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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우스트-포우스트모던 미국소설론과 작품세계

포우스트-포우스트모던 미국소설론과 작품세계

(언어 상상력 자아탐구 공존의식)

고지문 (지은이)
  |  
전남대학교출판부
2018-08-29
  |  
17,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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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우스트-포우스트모던 미국소설론과 작품세계

책 정보

· 제목 : 포우스트-포우스트모던 미국소설론과 작품세계 (언어 상상력 자아탐구 공존의식)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어문학계열 > 영어영문학 > 영미문학
· ISBN : 9788968495236
· 쪽수 : 320쪽

책 소개

긍정적, 낙관적 의식을 전제로 창조한 소설주인공 그리고 그의 실존목적과 방법을 상상력에 의존하여 허구적으로 묘사하기보다는 오히려 사실적으로 기술한 수법은 1920년대와 1930년대에 출생한 포우스트모던 소설가들의 소설철학과 기법과는 아주 상이하다.

목차

머리말 / 5

1. 폴 오스터: 실존은 미완의 자아탐구 과정 / 15
2. 폴 오스터: 극한상황 극복 그리고 자아보존과 성숙 / 50
3. 팀 오우브라이언: 상상력은 극한상황 극복의 원동력 / 79
4. 팀 오우브라이언: 사심, 깨달음 그리고 행동 / 104
5. 챨즈 리쳐드 죤선: 자유를 찾은 이야기 / 129
6. 챨즈 리쳐드 죤선: 자유를 찾는 이야기 / 157
7. 매럴린 로빈선: 감내, 성숙 그리고 선택 / 185
8. 매럴린 로빈선: 자제, 용기 그리고 공존의식 / 217
9. 레슬리 마먼 실코우: 소외감과 전쟁후유증 극복 그리고 재생 / 247
10. 레슬리 마먼 실코우: 근원으로 회귀 강조 / 284

찾아보기 / 317

저자소개

고지문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전남대학교 영문학과 학사(1955-1962) 서울대학교 영문학과 석사(1962-1964) University of Hawaii 미국학과 석사(1971-1972) 제주대학교 영문학과 전임강사(1964-1969) 전남대학교 영문학과 교수(1969-2002) University of Wisconsin, Milwaukee ACLS-Fulbright 교환교수(1981-1982) University of South Carolina 방문교수(1990-1992)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방문교수(1996-1997) 2020년 현재: 전남대학교 영문학과 명예교수 저서: Major Themes in the Contemporary American Novel(서울: 진명문화사, 1984; 신아사, 1999) 최근미국여성소설론과 작품세계: 굴레에서 자유로(서울: 신아사, 1999) 최근미국소설론과 작품세계: 삶 예술 자아실현(서울: 동인, 1994; 신아사, 2000) 최근미국소설의 핵심주제: 사랑 자유 정의(서울: 신아사, 2001) 포우스트모던 미국소설론과 작품세계: 언어 상상력 자아창조(서울: 신아사, 2005) 최근미국소설 연구방법: 주체적 자아, 자유스런 삶, 그리고 열린사회의 창조를 바탕으로 [증보판](광주: 전남대학교출판부, 2011) 포우스트모던 미국소설론과 작품세계 2: 언어 상상력 자아창조(광주: 전남대학교출판부, 2013) 행복을 추구한 세대: 철학 업적 유산(광주: 전남대학교출판부, 2015) 포우스트-포우스트모던미국소설론과 작품세계: 언어 상상력 자아탐구 공존의식(광주: 전남대학교출판문화원,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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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1
폴 오스터: 실존은 미완의 자아탐구 과정



