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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 일반
· ISBN : 9788968801150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9-04-16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 008
1부. 4.16을 사유하다
세월호 참사, 우리는 언제까지 ‘지못미’를 반복할 것인가 | 김종구 … 018
100일의 기록
- 세월호 참사 앞에서 마주한 장면들 | 김수현 … 033
함께 폐허를 응시하기
- 세월호 참사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다 | 조영선 … 050
우리에게 소중한 것
- 세월호 참사 이후의 변화에 대한 단상 | 김경빈… 072
학교에 ‘나’의 안전은 없다 | 진냥 … 083
교육, 참사를 마주하다
- 세월호 참사와 중립성이라는 함정 | 김원석 … 093
세월호 참사 ‘이후’ 드러난 교육의 문제 | 공현 … 105
2부. 기록하다, 기억하다
보이는 만큼 함께 걷다 보면 또 길이 보이겠지
- 세월호 참사 이후, 마을 사람들과 함께한 연대 활동 | 모란 … 120
“부끄럽지 않을 수 있었으면, 미안하지 않을 수 있었으면” | 김한률 … 132
안산 가는 길
-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짧은 삶을 기록하며 | 임정은 … 151
세상이 달라지지 않으면 우리가 변할 것이다
- 416기억과행동청소년실천단 이야기 | 이혜진 … 170
다시 봄 마주하기
- 세월호 형제자매들과 함께한 여행 이야기 | 어쓰 … 187
세월호 참사, 그리고 움직이는 교사들 | 권혁이 … 197
3부. 세월호라는 기표
교육을 포위한 ‘안전 책임의 사유화’와 ‘발달장애인 공포증’ | 하금철 … 210
세월호 참사와 회복적 정의 | 김훈태 …236
나로부터 시작해 나에게로 향하는 나의 운동 | 홍은전 … 249
‘착한 바보들’은 어떻게 되었나
- 세월호 참사 5주기, 다시 청소년의 자리를 묻다 | 배경내 … 266
꿈의 불멸
- 우리의 가장 좋은 모습과 가장 좋은 목소리가 남을 것이다 | 정혜윤 … 281
4.16 이후 엄마-되기
- 영화 〈미쓰백〉을 경유해서 | 김종구 … 298
저자소개
책속에서
‘교육적 사건으로서 4.16’이라는 테제는 세월호 사건을 마주한 후 들었던 ‘미안하고, 안타까운’ 이 단순한 감정을 사유로 길어 올리는 과정 속에서 나올 것이다. 2014년 4월 16일 이후 즉각적으로 나온 수많은 교육적 대응은 거의 대부분이 허무맹랑했거나 실패했다. 그것은 기존의 교육적 모순이나 과제를 전부 ‘4.16 이후의 교육’의 과제라고 손쉽게 뭉뚱그리거나 안전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을 더욱더 통제하는 쪽으로 나아가 버리고 말았다. 혹은 세월호 사건으로 아이들이 감정에 동요를 일으키지는 않을까, 그래서 정치적인 행동으로 잘못(?) 나가서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감시, 규율 권력이 작동하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그 부분을 세세하고도 단호히 지적한다. 그들의 글에서는 그 이유까지는 설명하지 않았는데, 나는 그 이유를 ‘미안하고, 안타까운’ 저 근본적 감정과 사유의 대결을 벌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긴 애도라는 사유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우린 너무 빨리 그들을 장사 지낸 것이다. (……) 지난 20년은 교육이 얼마나 퇴행했는지를 보여 준 시간들이었다. 모두 움츠러들었고 각자도생의 길을 걸어왔다. 4.16은 그런 우리들을 오랜만에 흔들어 깨운 기표가 아니었을까. 4.16은 아직 기표인 채로 남아 있고 교육적 사건이 되지 못했다. 그걸 교육적 사건으로 만드는 건 온전히 우리의 몫일 것이다.
- 〈책을 펴내며〉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희생된 교사들을 포함해서 학교 측 역시 과오가 많이 있었을 것이다. 사고 당일 단원고 관계자들은 진도로 내려가 부모들 앞에서 사죄했다. 그런데, 죄송하다는 말 이외에 이들이 무슨 과오를 저질렀는지 밝혀진 게 없다. 아마 사과한 그들도 도덕적인 책임 외에 뭘 잘못했는지 모를 것이다. 잔인한 물음이 되겠지만, ‘가만히 있어’라는 명령 이후, 배가 완전히 침몰하기까지 교사들이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 물론, 교사들은 조난 전문가가 아니며 따라서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는 해도,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이, 즉 1차 위기 매뉴얼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면 2차 매뉴얼로 재빠르게 이행했어야 한다. 그들이 30~40분간 위기 상황에서 아이들을 진정시키는 것 외에, 그리고 끝내 그들과 함께 최후를 맞이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면, 그때 한국의 교육도 침몰한 것이다.
- 김종구, 〈세월호 참사, 우리는 언제까지 ‘지못미를 반복할 것인가〉
지필 평가 성적표에는 담임이 학부모에게 한마디 써야 하는 ‘학교에서 가정으로’라는 칸이 있다. 지금까진 으레 학부모들에게 건강하시라는 메시지와 함께 학교 행사 날짜를 적어 왔지만 이번엔 좀 달리 써 본다. “안산 분향소에서 본 단원고 아이들이 2학년 7반 아이들 같았습니다. 제 앞에서 건강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니 다행입니다. 지필 평가 성적으로 너무 나무라지 마시길.” 동료 교사들은 내용이 좀 그렇지 않느냐고 한다. ‘부담스럽다’는 관리자들처럼 교육청에서 복무 관련 공문이 자주 오니까 애도의 표현마저 나쁜 의미로 읽히거나 ‘정치적’으로 비치는 것 같다. 이런 내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학부모들은 ‘가정에서 학교로’ 칸에 ‘성적이 떨어져 속 터진다’거나 ‘이 성적으로 인서울 가능할까?’를 묻는다.
- 김수현, 〈100일의 기록〉