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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일본 대중문화의 현장

21세기 일본 대중문화의 현장

김용의 (지은이)
  |  
전남대학교출판부
2020-02-25
  |  
17,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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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일본 대중문화의 현장

책 정보

· 제목 : 21세기 일본 대중문화의 현장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예술/대중문화의 이해 > 대중문화론
· ISBN : 9788968496998
· 쪽수 : 246쪽

책 소개

저자가 학술지에 발표한 일본 대중문화 관련 논문 중에서 9편을 선별하여 제1부 일본 대중문화 속의 전통, 제2부 일본 대중문화 속의 요괴, 제3부 일본의 공휴일 제도로 엮은 책이다.

목차

1부 일본 대중문화 속의 전통
이타미 주조伊丹十三 <장례식お葬式>의 ‘장례입문서’로서의 텍스트성 / 18
스모만화 <아, 하리마나다ああ播磨灘>의 전통사회 질서 파괴와 수호의 이중성 / 42
일본 스모相撲의 교지行司조직 운영 시스템 / 66

2부 일본 대중문화 속의 요괴
이노우에 히사시井上ひさし 『新釋遠野物語』의 『遠野物語』 수용 양상 -‘설화적 웃음’의 복원이라는 관점에서- / 90
일본의 요괴전승을 활용한 지역활성화 -효고 현 후쿠사키 정의 사례- / 122
야나기타 구니오柳田國男 『도노 모노가타리遠野物語』의 만화 콘텐츠로의 수용과 변주 / 140
오키나와의 요괴 기지무나의 다중적 신격 양상 / 163

3부 일본의 공휴일 제도
근대 일본의 공휴일 제도와 황실제사의 관련성 -<연중 제일축일의 휴가일을 정함>을 중심으로- / 192
일본 공휴일 제도의 역사적 성립과 사회문화적 특징 / 214

찾아보기 / 237

저자소개

김용의 (옮긴이)    정보 더보기
전남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 1961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전남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일본신화를 공부하였다. 일본의 오사카대학 대학원 석사 및 박사과정에서 일본문화학(민속학)을 전공하여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한일설화의 비교, 오키나와문화, 일제강점기 문화변용 등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역서로 『일본의 민담』(역서), 『도노 모노가타리』(역서), 『유로설전』(역서), 『종교민속학』(공역), 『혹부리영감과 내선일체』(저서), 『일본설화의 민속세계』(저서), 『동중국해문화권』(공역), 『일본의 스모』(저서), 『오키나와 구전설화』(역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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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1부 일본 대중문화 속의 전통

이타미 주조伊丹十三 <장례식お葬式>의 ‘장례입문서’로서의 텍스트성

1. 장례식의 사회문화적 맥락

1997년 12월 20일 일본 도쿄의 마후麻布에 위치한 맨션 아래서 한 남자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그의 이름은 이타미 주조伊丹十三이다. 이타미 주조는 영화감독 이타미 만사쿠伊丹万作의 아들로 호적상 본명은 이케우치 요시히로池?義弘이다. 그는 생전에 그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배우, 에세이스트, 영화감독, 일러스트레이터, 다큐멘터리 작가 등으로 매우 다채로운 삶을 살았다. 특히 그는 영화감독으로서 일본영화사에서 주목할 만한 영화를 남겼다.
그는 영화감독으로서 생전에 모두 10편의 영화를 제작하였다. 그의 영화는 일본사회에서 얼핏 일상적이면서도 가장 비일상적인 영역을 조명한 사회성이 짙은 영화가 많다. 대표적인 작품이 그의 첫 번째 작품인 <장례식お葬式>(1984)이다.
이 영화는 덴마크의 영화감독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Carl Theodor Dreyer를 비롯하여 오즈 야스지로小津安二郞에 이르기까지, 이전에 이미 제작된 영화의 기법이 반영되었다. 이타미 주조가 그의 아내이자 배우 미야모토 노부코宮本信子의 부친 사망에 즈음하여, 상주가 되어 장례식을 치른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하였다. 장례식 후에 이타미 주조가 불과 일주일 만에 시나리오를 썼다고 한다. 영화 제목에서 오는 꺼림칙함이 작용한 탓인지, 영화 제작 당시만 해도 제작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등, 일본영화계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렇지만 영화가 상영된 후에 일본아카데미상을 비롯하여 일본의 각종 영화상을 휩쓸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영화 <장례식>이 작품성을 인정받고 대중적으로 성공을 거둔 이유는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영화평론가 사토 다다오佐藤忠男의 평론을 참고한다면, 장례식이라는 엄숙한 의식을 희극적 수법으로 묘사하면서도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마지막에 인간적인 감동을 느끼게 만들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였다. <장례식>의 희극적 요소가 이 영화의 작품성 및 대중적 성공에 기여하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겠다. 그렇지만 필자가 보기에 이것만이 대중적으로 성공을 거둔 이유의 전부는 아닌 듯하다.
본고에서는 그 이유를 영화 <장례식>의 ‘장례입문서’로서의 텍스트적 성격이라는 관점에서 고찰하고자 한다. <장례식>이 공개된 이후 지금까지 영화 전문가 및 연구자 사이에 이 영화에 대한 많은 평론이 있었지만, 이 영화의 ‘장례입문서’로서의 텍스트성을 주목한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다카하시 마사코高橋正子가 단편적으로 언급했지만 본격적인 연구에는 이르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장례식에는 그 사회의 다양한 사회문화적 맥락이 존재한다. 물론 이타미 주조의 영화 <장례식>도 예외가 아니다. 이 영화에는 일본사회의 다양한 사회문화적 맥락이 반영되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전통사회의 공동체 의식儀式과 연결되는 사회문화적 맥락이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이타미 주조 본인이 장례식을 가리켜 “우리가 팽개쳐 왔던 공동체의 의식儀式”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하기도 하였다. 장례식이라는 공동체의 의식에는 고인을 포함한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할에 따라서 이를 충실하게 연출하고 소통하기 위한 일정한 절차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미 그 절차를 잊어버린 혹은 익숙하지 않은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장례식이란 낯설음이나 번잡스러움 그 자체이다.
영화 <장례식>은 현대 일본인들에게 낯설고 번잡스럽게만 인식되는 장례식이라는 공동체의 전통의식에 대한 기억을 일깨우고 친절하게 손을 잡아 이끌어 주는 ‘장례입문서’로서의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에 대해서 영화 <장례식>의 장례 절차를 중심으로 한 텍스트 분석을 통해서 검토하기로 한다.