1940년대에 출생한 폴 오스터(Paul Auster, 1947- )는 미국의 가장 출중한 [포우스트모던] 소설가들 중 한 명일 뿐 아니라 새로운 소설 창작기법을 활용하는 중요한 작가들 중 선구자로 1990년대 초반까지 미국 밖에서 더욱 큰 평가와 절찬을 받았다. 그는 상상력에 크게 의존하는 포우스트모던이즘과 현실을 중요시하는 사실주의를 통합하는 소설을 창작한다. 그의 소설은 “포우스트모던이즘과 현실세계에 대한 매우 깊은 관심 그리고 사회참여 의지의 융합체이다. [포우스트모던 소설] 창작과 그 위력에 대해 공공연히 예찬하는 반면에 전통소설 창작의 위력을 철저히 부정하기에 그의 소설은 도시생활, 서구역사, 자본주의, 금융횡포, 그리고 작가의 역할과 관련된 문제들을 결코 도외시하지 않는다. 특히 [장편 처녀작] 뉴욕 3부작 (The New York Trilogy, 1987)과 그후 작품들은 사실주의와 포우스트모던 소설 사이에, 다시 말하면 현실문제의 규명과 . . . 자아의 본성 탐구 사이에 절묘한 균형을 유지”한다. 그는 이런 균형을 이루기 위해 고독 속에서 자신의 소망 실현에 대한 확신(self-invention)을 전제로 본래면목, 언어의 본질, 그리고 소설 창작의 위력을 탐구한다. 그가 그렇게 하는 것은 “고독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의] 연대의식 그리고 사회와의 복잡하고 무한정한 관계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동력”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처녀작을 출판할 당시에 그의 소설 창작철학이나 혹은 그 주제로서 고독 예찬은 동료작가들과 미국인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날 그의 작품들은 미국 내외에서 독자들의 절찬을 받을 뿐 아니라 학자들의 깊은 관심과 연구의 대상이다. 새로운 형태의 추리소설(postmodern detective story 혹은 meta-anti-detective story) 형식으로 창작한 뉴욕 3부작은 사건해결의 열쇠를 찾으려 하지 않으면서도 훌륭한 질문들을 제기하는 소설이다. 즉 이 장편처녀작은 자아와 실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본래면목과 언어의 본질 탐구를 극대화하기 위해 해답과 결말을 구하려하지 않는 대신 미완의 자아탐구 과정을 중요시한다. 이 논문에서는 “실존은 미완의 자아탐구 과정”이라는 논지에서 뉴욕 3부작을 분석하고 고찰하고자 한다.
먼저 이 분석과 고찰을 위해서 필수적인 오스터의 소설 창작철학을 논의한다. 그는 자신의 실존에서 “유일한 소망은 문예 창작”이라고 공언한다. 특히 그에게 소설 창작은 생존을 위한 최선책이다. 한때 경제적, 정신적으로 아주 절망적이었던 자신의 삶을 선친의 유산과 소설 창작 작업 덕택에 극복했다. 그는 “소설 창작은 내가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 . . 활동이다. [. . .] 소설 창작이 언제나 나의 즐거움은 아니지만 나는 소설을 집필하고 있지 않으면 공포를 느낀다. [. . .] 소설 창작은 내가 [받았던] 마음의 상처로부터 야기되는 고통을 완화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는 활동이다”고 소신을 피력한다. 소설 창작을 함으로써 자기 자신, 다른 사람 그리고 사회를 더욱 심오하게 이해하면서 자신을 변화시킨다. 또한 이 활동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과의 충돌과 대립 그리고 사회에 대한 반항과 부정심리를 스스로 명확하게 파악함으로써, 그들과 세계에 대해 강한 인내력, 넓은 아량 그리고 예지를 가지고 대처하는 다양한 성격을 지닌 인물이자 낙관론자로 자신을 성숙시킨다. 실례를 들면 그는 자신의 기분에 좌우되어 어떤 일로 웃다가 울기도 했고, 어떤 사람에게 분노를 표출하다가 연민의 정을 쏟았고, 무관심하고 냉정하게 대하다가 깊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소설을 창작하면서 이런 모든 감정과 반응들을 포용할 수 있게 되어 굳이 어느 한 쪽을 선호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이런 변신과 성숙 덕택에 “소설 창작의 결과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그 과정에만 다시 말하면 단어들을 종이에 나열하는 행위에만 전념”한다.
그리하여 오스터는 소설과 소설가의 삶을 구별할 수 없다는 자신의 독특한 예술론을 피력한다. 그는 “무엇보다도 예술은 그것을 창조하는 예술가의 삶과 구별될 수 없다”고 말한다. 덧붙여 “이 주장은 과도한 자서전적 전기가 예술이라는 개념을 무시하고 오히려 최고의 예술성을 구현하려는 의지의 솔직한 표현이 예술이라는 정의를 옹호”하는 것이라 말한다. 이어서 그는 “[. . .] 확신은 회의만 못하고, 형식은 과정에 속수무책이다”고 덧붙인다. 이 예술론에 근거하여, 그의 모든 소설의 주인공은 “말할 것도 없이 나 자신의 일부”이다고 실토한다. 나아가 그는 “모든 소설이 한 권으로 합본된다면 지금까지의 내 삶의 압축물, 다시 말하면 내가 누구인가를 다각적으로 드러내는 그림”일 것이라고 하면서 “앞으로 더욱 큰 그림이 그려지기를 희망한다”고 공언한다. 이처럼 그는 스스로 끊임없이 변신하고 성숙하고자 최선을 다한다. 이러한 자세가 바로 그가 살고 싶은 삶의 과정이다. 그는 이 과정에서 “과학자가 실험실에서 연구용 동물을 관찰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자신을 [철두철미하게] 탐구”한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의 실존문제를 규명하려고 자신을 활용한다. 그는 스스로 홀로 존재하지만 자기 실존은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과 관계 가운데서 창조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는 인간관계에는 절대적으로 친근감이 있어야 하는데, 소설이 이런 감정을 유발하여 극대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소설을 정의하면서, “소설은 두 이방인이 아주 친밀하고 다정한 관계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다. 독자와 작가가 함께 소설을 창작한다. 다른 예술은 이런 작업을 {상상할 수도} 수행할 수도 없다. 어떤 예술도 인간 실존의 본질문제를 포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요컨대 그는 자신을 알고 성숙함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삶을 놀라움과 생동감으로 용솟음치게 하려고 소설 창작에 몰두한다.
