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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기호학/언어학 > 언어학/언어사
· ISBN : 9788968177682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19-08-05
책 소개
목차
■2판 서문
■1판 서문
1 소통과 언어
1. 소통과 커뮤니케이션
1.1 위대한 소통
1.2 소통의 정의
2. 의사소통의 모델
2.1 전달 모델
2.2 언어 연쇄
2.3 수렴 모델
2.4 구성주의 모델
3. 의사소통의 요소
3.1 송신자
3.2 수신자
3.3 메시지
3.4 채널
3.5 되먹임
3.6 잡음
3.7 세팅
■1장 참고문헌
2 대화의 원리
1. 소통의 두 얼굴
2. 대화와 협조
2.1 그라이스의 대화 원리
2.2 대화함축
2.3 격률 지못미
2.4 격률과 문화
2.5 언어적 협조와 사회적 협조
3. 적합성 이론
3.1 적합성과 소통
3.2 의사소통의 목표
3.3 의도
4. 레빈슨의 함축 이론
4.1 의미의 층위
4.2 추론의 원리
4.3 공적 소통에서의 추론
5. 하버마스의 언어 사용 이론
5.1 보편화용론
5.2 타당성 주장
5.3 사회적 행동
■2장 참고문헌
3 언어 행위와 소통
1. 행위로서의 말하기
1.1 언어 행위의 예
1.2 사회적 언어 행위
2. 언어 행위
2.1 언어 행위의 세 측면
2.2 발화수반력 표시 장치
2.3 언어 행위의 적정성
2.4 언어 행위의 유형
3. 사과 행위
3.1 사과의 정의
3.2 사과하기
3.3 사과 행위의 적정 조건
3.4 사과 행위의 실현 방법
3.5 문화적 측면
3.6 사과는 어려워
3.7 사과인 듯 사과 아닌 사과 같은 행위
4. 언어 행위 발화의 구조
4.1 주요부와 주변부
4.2 수식
5. 간접 언어 행위
5.1 언어 행위의 직접성
5.2 간접 언어 행위의 종류
■3장 참고문헌
4 언어적 공손 현상
1. 언어적 공손
1.1 우리를 둘러싼 공손과 예의
1.2 동양적 공손과 예의 개념
1.3 서양적 공손과 예의 개념
2. 공손의 규칙과 원리
2.1 레이코프의 공손 규칙
2.2 리치의 공손 원리
2.3 브라운과 레빈슨의 공손 이론
3. 스펜서-오티의 조화관계 이론
3.1 체면 다시 보기
3.2 조화관계의 요인
3.3 조화관계 지향
3.4 비동의 행위와 조화관계
■4장 참고문헌
■인명 찾아보기
■주제어 찾아보기
■표 목록
■그림 목록
저자소개
책속에서
1. 소통과 커뮤니케이션
우리는 지금 소통 communication에서 언어 사용의 문제를 탐구하고자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인간의 언어를 매개체로 한 의사소통에서 화자의 의도가 어떻게 메시지로 구현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청자에게 전달되며 다양한 요소들로 구성된 맥락에서 청자는 어떤 방식으로 그 메시지를 해석하는지, 그리고 그 결과 화자와 청자의 관계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에 대해 화용적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이 장에서는 ‘소통’ 및 이에 해당하는 영어 표현인 ‘communication’의 정의와 이론적 모형을 검토하고, 소통에 관여하는 여러 요소를 조사한다. 이런 논의를 바탕으로 2장에서는 의사소통의 유형을 여러 관점에서 나누고 유형별로 의사 전달과 관계 형성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살펴본다. 소통은 일종의 사회적 언어 행위인 만큼 사회적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화용론의 언어 행위 이론 speech act theory에 대해 3장에서 자세히 다루고, 4장에서는 소통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언어적 공손 linguistic politeness의 문제를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탐구한다.