2. 전통사회 공동체 의식儀式으로서의 장례식

장례식은 누구나가 살아가면서 일상적으로 보고 듣고 경험하는 생활의 일부분이다. 이 점에서 장례식은 얼핏 보기에 일상적인 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장례식의 주체가 되어 이를 진행하는 입장, 다시 말하자면 상주 혹은 유족의 입장이 되면 장례식이 비일상적인 특별한 시공간으로 다가온다. 장례식의 주체가 되는 순간, 생활 속의 일상적인 영역이 곧바로 비일상적인 영역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이 점에서 장례식은 본인이 어느 위치에서 장례식에 관여하느냐에 따라서 일상적이기도 하고 비일상적이기도 하다.
현대사회에서 장례식 절차는 상주 및 유족에게 있어서 낯선 일종의 이문화 공간이다. 또한 낯설지만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엄숙한 공동체의 전통의식이다. 장례식에는 전통사회 시대부터 굳게 지켜 왔던 일정한 관습이 존재한다. 일찍이 전통사회의 공동체 구성원들은 각자의 위치에 따라서 어떤 형식으로든 장례식에 관여하고 관습을 공유하였다. 그리고 그 관습을 다음 세대에 전승하였다. 그렇지만 전통사회를 유지해 왔던 기반이 무너지고 전통사회와는 다른 방식의 생활을 영위하게 된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장례식은 고인을 떠나보낸다는 슬픔을 느낄 겨를도 없이 번잡스러움 그 자체로 다가온다. 현대인에게 장례식이 번잡스러운 이유는 간단하다. 전통사회의 관습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 관습 속에는 장례 절차와 관련된 모든 것이 포함된다. 이 점에 대해서 이타미 주조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장례식이란 전체적인 진행이 매우 드라마틱하지요. 먼저 사람이 돌연 죽는 데서부터 시작하여 남겨진 사람들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장례식 진행이라는 커다란 목적을 향하여 내동댕이쳐집니다. 장례식은 실제로 체험해 보면 알게 되지만, 난문難問이 연속되지요. 우선 장례식을 어디서 치를까, 누구에게 알릴까, 어느 장의사에게 맡길까, 장례식 날짜는 어떻게 정할까, 그날 해야 할 정해진 일은 어떻게 할까, 병원에 모셔둔 유체는 어떻게 집으로 운반할까, 집으로 운반한 후에 어느 방에 어떻게 안치할까, 돈은 어느 정도 준비해야 좋을까, 무엇을 입을까, 상복이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 음식은 어느 정도 준비해야 좋을까, 조문객이 위로하는 말에 답하는 예법이나 인사법, 분향 방법 및 그 순서, 장의위원장은 누구에게 부탁할까, 접수나 조의금 관리는 누구에게 맡길까, 상주 및 친척 대표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인사를 할까, 승려는 어느 절에 부탁할까, 승려에 대한 사례는 얼마가 적당할까, 계명戒名은 어떻게 할까, 화장터에서의 예법, 쇼진오토시精進落し를 제대로 하는 방법 등, 어려운 문제들이 염주가 이어진 것처럼 유족들에게 들이닥칩니다.

