인해 특정 상황 맥락 내에서 공손성과 같은 화용적 기능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바로 고정함축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고정함축은 대화함축과는 달리 어휘 요소의 고유 속성이라는 특성을 갖는다. 협력원리나 하위 격률에 의존하지 않고 대화에서 발생할 필요도 없으며 해석을 위해서 특별한 맥락에 의존하지 않는다. 다만 특정 단어와 관련되어 그러한 단어가 사용될 때 추가적 의미를 전달하게 되는 것이다(송경숙, 2003:116). 어휘뿐만 아니라 아래 예문의 어미들에서도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즉, 단정적인 표현인 (6나)의 (ㄱ)보다는 비단정적이고 말끝을 흐리는 표현 (6나)의 (ㄴ)이 공손성을 나타내는 이유는 각각의 어미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의미가 단정적이고 비단정적이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러한 점이 고정함축의 화용적 의미 발현이라는 점과 일치한다.
(6) 가: 이것 좀 옮겨 줄래?
나: ㄱ. 지금 바빠서 안 돼. ㄴ. 지금 바빠서 안 되는데…….
이렇듯 기존에 문법의 범주에서 다루어졌던 언어적 장치들이 각자의 고유한 의미로 인해 공손성이라는 화용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데, 본장에서는 문법적 형태인 활용어미가 어떻게 공손성을 나타내게 되는지를 자세히 고찰하기 전에 공손성과 관련한 언어적 장치들을 언급하고 있는 초기의 연구들을 먼저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Lakoff(1973:298-304)는 격식성(formality), 주저함(hesitancy), 동등감이나 친밀도(equality or camaraderie)의 3가지 공손 규칙을 제시하면서 대화 참여자들이 그 규칙에 따라 여러 가지 표현을 사용하여 대화를 진행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격식성은 다른 사람의 일에 끼어들지 말고 간격을 유지하라는 것으로 격식을 갖추어 공손한 태도로 표현할 것을 요구한다. 이 규칙에 따르는 언어 표현들로는 피동 표현, 비인칭 표현, 존칭어, 전문 용어 등을 들 수 있다. 두 번째 규칙인 주저함은 화자가 주저하면서 확신이 없다는 듯이 전달하는 태도를 표현하는 것인데 이러한 언어적 장치로는 부가의문문, 완곡어법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규칙은 청?화자의 동등함이나 우정 등을 전제로 성립되는 것으로 대화를 격의 없이 만들고 친근감을 표시하는 기능과 관련된 규칙으로 볼 수 있다. 영어에서는 ‘I mean’, ‘you know’ 등의 표현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각각의 규칙을 실현하기 위한 언어적 장치들을 살펴보면 고유의 의미에서 출발하여 공손성 실현을 위한 화용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Brown & Levinson(1987)에 따르면 체면위협행위(face-threatening act)를 최소화하기 위한 최상위의 전략은 총 네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 전략은 가장 직접적인 것으로 가령, 이 전략은 만나거나 헤어질 때 인사를 하는 경우나 화재 등의 위급한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쓰이며 화자가 청자보다 우위에 있거나 동등할 경우, 청자의 체면을 위협하는 요소가 없는 경우에 사용된다. 두 번째 전략인 적극적 공손은 사람들에 의해서 존중받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적극적인 체면 유지와 관련된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청자에 대한 과장된 관심, 인정, 동정의 표현, 집단 구성원 간의 동질감을 높이는 어휘, 동의를 구하고 반의 표시를 피하기 위한 표현 등으로 드러난다. 세 번째 전략인 소극적 공손은 자기 영역에 대한 권리, 행동의 자유, 강제로부터의 자유 등 행동하는 데 있어서의 자유를 방해 받지 않기를 원하는 기본적 욕구와 관련된 것이다. 이를 표현하기 위한 언어적 장치로는 고정된 간접표현, 담화표지, 경어, 비인칭화, 명사화 등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전략은 비공식적으로 표현하는 공손과 관련된 것으로 직접적 언급을 피하고 암시적으로 표현함으로써 화자에게 일종의 책임회피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청자에게도 체면위협을 피하게 함으로써 청자 스스로 해석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는 효과를 수반한다. 이는 암시나 힌트를 주거나, 불명료하고 중의적인 표현 등의 언어적 수단에 의해 실현될 수 있다. 물론 체면위협의 정도가 너무나 클 경우 화자는 체면위협행위를 행하지 않게 된다.
공손성과 관련한 한국어 연구는 주로 높임법의 관점에서 다루어져 왔다. 그러나 실제 언어 사용은 높임법만으로는 만족스럽게 설명할 수 없었다. 예를 들어 화계에서 최고의 높임 등급에 있는 합쇼체가 사용되어도 실제로 공손하지 않은 표현이 되기도 한다. 조준학(1979)에서는 영어의 공손한 표현들은 서술의 힘이 약하기 때문에 부드러움과 공손함을 나타낸다고 하면서 한국어의 ‘-던데요’를 예로 들어 비교하였고, Sohn(1986)은 간접화행을 나타내는 표현의 가장 강력한 동기를 공손성에 두고, 간접표현을 위한 전략을 분류하였다. 한편, Sohn(1988)에서는 개별적인 장치들에 대한 구체적인 고찰 및 분류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공손을 나타내는 장치로 언어적 장치와 화용적?사회언어학적 규칙에 대하여 언급하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전혜영(1989)에서는 Leech(1983)의 공손원리(polite principle)를 이론적 토대로 접속어미에 대한 통사적, 화용적 고찰을 시도하고 있는데 접속어미의 화용적 기능으로서 공손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이해영(1996)은 상대와 자신의 체면을 보호하기 위한 부담줄이기의 전략들이 사용된다고 보고 부담줄이기를 위한 언어적 장치를 제시하고 있는데, 부담줄이기의 장치로 발현되는 근거를 고정함축의 개념으로 접근했다. 이에 대한 상세한 예시는 3, 4장에서 다루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