오스터는 자신의 어두운 삶을 극복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실존의 환희와 활력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하려고 소설을 창작한다고 술회한다. 그는 “나의 소설은 개인적인 극도의 좌절감, 그리고 세상에 대한 극심한 허무감과 절망감, 우리 자신의 무상함과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운명, 언어의 불완전성, 그리고 인간의 소외를 전제로 하여 창작되었다. 그러나 이런 전제로 소설을 창작하면서도 당신이 살아서 호흡하고 있다는 아름다움과 대단한 행복감, 더욱이 당신이 살아있음을 피부로 느끼는 환희를 표현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런 표현 욕구를 바탕 삼은 “이야기는 영혼의 기본양식이다”고 부언한다. 나아가 그는 다른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해의 첩경은 이야기를 읽는데 있다고 확신하면서, 계속 이야기를 창작함으로써 그 욕구를 충족시키고자한다. 그런데 그의 이야기 창작은 작은 방에 틀어박혀 종이에 단어들을 나열하는 작업이다. 이런 자발적인 자기 구속과 고독은 다른 사람들과 사회로부터 절연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오히려 해방되어 본래 자아를 탐구하면서 고수하려는 강한 의지의 실천이다. 한편 이 실천은 자기를 알고, 자기 앎을 바탕으로 자신의 비극적인 삶의 굴레와 불모를 극복하고 소설 창작에 전념하는 자유인으로 성숙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기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의식을 개혁하여 상호이해와 배려로 삶의 기쁨, 생동감 그리고 활력이 넘치는 소설주인공을 창조하려고 최선을 다한다. 요컨대 실존에 긍정적 역할을 하는 소설 창작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그가 소설을 창작할 때 최선을 다하여 구현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언어구사이다.
오스터는 언어구사를 통하여 실존하는 철학과 사건들을 정확하게 표현하려 하는 것이 아니고, 주관적 이해와 해석을 바탕으로 소설화하려고 단어들을 나열하고자 한다. 나열된 단어를 통해 하나의 사물이나 의미를 지시하려 하지 않고, 그 단어가 합의하는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의미와 상징들을 표출하려고 고심한다. 요컨대 단어가 사물을 지시하거나 개념을 표현한다는 전통적 언어관을 무시할 뿐 아니라 사회가 일반화하여 강요하는 단어의 추상적이고 객관적인 고정개념을 부정한다. 그는 언어는 “주관적이고 끝없이 미묘한 의미의 차이를 노출하며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으면서도 . . . ‘매개적이고 과도적’이다”는 언어관을 피력한다. 나아가 언어의 “의미는 객관적이 아니다. 의미는 개개인과의 무언의 계약에서 파생하여, 그들의 주관적인 해석의 공간에서 창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덧붙여 자신의 독창적인 언어철학을 정의하면서, “언어는 진리가 아니다. 언어는 우리가 사회에 존재하는 방식이다. 언어를 구사함은 정신이 대응하는 방식, 다시 말하면 영혼이 사회속의 미립자를 인식한 대로 표현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처럼 그는 언어와 의미의 본질로서 주관성, 다양성, 변화무쌍함, 애매모호성, 그리고 불완전성을 강조한다.
오스터는 이러한 본질을 바탕으로 소설을 창작한다. 소설 창작에서 객관적 진리의 표현이나 사회의 객관적 기술은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소설 창작은 오로지 “더욱 심리적이고 정신적이며 가장 순수한 본능의 진리를 전달하는 최고수단”이라고 갈파한다. 그는 이 가장 순수한 본능의 진리를 전달하는 최고수단이야말로 독자에게 깊은 감동과 깨달음을 촉발하여 자아를 탐구하고 실현하겠다는 의지,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실존위기와 절망을 극복하겠다는 신념과 용기, 그리고 나와 타인은 결국 하나임을 절감하고 그와 친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식의 원천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그가 중시하는 이런 수단은 유감스럽게도 동료작가들과 대중들로부터 공감도 환영도 받지 못했다. 중편소설, 유리도시(City of Glass)는 1982년부터 1984년까지 여러 출판사들로부터 17번이나 출판을 거절당하고 나서야 비로소 전위문학작품 발간에 관심이 많은 “해와 달 출판사(Sun and Moon Press)”에서 1985년에 출판되었다. 이 소설과 그 이듬해에 발표한 두 중편소설, 유령들(Ghosts)과 문이 잠긴 방(The Locked Room)을 합본하여 1987년에 장편처녀작, 뉴욕 3부작을 발간했다. 그는 세 소설의 주인공이 모두 우리(작가와 독자)는 누구인가를 탐구하는 과정에 공통점이 있음을 천명한다. 덧붙어 “이 세 이야기들은 결국은 같은 이야기이다. 그러나 각 이야기는 이야기의 주제에 대한 나의 인식의 다른 차원을 대변한다”고 말한다. 세 소설의 주인공은 현재의 일상적인 삶이나 혹은 상상을 넘어서서 의식을 뒤흔드는 상황에 직면하여 그것들에 대응하면서 자아를 새롭게 발견한다. 본론에서는 그들의 예기치 못한 현실상황과 그것에 대처하는 예측을 불허하는 도전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겠다.