이타미 주조는 앞의 인용문에서 장례식이라는 공동체의 의식 절차가 고인의 죽음을 맞이한 유족 및 친지들에게 얼마나 낯설고 번잡스러운 과정인가를 염주에 비유하여 설명하였다. 마치 한 줄에 꿰인 염주와도 같이, 고인의 임종에서 화장에 이르기까지 장례 절차가 이어진다. 그런데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절차에 익숙하지 못하다. 일반적으로 아무런 예고 없이 찾아오는 죽음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미리 준비할 겨를도 없다. 익숙하지 못하고 준비할 겨를이 없었던 만큼 당연히 실수가 따르고 허둥대기 마련이다. <장례식>의 관객들은 이 점에 특히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다.
영화 <장례식>의 희극적 요소는 장례식이라는 전통사회의 공동체 의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전통사회의 공동체 의식을 학습하고 연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다시 말하자면 관객들은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익숙하지 않은 공동체 의식을 연출하는 과정에서 저지르는 실수나 허둥대는 모습을 보면서 웃음을 터뜨린다. 이 경우, 관객들은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실수를 남의 일이 아닌 자신의 일처럼 인식하기도 한다. 영화 속의 유족들에게 장례식이 이미 이문화의 영역이었듯이, 관객들에게도 이문화의 영역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서 <장례식>의 몇 장면을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VTR : 조문 방법, 상가에 들어서서 유족과 대면하면 “이번에 너무 슬픈 일을 당하셔서 마음이 아프시겠습니다.”라고 위로 말씀을 전합니다. 위로 말씀은 어떻게 말해야 할 지 알고 있으면서도 좀처럼 유창하게 나오지 않는데, 결코 유창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와비스케 : 그건 그렇다.
VTR : 위로의 말씀을 전해들은 유족이 “자, 얼굴을 보시지요.”라고 말하면, “그럼, 얼굴을 한 번”이라고 말하면서 자세를 흩트리지 말고 그대로 조용히 일어서서 유족이 이끄는 데로…
와비스케 : 어이, 유족이 이끈다는데…
VTR : 제단 위에 놓인 관의 머리 쪽으로 다가갑니다. 그리고 관 뚜껑의 유리창으로 들여다보며 2, 3초 정도 고인의 얼굴을 쳐다보고…
…(중략)…
지즈코 : 있지요, 조문객의 인사는 상관없어요. 문제는 유족들이 어떻게 인사말을 답변하면 좋을 지가.
와비스케 : 음, 그렇겠군. 잠깐 기다려 봐.
VTR을 돌려서 ‘답변하는 방법’ 부분을 찾는다.
와비스케 : 응, 여기, 여기.
VTR : 조문객이 유족에게 “이번에 생각지도 않게 일을 당하셔서 마음이 아프시겠습니다.”라고 위로 말씀을 건넸을 때에는 “바쁘실 터인데 와 주셔서 송구스럽습니다. 고인도 무척 기뻐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라고 인사말을 합니다.
와비스케, 지즈코, 감탄하며 듣고 있다.(시퀀스 41)

이는 영화 속에서 고인의 사위 역할로 나오는 유족 이노우에 와비스케井上侘助와 그의 아내 지즈코千鶴子가 서재에서 「관혼상제입문」이라는 비디오테이프를 보면서 조문객에 대한 인사말을 연습하는 장면이다.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대표적인 장면 중의 하나이다. 특히 말주변이 뛰어나지 않은 이노우에 와비스케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장면만이 아니라 시퀀스 82 부분에도, 그가 서재에서 혼자 비디오테이프를 보며 밤늦도록 인사말을 연습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 우리가 우선 주목할 것은 ‘인사말’이라고 하는 장례 절차의 언어적 측면이다. 장례식에서 유족과 조문객이 주고받는 인사말은 복장, 표정 등과 함께 고인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슬픔의 의식을 공유하는 대표적인 언어적 기호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유족인가 조문객인가를 막론하고, 슬픔을 공유하기 위한 인사말을 상대방에게 제대로 건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주지하다시피 일본사회는 일상생활, 특히 관혼상제에서 이에 관한 격식 있는 인사말이 복잡하게 발달하였다. 일본사회에서는 대인관계에 있어서 자신의 위치에 따라서 격식을 갖추어 인사말을 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관혼상제 중에서도 특히 장례의 경우는 예고 없이 갑자기 치르게 된다. 따라서 준비할 시간도 충분하지 않고 자칫 실수를 범하게 된다. 이는 고인은 물론 유족들의 체면과도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다. <장례식> 속의 주인공 이노우에 와비스케 역시 이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비디오테이프의 인사말을 참고해서라도 미리 학습해 둘 필요가 있었다. 다른 유족의 경우를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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