1.1위대한 소통
‘소통’이 바야흐로 시대의 화두가 되었다. 이는 비단 한국에서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통신과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시대적 추세라고 할 수 있다. 누구보다도 소통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정치권의 예를 들면, 1980년에 지미 카터 Jimmy Carter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된 로널드 레이건 Ronald Reagan은 8년간의 재임 기간에 높은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였다. 그의 국민적 지지도가 높았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레이건이 “소통의 대가 Great Communicator”라는 별칭을 들을 정도로 국민들과 소통을 잘하는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레이건의 연설 담당관이었던 켄 카치기언 Ken Khachigian은 레이건이 소통에 성공한 데에 세 가지 비결을 들고 있는데, “잘 숙성한 메를로 포도주가 수정으로 만든 잔에 부드럽게 부어지는 듯한” 레이건의 목소리가 그 첫 번째 비결이고, 두 번째는 카메라 앞에서 당당한 그의 타고난 배우 기질이며, 세 번째는 청중들에게 중요한 그림들을 생생하게 떠올리게 하는 레이건의 마술적인 언어 구사력이라고 하면서, 그를 미국인들을 천진난만한 학생들처럼 자유자재로 다룬 “미국의 선생님 America’s Teacher”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는 재임 기간 중 수많은 기자회견과 연설을 통해 소통의 대가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1986년 1월 28일에 발생한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참사로 인해 7명이 목숨을 잃고 미국이 충격과 비통에 빠져 있었을 때였다. 그날 밤 텔레비전 카메라 앞에 등장한 레이건은 특유의 침착한 어조와 빛나는 수사로 다음과 같이 희생자를 기리고 국민을 위로하는 명연설을 함으로써 자칫하면 자신의 지도력에 문제가 될 수도 있었던 대참사의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었다.
The future doesn’t belong to the fainthearted; it belongs to the brave … We will never forget them, nor the last time we saw them, this morning, as they prepared for their journey and waved goodbye and ‘slipped the surly bonds of Earth’ to ‘touch the face of God.’
미래는 심약한 자들의 것이 아니라 용감한 자들의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겁니다. 또한, 오늘 아침 그들이 여행을 준비하고 작별 인사를 하며 ‘신의 얼굴을 만지러 이 땅의 험악한 굴레를 벗어던졌던’ 그들의 마지막 모습도 절대로 잊지 않을 겁니다.
물론 찰스 던 Charles Dunn(2009)과 같은 이는 “레이건의 아이러니”라는 표현을 써서 레이건이 정작 알맹이 substance는 별로 없고 외양 style만 내세우던 대통령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했지만, 레이건 자신은 고별 연설에서 자기가 특별했던 것은 외양이 아니라 내용 content이었고 자신은 “위대한 소통가가 아니며 위대한 것들을 소통하려고 노력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말이 겸손함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실질은 없고 껍데기만 있는 존재로 폄하하려는 시도에 대한 섭섭함에서 비롯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레이건의 스타일은 종래 미국의 보수적 공화당의 정치인들이 흔히 갖고 있던 ‘명령과 통제의 리더십 leadership of command and control’이 아니었고 고집불통의 자세를 버리고 언제나 대통령 자신이 직접 나서되 설득을 포기하지 않는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와 같은” 잔잔하고도 여백이 있는 “간접적 리더십 indirect leadership”을 보여주었다(Dunn p.6). 그 결과 일반 대중들은 대통령의 정책 내용은 접어둔 채 일단 그의 소통 스타일에 매혹되었고, 심지어 소속은 민주당이면서도 레이건을 지지하는 “Reagan Democrats”들을 포함한 소위 묻지마 지지자들이 속출하였다. 레이건이 과연 외양만 있고 알맹이는 없었는지를 밝히는 것은 역사학자를 포함한 해당 전문가들의 몫이다. 다만 소통을 다루는 이 글에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소통은 지 知적인 측면도 물론 중요하지만 정 情적인 측면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랜험 Lanham(2003)은 의사소통에서 수사 rhetoric와 문체 style가 메시지 내용 자체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고프만 Goffman(1959)은 의사소통은 “자기 자신을 보여주는 것 performance of self”으로서 메시지를 포장하는 표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