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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연출/연기/제작
· ISBN : 9788968572449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24-10-10
책 소개
목차
감사의 말 / 서문 / 프롤로그 / 01 장면 세팅 : 두세(Duse)의 홍조 / 02 기초 세우기:행동의 사실성 / 03 꼬집기&아파하기 / 04 노크하기 / 05 레피티션 너머에 / 06 준비(Preparation):“내 머릿속 하렘(Harem)” / 07 즉흥연기(Improvisation) / 08 준비(2):“번개처럼 빠르게(Quick As Flame)” / 09 만약이라는 마법(The Magic As If):대체(Particularization) 10 “배역을 내 것으로 만든다는 것” / 11 배우와 연기에 대한 성찰 / 12 마지막 장면:“한낱 진심(The Truth) 너머에” / 각주
리뷰
책속에서
“두세(Duse)는 <마그다>라는 연극에 출연했지. 마지막 장에 이런 장면이 있네. 젊은 시절 그녀는 같은 마을 청년과 연인 관계였고 두 사람 사이에는 아이가 생겼어. 25년 뒤쯤일까? 그녀는 가족을 보러 고향에 왔다가 과거 연인이었던 그에게서 청혼을 받네. 마그다는 꽃다발을 받고,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었지. 갑자기 그녀는 자신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는 걸 깨닫네. 홍조가 어찌나 심한지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이고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어. 그야말로 현실감 넘치는 연기지! 버나드 쇼는 직업적인 호기심을 고백하면서 두세가 그 장면을 연기할 때마다 어떻게 얼굴에 홍조가 오르는지를 궁금해하기 시작했지. 매번은 아닐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 홍조는 내가 훌륭한 연기라고 정의한 바와 같이 주어진 상상 속 상황에서 진심을 다해 살아가는 능력의 완벽한 본보기였던 거야. 그 홍조는 진정 그녀에게서 피어오른 거지. 두세는 가히 천재적이야!”
- <장면세팅: 두세의 홍조> 중에서
그는 세라에게 말했다. “자네는 펜을 들고 있군.”
“네, 저는 펜을 들고 있어요.” “그래, 자네는 펜을 들고 있어.”
“네, 저는 펜을 들고 있어요.”
“맞았어! 이제 이것은 인간적인 발화가 되었네. 그렇지 않나? 먼저 기계적인 반복(mechanical repetition)이 이뤄졌고, 다음에는 상대방의 말을 자신의 관점에서 반복했어.”
마이즈너는 숱 많은 검은 머리 여학생에게 말했다. “자네는 머리를 말았군.”
“네, 저는 머리를 말았어요.” “그래, 그렇다고.”
“네, 저는 머리를 말았다고요.” “말했잖아, ‘그렇다’고.”
“네, 그래요.” “그래. 자네가 머리를 만 걸 알겠네.”
“그러니까요. 제가 머리를 만 걸 알고 계세요.”
“여기까지 하지. 이건 자신의 관점을 갖고 하는 레피티션 훈련이야. 이제 인간적인 대화가 되었지.” 그다음, 분홍색 글씨가 써 있는 상의를 입은 학생에게 마이즈너가 말했다. “자네는 나를 보고 있어.”
“저는 샌디를 보고 있어요.” “자네는 나를 보고 있다고.”
“저는 샌디를 보고 있어요.” “인정하는 건가?”
“인정해요.” “인정하는군.” “인정하죠.”
“마음에 들지 않는데.” “마음에 들지 않으시는군요.”
“상관없나?” “상관없어요.”
“상관없다고?” “상관없다고요!”
마이즈너는 학생을 향해 혀를 쭉 내밀어 보이며 대화를 끝냈다. 또다시 강의실은 웃음으로 번졌다.
-<기초 세우기: 행동의 사실성>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