오스터는 급서한 선친의 유산 덕으로 파멸 직전까지 치달았던 경제적 극한상황에서 벗어나게 되자, 두 번째 부인이 된 시리 허스트베트(Siri Hustvedt)와 사랑에 흠뻑 빠진 채 새로운 형태의 추리소설인 유리도시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이 소설 창작으로 이혼의 깊은 상처와 악몽을 치유하면서 그 자신이 획기적으로 성숙한다. 그는 이 소설을 연애편지 삼아 그녀에게 헌정하면서, 그 소설의 성격을 규정했다. 그는 말하길, “그것(소설)은 자기를 들어내지 않는 일종의 허구적인 자서전이다. 만약 그녀를 만나지 않았다면 나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를 상상해본 산물이다. 그러므로 나는 작품에서 실명으로 등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시에 오스터가 퀸(Quinn, 소설의 주인공)이다. 물론 다른 세계에서이지만.” 오스터는 덧붙여, 퀸은 “진리탐구자, 문제해답자 그리고 사건들을 해결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가 시도하는] 사건해결 과정에서 당신이 더욱 많은 비밀들을 밝혀낸다면 어떻게 될까? . . . 이런 [어이없는] 일이 소설에서 일어난다”고 말한다. 사실상 퀸은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계속 난관에 봉착한다. 그런데 이 같은 봉착이 그의 실존이고 이로 인해 결국 그는 자아성숙을 이룬다.
소설주인공 대녈(Daniel) 퀸은 “부인과 아들을 잃고 크게 상심하여 금욕적인 절연과 자기부정을 도모하는 작가”이다. 그의 실존과 성숙에 관한 이야기는 한밤중에 잘못 걸려온 전화로 시작된다. 과거시제로 쓰인 이 이야기는 퀸의 잘못된 삶, 미국인들의 잘못된 의식 그리고 언어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퀸은 실존에는 우연성, 불확실성, 연대의식 그리고 가능성 등이 부수되고 있다는 전제로 위와 같은 잘못과 싸우면서 자신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고 성숙하게 된다. 서른다섯 살의 퀸은 5년 전에 부인과 아들이 유명을 달리하자 문학적 창의력을 상실한다. 한때는 시와 희곡 창작이나 비평과 번역 등에 전념했으나 이제는 창조적 자아를 잃어버린 채, 해마다 윌리엄 윌선((William Wilson, 에드거 앨런 포우(Edgar Allan Poe)의 단편소설 제목의 인명))이라는 필명으로 추리소설을 5-6 개월 만에 창작하여 출판한다. 그는 자신이 쉽게 만들어내는 추리소설에서 사건을 해결하려 하지 않고 그저 이야기를 말 할뿐이다. 한편 소설 창작기반을 현실세계보다는 다른 이야기들과의 관계에 두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자신을 자기가 집필한 작품의 저자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책임을 느끼지 않을 뿐 아니라 마음속으로 작품을 변호하고 싶지도 않았다”고 고백한다. 아무튼 소설 출판 덕택에 나머지 반년 동안은 어떤 부담도 구애됨도 없이 윤택한 문화생활을 즐긴다. 고독한 생활이기는 하지만 뜻한 대로 소설 창작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과 돈독한 유대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삶의 유일한 즐거움과 의미를 혼자 정처 없이 걸으면서 자아를 망각하는 데에 두고 있다. 현실에서 자아를 망각함이 “그에게 어느 정도의 평온, 즉 이로운 내적 공허감을 유발”(4-5, 4)하는 것은 사실이다. 요컨대 고독이 그의 직업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생활에서의 역할은 무익하고 소극적이다. 이런 와중에 우연히 잘못 걸려온 전화로 말미암아 절연과 자기부정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되어 그들을 배려하고 인간과 사회를 새롭게 이해하는 지식인으로 변신하고 성숙하는 계기를 갖게 된다.
이처럼 홀로 외롭게 무기력한 삶을 살고 있는 퀸은 어느 날 한밤중에 사설탐정 폴 오스터를 찾는다는 전화를 받는다. 전화를 잘못 걸었다고 말했음에도 상대방은 굉장히 다급한 일이라며 다짜고짜로 대응한다. 그는 사실상 범죄도 탐정도 수사기관도 전혀 알지 못한다. 그저 독서를 통해 범죄세계를 상상적으로 이해하고 있을 뿐이다. 그에게는 “책의 세계가 가능성, 비밀 그리고 모순들로 소용돌이치면서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편 탐정도 작가처럼 사건해결을 위해 거기에 관련된 사람, 정황 그리고 물증들을 종합하기 때문에 “작가와 탐정은 대체자일 수 있다”(8)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후에 또다시 같은 전화를 받게 되었을 때 자신이 오스터라고 거짓말을 하자, 상대방은 오히려 안도한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상대방에게 요구사항이 무엇인지를 묻자, 자기가 살해당할 처지에 있으니 도와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는 상대방과 다음날 직접 만나 자세한 내용을 듣기로 약속한다.
퀸이 만난 피터 스틸먼(Peter Stillman)은 “아버지가 인류가 타락하기 전의 하나님의 언어를 발견하기 위해 시도한 편집광적인 실험의 피해자”이다. 그가 받은 피해는 “‘하나님의 언어’의 초월적인 명료성과 확실한 의도성을 회복함으로써 세계를 구원”할 수 있다는 아버지의 맹신에서 비롯되었다. 자신의 아들이 사람들의 일상 언어를 듣지도 말하지도 않게 되면 하나님의 언어를 습득할 거라고 오판했다. 이런 맹신과 오판 끝에 그 아들을 세 살부터 열두 살까지 9년 동안 어두운 방에 감금했다. 이렇게 아버지의 도구로 활용 당했던 그 아들은 결국 말이 어눌하고 행동이 더딜 뿐 아니라 판단력도 흐려졌다. 그는 퀸의 면전에서 혼잣말로, “나는 피터 스틸먼입니다. 내 자유의지로 이름을 말합니다. 그래요. 하지만 그건 내 진짜 이름이 아닙니다. 아니요. 물론 내 정신이 온전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습니다.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15)고 중얼거린다. 이런 상태에 빠져있는 그는 그동안 13년이나 정신병원에 구금되었던 아버지가 곧 석방될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살해당할 거라는 공포에 사로잡혀있다. 그래서 퀸에게 자기를 보호해달라고 간청한다. 잠시 후 퀸은 자기를 현관에서 맞아주었던 스틸먼의 부인 버쥐니어(Virginia)와 이 문제를 상의한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시아버지의 이름도 남편과 똑같이 피터 스틸먼인데, 그는 명문가 출신으로 하버드대학교(Harvard University)에서 신학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컬럼비어대학교(Columbia University)에서 종교학과 교수를 지냈다고 한다. 그는 아들을 대상으로 했던 언어연구가 실패했음을 인지하게 되었고, 결국 자신의 비행으로 회부된 재판에서 정신이상자로 판정받아 정신병원에 수감되었다. 그런 그가 내일 석방되어 뉴욕으로 돌아온다니 그녀와 남편은 공포와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퀸에게 그를 미행하고 감시하면서 매일 밤 10시 경에 그의 동태를 전화로 보고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착수금으로 폴 오스터 명의로 발행된 500달러 수표와 함께 시아버지의 오래된 사진을 퀸에게 건넨다. 이리하여 그녀는 일단 위기에서 벗어난 느낌을 갖는다. 요컨대, 퀸은 자신을 폴 오스터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사설탐정으로 변신시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복원함으로써 새로운 인간으로 탄생하여 그곳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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